1.
조선군의 갑옷 고증은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제작비요? 전작 초대박 치셨잖아요.
전작 '명량' 의 고증에서 여러가지 비판받을 만한 점이 존재합니다. 먼저 위와 같이 볼 수 있는 찰갑입니다.
찰갑의 연결법이 고증되지 않았고 동시대 일체형 갑옷이 나타나는 조선에 비해 갑옷의 상하의, 그리고 낭심보호대 등이 별도로 달려있는 등 일체형이 아닌 부위별로 나뉘어져 있는 소위 '중국 갑옷'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일반적인 한국 사극에서 고질적인 병처럼 나타나는 일명 '챔피언 벨트' 등이 그대로 쓰였습니다.
<동래성 유적에서 발견된 조선군 찰갑 복원품>
<찰갑으로 무장한 조선군의 병기구 모음군>
출처 : https://blog.naver.com/dnjscjf1717/150109675016
또 '명량'의 장수들은 찰갑을 착용하지만(찰갑의 고증은 넘어가더라도) 투구의 드림은 두정 형태를 보이고 있는 이질적인 조합을 보여주는데 사실 찰갑에 반드시 투구의 드림까지 찰조각 연결이 되어있는 투구를 써야 한다는 법이 자료로 남은 것도 아니고, 전쟁사를 보면 적의 것을 노획하거나 여러 방식으로 변형한 모습들이 자주 등장하는 모습이 있으니 무작정 틀렸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장교급 지휘관 전체가 이 조합을 보여준다는 것은 '섬세함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복원한 류성룡의 갑옷과 투구>
일체형 갑옷의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찰갑 형태, 투구의 드림도 찰갑 형태이다.
<최고 지휘관인 이순신은 찰갑을 입고 있지만 병사들은 거의 두정갑을 입고 있다.>
임진왜란 때 찰갑 이외에도 두정갑을 사용했습니다. 사실 두정갑이 유지, 보수가 쉽고 방호력도 상당히 좋지만 제작은 그와 반비례하게 상당히 어려워 장교의 주갑옷으로 많이 사용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명량' 에 나왔던 장교급 지휘관들 중 한명이라도 두정갑을 착용한 모습을 찾아보는 게 어려웠습니다. 오히려 두정갑은 병사들이 더 많이 착용하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다만 병사까지 갑주를 착용하였다는 점에서 기존의 한국 사극과는 다르게 고증에 조금 더 신경쓰는 모습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거기에 조금 더 신경써서 '병사들의 갑옷은 찰갑 위주로 고증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더라도...
곧 크랭크인이 들어가니 소품도 이미 다 준비가 되어 있겠지만...
곧 제작될 '한산' 은 어쩔 수 없더라도, 차후 제작될 '노량' 에서는
갑옷 고증에 조금 더 신경을 쓰는 모습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대표예시로 지휘관들의 갑옷이라도 이렇게 제작해 준다면 좋겠습니다.
(클릭하시면 큰 사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수군 내에서는 이순신 장군만의 상징성을 드러내는]
재상-최고 사령관(원수) 급의 붉은 두정갑
[수군 내에서는] 이순신을 제외한 고위 지휘관들의 찰갑
이순신을 제외한 고위 지휘관들의 두정갑
중급 지휘관들(도호부사-현감)의 두정갑
하급 지휘관들(군관 이하)의 두정갑
-출처-
일러스트레이터 '이진성' 님의 블로그
페이스북 <대란>, <이순신세가> 소개 페이지
덤으로 일상 업무복도 구군복말고 철릭으로 고증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명량' 에서는 업무복의 형태가 구군복 쪽에 가까워서 뭔가 의아했었던...
(구군복의 등장은 17세기 중후반)
2.
나올 것만 같은 일본 최고의 명장 설정?
한산에서는 ㄴㄴ, 후속 노량에서는 ㅇㅇ
<대하사극 '불멸의 이순신' 에서 와키자카 야스하루를 연기한 김명수 배우님>
촬영할 영화가 이순신 장군의 한산도 대첩을 다루는 만큼 대항군의 총대장이었던 '와키자카 야스하루' 도 부각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위대한 면모를 띄우기 위해 어쩌면 '일본 최고의 명장' 이라는 설정도 뒤따라 나올 수 있겠지요. 그러나 부각을 하더라도 '일본 최고의 명장' 이라는 설정은 나와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역사에서의 와키자카 야스하루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오다 노부나가의 후계자로 인정받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 '시즈가타케의 칠본창' 의 일원이기도 한 만큼 당시 일본의 지배자였던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최측근이라는 인식을 갖기가 쉽지만, 실상 활약이 별로 없어서 또다른 칠본창의 일원이었던 '가토 기요마사' 와 '후쿠시마 마사노리'(두명 모두 임진왜란 당시 일본군의 2군, 5군 총대장을 담당) 에게 "우리가 왜 저런 놈과 동급 취급을 받아야 하나?" 란 말을 들을 정도로 취급이 좋지 않았으며, 임진왜란 당시 출전한 일본군의 다른 영주들에 비교하게 되면 그 입지는 더더욱 미묘했습니다.
이 설명만 보면 "뭐야? 별놈 아니잖아? 그럼 저 인간을 영화에서 부각시키는 이유가 뭐임?" 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부각시킬 이유는 임진왜란 당시 있었던 '용인전투' 에 있습니다. 한양을 수복하려는 하삼도(전라, 경상, 충청)의 5만 조선군이 1천 6백의 일본군에게 궤멸당한 전투인데, 이 1천 6백의 병력으로 5만 조선군을 패주시킨 게 바로 이 '와키자카 야스하루' 이기 때문이지요.
그때까지만 해도 일본군 전체를 통틀어서 임진왜란이 벌어진 이래 조선의 대군세를 소수의 병력으로 궤멸시킨 사례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일본군 중에서는 와키자카 야스하루의 용인전투를 최고의 군공으로 보아도 무방했습니다.
그럼 이것을 '일본 최고의 명장' 이라는 설정이 아닌 어떤 방식으로 연결짓느냐? 하면 이렇게 답을 내려도 되겠지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대형사고를 친 초특급 유망주' 라는 접근으로요.
와키자카 야스하루 또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확실한 신뢰를 얻고 다른 이들을 넘어 '칠본창 최고의 일원'으로 인정받겠다는 욕심이 컸다는 설정과, 당시 도요토미 히데요시도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타난 조선 수군에 의해 심각한 보급문제를 앓을까 걱정한 만큼, 때마침 등장한 이 초특급 유망주에게 크게 기대를 걸고 대규모의 병력을 지원했다는 서사로 시나리오를 풀어가는 게 역사적 사실에 더욱 가깝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만약 '와키자카 야스하루' 라는 캐릭터의 설정을 '일본 최고의 명장' 이 설정으로 하신 게 맞다면 역사적 사실에 가까운 방향으로 변경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아직 촬영 전이니 이 정도 설정은 바꾸실 수 있다고 봅니다. ㅎㅎ
제목에 나와있기에 "이순신 장군과 맞붙는 일본 최고의 명장이라는 설정은 후속작 '노량' 에서 쓰라고? 그 인물들이 누군데?" 이 질문을 하실 수도 있습니다. 이것 역시 역사적 사실에 가깝기에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것도 한 명도 아닌 두 명입니다.
전국시대 당시 규슈의 통일을 목전까지 두었고, 도요토미 히데요시도 함부로 하지 못한 거대 다이묘이자
임진왜란 막바지의 사천성 전투에서 7천의 병력으로 4만의 조명 연합군을 궤멸시킨 '귀신' 이라 불리우며
세키가하라 전투 막바지에 '시마즈의 탈출' 로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경악시킨
'시마즈 요시히로'
전국시대 당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수하로, 젊은 시절부터 뛰어난 군공을 세워 도요토미 히데요시로부터
"동쪽 제일의 무사로 혼다 타다카츠가 있다면, 서쪽 제일의 무사로는 자네가 있네." 라는 극찬을 들었던
서일본 제일의 무사, 서국무쌍(西國無双)
'타치바나 무네시게'
이 두 장수와 함께 이순신 장군이 격돌하는 전투가 '노량해전' 입니다. 최후의 전투인 만큼 이순신 장군의 여타 해전과는 다르게 백병전이 많이 벌어질 정도로 치열하게 싸운 것도 사실이고요. 더군다나 임진왜란 당시 제일 악명 높았던 고니시 유키나가도 이 노량해전에 등장합니다. 한마디로 7년 전쟁의 마지막 전투인 만큼 조선군과 일본군 양측 최고의 네임드가 다 나옵니다. 이러한 요인들을 후속작 '노량' 에서 살리면 더 좋을 거 같습니다.
부족하지만 긴 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그 중 영화업계와 관련된 분들도 있었기를 바래봅니다.
글 읽어주신 분들 모두 복 많이 받으십쇼.ㅎㅎ
첫댓글 자기돈 드는거아니니까ㅋㅋ
오히려 영화는 일본군 갑옷 배에 더 신경쓰는 거 같음. 엄청 화려하게 나오더라구요
역사상식이 출중하시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뗏목으로 판옥선 끌기
그건 진짜 너무 과한 설정이었죠. ㅋㅋㅋ
.
스토리라인부터 설득력있게 확실히 빼길.. 명량은 그말싫..
최다 관객이라는데 진짜 너무 재미가 없음 머 나만 그러면 내가 이상한가 싶은데 그것도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