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예전에 1급 땄고, 요즈음 한자검정시험 보려는 후배들이랑 2급대비 스터디모임을 하나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미 자격증 따서 제가 가르치는 입장이 되었고, 그래서 스터디 계획을 짰습니다. 필요한 정보가 많이 있는 건 아니고 그냥 공부하는 방법 같은 거니까 시험준비하시는 분들은 대강 훑어 보세요
<학습 자료>
1. 수험서를 구입한다. 2.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파일들을 출력한다.
2를 택하는 편이 돈은 덜 들겠지만 그래도 공부하는 사람 입장에서 책 한 권 없다는 것은 왠지모를 불안감을 선사하겠지요? 개인적으로 2의 방법을 사용해도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1의 경우처럼 "한자-한자어"가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한자 따로 한자어 따로 이런 식입니다. 또, 2는 부수가 없는게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아리송한 부수, 제부수 자 같은 것만 눈여겨보고 부수를 쉽게 찾을 수 있는 글자는 신경안쓰고 넘어갔습니다.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입장에서는 한자 하나 하나에 해당 음훈, 용례, 부수 모두 나와 있는 책이 나을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 올라온 자료는 노가다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 가지 주제로
정리한 것들이기 때문에 조각조각인 경향이 나타납니다. 요즈음 수험서가 많아서 둘러보면 싼 가격에 좋은 교재를 구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한번 살펴보고 적당한 책이 있다면 교재는 책으로 하고 보충할 것이 있으면 그때 그때 보조자료를 활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출제 경향>
최근 30회(괄호안은 31회) 2급 시험의 문제는
한자어 독음읽기 45문항(41)
한자의 훈음달기 20문항(27)
훈음주고 해당 한자쓰기(단어완성하기) : 12문항(0)
유의어쓰기(단어완성하기) : 8문항(0)
반의어쓰기(단어완성하기) : 9문항(0)
유의어고르기 : (5)
반의어쓰기 : (10문항)
고사성어쓰기(2글자 채워 완성하기) : 6문항(10)
동음이의어(주어진 뜻에 맞는 동음이의 단어) : 5문항(5)
한자의 부수 쓰기: 5문항(5)
한자의 약자 쓰기: 5문항(3)
장단음 고르기 : 3문항(5)
뜻음주고 한자어 쓰기(사실상 뜻주고 동음이의단어 쓰는 문제와 같음) : 5문항(0)
뜻주고 고사성어 쓰기 : 5문항(0)
지문의 밑줄친 한자는 한글로, 한글은 한자로 바꿔 쓰기 : 22문항(34)
<분석과 대비>
1. 쓰기문제가 읽기 문제보다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2급은 배정한자 2355자 중 1817자가 쓰기한자로 쓰기한자의 비중이 아주 높기 때문입니다. 즉, 많이 써봐야 합니다.
2. 문제유형의 비중은 매회마다 조금씩 달라지나 문제를 분류해보면 크게 읽기와 쓰기로 대별되고 읽기에는 한자어의 독음읽기, 훈음읽기의 두 가지가 있습니다. 나머지는 모두 쓰기인데 한자쓰기, 한자어쓰기, 동음이의어 쓰기, 유의어쓰기, 반의어쓰기, 부수쓰기, 약자쓰기, 고사성어쓰기가 거의 쓰는 문제입니다. 읽기문제가 70문항에 조금 미치지 못하고, 쓰기 문제가 나머지 전부입니다.
3. 장단음 문제는 2급에서는 최대 5문항입니다. 150문항 중 5문항은 그냥 버리는 문제로 생각하는게 좋습니다. 공부를 착실히 했다면 분명 단어를 읽을 수는 있습니다. 보기들을 정확한 발음으로 수차례 되풀이해 읽어보면 장음의 느낌이 오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렇게 찍으면 다섯 문제 중에 한 두 개는 건질 수 있습니다. 물론 장단음도 스터디 시간에 한 번 보고 넘어 갑니다. 많이 신경쓰지는 마세요.
4. 고사성어는 최대 10문항입니다. 간혹 전혀보지 모르는 성어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고사성어의 범위는 어문회에서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2급 한자로만 구성되는 고사성어는 모두 범위에 들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것들은 버리고 갑시다.
5. 쓰기 문제는 단연 단어를 쓰는 것이 많습니다. 유의어, 반의어, 동음이의어, 한글과 한자어 변환 모두 말은 다르지만 결국은 모두 두글자 단어입니다. 쓰기 배정한자는 3급용 한자이기 때문에 읽기와 쓰기 문제를 비교할 때 읽기 문제에 어려운 한자가 훨씬 많이 나옵니다. 그렇지만 평상시에 써버릇하지 않으면 이 쓰기 문제에서 비옵니다. 시험 합격의 길은 이 단어 쓰기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6. 읽기 70 문제에서는 틀리는 개수를 가능한한 5개 이내로 줄여야 합니다. 최대 10개를 넘기지 말아야 합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어려운 한자들이 배치되어 난감하지만 그래도 읽기에서 점수를 확보해야 쓰기에서의 실수를 만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요즈음 2급의 난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라서 읽기 부분을 만만하게 볼 수 없습니다. 난이도가 높아진다는 것은 평상시에 쓰지 않는 단어가 나온다는 말입니다.
"懇切"이라는 단어는 뒤에 "절"자를 알면 앞에 "간"은 형태와 발음상 때려 맞추기 쉽지만
"腐爛" (부란) 같이 "부"를 안다고 "란"이 나오지도 않고, "란"을 안다고 "부"를 유추해서 맞추기 어려운 생소한 단어가 나온다는 것입니다.(물론 이것도 형태로 분석하면 쉽지만)
<공부방법 및 스터디 진행>
가장 중요한 것은 배정한자 외우기.
2355자를 얼마나 시간을 들여 공부할지가 문제입니다. 계속 한자를 봐온게 아니기 때문에 공부를 해도 속도가 나질 않을 겁니다. 일단은 한자랑 친해집시다. 말했듯이 한 번 보고 다 기억하는 사람없습니다. 일단은 가볍게 한 번 처음부터 끝까지 봅시다. 지금 남은 시간이 17주 정도입니다. 중간고사다 기말고사다 레포트다 시간 빼고 12주 정도로 잡읍시다. 10주 까지는 전체 한자와 용례, 유의어, 반의어, 고사성어, 동음이의어를 두 번은 보고 거의 90% 이상은 소화해내야 합니다. 시험 전 2주 정도는 하루에 한 세트 정도 기출문제를 풀면서 모르는 틀린 문제를 점검해야합니다. 처음 한 번은 눈으로 최대한 빨리 봅시다. 아마 이틀이나 삼일 안에 대강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나서는 쓰면서 달달달 외는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앉아서 공부할 땐 쓰면서 외우고 이동할 때는 훈음도 없는 오직 한자만 프린트된 서너장짜리 페이퍼를 계속 봤습니다. 전체한자와 용례, 유의어, 반의어, 고사성어, 동음이의어 등을 완독한 것은 두 번 정도이지만 사실 눈으로 훑은 건 10회 이상인 겁니다. 그리고 자기가 아는 한자들은 계속 볼 필요가 없으므로 지우면서 보면 확실히 시간이 절약됩니다.
2355자 중에 1817자는 쓰기한자이고 나머지는 읽기 한자인데 그 중 350자는 성명, 지명용 한자입니다. 이름자, 지명자는 말 그대로 일상생활에서 그리 많이 쓰지 않고 이름이나 지명에 많이 쓰는 자입니다. 그래서 생소한 글자가 많습니다. 쓰기한자와 지명자를 빼고 순수 읽기 한자는 200자가 채 되지 않습니다. 읽기한자는 그냥 모두 쓰기 한자라고 생각하고 주구장창쓰면서 외우는게 낫습니다. 읽기나 쓰기 문제에 지명도 나오는데 따로 지명(지명자로만 지명을 만들지는 않겠죠? ^^)을 공부할 필요는 없습니다. 각 도이름과 대도시 이름 정도만 교양상 알고 갑시다.
스터디 시간에만 봐서는 절대 못하는 분량입니다. 각자 하루에 두 시간 정도는 꾸준히 들여야 할 겁니다. 이동시간 적극 활용 권장합니다. 그러면 스터디 시간에는 시험보기, 질문받기, 한자어 학습, 기출문제 점검 등을 할 수 있겠습니다.
시험보기 : 일주일에 330자 정도보면 7주동안 전체 한자를 한 번 봅니다. 하루에 50자 정도 분량입니다. 그런데 2355자 중에 아무리 몰라도 500자 정도는 아주 쉬운 다들 아는 글자일 거니까 너무 걱정은 마세요. 이게 끝나면 유의어, 반의어, 동음이의어, 고사성어 시험을 봅시다.
기출문제 점검 : 고사성어까지 끝낸 후에 시험장 분위기로 기출문제를 몇 회 풀어봅시다.
질문받기, 한자어 학습 : 매주보는 시험은 1시간 이내에 끝내고 나머지 30분 정도는 질문받고 한자어 학습합시다. 한자어는 신문사설의 단어들을 한자어로 바꾸어보는 연습입니다.
개인이 선호하는 공부방법은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꼼꼼하게 모든 걸 다 보면서 넘어가야 속이 시원해서 한 번 보는데 굉장히 오래 걸렸습니다. 2급 준비할 때 두 달 이상 걸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꼼꼼하게 한 번 보면 그 다음부터 술술 넘어갑니다. 시험 보기 전까지 네 달 정도 기간이 있었는데 두 번 정도 꼼꼼히 볼 수 있었습니다.(군대에 있던 때라서 매일 매일 공부하지는 못했습니다.) 처음볼 때는 두 달 이상, 두 번째 볼 때는 한 달 정도, 막판에 기출풀기.
빨리 여러 번 보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완독을 3회 이상합니다. 위의 방법과 비교해서 어떤 방법이 더 잘 외워지는지는 개인차가 있으니 말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공부법이 나름대로 있을테니 그 방법대로 하시기 바랍니다.
두 가지 방법이 있지만 공통적으로 유념해야 할 것은 사전을 끼고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평상시에 많이 쓰는 단어인데 어떤 한자가 쓰이는지 궁금하다면 반드시 찾아서 메모하고 외웁시다. 앞 문장에서도 문제를 뽑아보자면 "방법" "공통" "유념" "사전" "평상시" "단어" "한자" "문장" "문제" 모두 2급 시험범위에 포함되는 단어들입니다. 이런 노력들이 하나 하나 차곡차곡 쌓이면 금새 실력이 자랄겁니다. 교재를 살 경우, 한자에 용례가 나와 있는데 절대 그 용례 내에서 출제되는게 아닙니다. 그 한자가 쓰이는 이외의 수많은 단어들을 많이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사전은 필수입니다. 공부할 때 "이 글자가 들어가는 단어가 무엇이 있을까"를 항상 생각하고 의문나면 바로 찾아봐야 합니다. 2급까지는 고문보다는 국어생활에 비중을 더 많이 두고 있으므로 자전보다 국어사전을 활용할 기회가 더 많을 것입니다.
형태가 유사한 단어들을 정리하고 있는데 끝나는 대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쉬운 이해와 빠른 암기를 위해 형성자들을 모으려고 했으나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서 모양이 비슷하면 형성이든 아니든 관계없이 다 모아버리고 있습니다.
첫댓글 멋지시네요~잘보았습니다~~^^
어이쿠 감사합니다.. 1급기준으로도 좀 올려주십사 ..........ㅎ 별차이 없으려나 ;; 어쨌든 잘읽어보았습니다,.
어차피 1급도 공부방법은 마찬가지였습니다. 대신 시간이 두 배(대략 여덟 달) 들었죠. 보셨겠지만 1급에서 새로나온 한자들이 좀 빡세거든요. 한자어들도 일상생활에 안쓰는 고문 어휘들이 많이 나와서 자전이랑 국어사전이랑 애인하셔야 합니다. ^^
이번달 29일이 셤이니 미친듯이 해야겠습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