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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가족공원「승화원」에서 본 詩
**길을 나서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40여 성상을 공직생활을 하고 땅 한 평 갖지 못한 사람이 나 말고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하곤 했다. 그런데 지난 해 8월 고향(경기 시흥시 과림동)에 동생들의 도움을 받아 임야 50여 평을 구입했다.
선친을 인천가족공원 묘지에 모신지 어언 삼·사십 년이 되는 듯싶다. 따라서 생전에 가족묘를 조성하여 우선
선친의 혼백을 모시는 것이 내 버킷리스트(Bucket-list) 10대 항목 중 하나 다.
다행스럽게도 庚子年 올해는 4년마다 돌아오는 윤년(음력4월 겹침)이다. 지난 2월 1일 두리회 조찬 모임에 참석 후,
인천가족공원묘지관리소로 달려가 공휴일에 손 없는 날을 택하여 開葬 예약을 했다. 그날이 바로 어제(5월31일)다.
두 분 시신을 수습하여 인천 승화장에서 화장하여 그토록 그리던 고향 땅에 두 분 혼백을 모셨다. 이제는 설령
일수가 사나워 내가 잘못 되더라도 아무런 餘恨이 없을 것처럼 심신이 가볍다. 승화원 입구에서 우연히 눈에 비친
‘길을 나서며’ 라는 글이 웬 지 모르게 마음에 쓰여 지인들에게 소개하면서 『明心일기』 쓰기를 마무리한다.
--김창규
***길을 나서며***
-中山, 李重吉-
주인장
그동안 신세 많이 지고 갑니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이 나그네
젖먹이 유년시절부터 청년과 중년을 거쳐
백발이 되기까지 오랫동안
신세 많이 지고 갑니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보잘 것 없는 빈털터리
손님으로 왔다가 융숭한 대접을 받고
이제 빈손으로 돌아갑니다.
지난 세월 돌아보니 한순간 꿈이였군요
즐거움도 슬픔도 미움도 기쁨도 욕심과 나눔도
한순간 꿈이였군요 많은 시련 속에
우연곡절도 많았지만 나름대로 보람 있는
삶을 지내다 이제 빈손으로 돌아갑니다.
내 좀 더 머물지 않는다 서운치 마오
갈 길이 멀어 조금 일찍 나선 것뿐이요
다음 세상에 내가 머물 곳은
그 어딘지 궁금하지만
내 도착하는 대로 안부 전하리다.
잘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