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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노벨 문학상’의 영예는 한강 작가가 차지했다.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은 2000년 평화상을 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번째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한강 작가. 뉴시스 |
한국 예술계의 숙원을 푼 역사적 소식이 들려왔다. 한강(53) 작가가 올해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이다.
10일 스웨덴 노벨상 위원회는 한국의 한강 작가를 올해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은 2000년 평화상을 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번째다. 문학상은 최초의 수상이다. 또 지금까지 121명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 중 18번째 여성 수상자다. 한강 작가는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3억4000만원)와 메달, 증서를 받을 예정이다.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10일 스웨덴 스톡홀름(생리의학·물리·화학·문학·경제상)과 노르웨이 오슬로(평화상)에서 열린다.
그렇다면 한강 작가는 어떤 인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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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생으로 광주에서 태어나 9살 때 상경한 한강은 소설가 한승원의 딸이다. 서울 풍문고등학교, 연세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93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시 4편을 발표하고 이듬해인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대표 작품으로는 장편소설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 ‘채식주의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소년이 온다’, ‘흰’, ‘작별하지 않는다’를 비롯해 소설집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노랑무늬영원’이 있다. 시집으로도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등이 있다.
수상 커리어는 그야말로 엄청나다.
▲1999년 한국소설문학상(아기 부처) ▲2000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2005년 이상문학상(몽고반점) ▲2010년 동리문학상(바람이 분다, 가라) ▲2014년 만해문학상(소년이 온다) ▲2015년 황순원문학상(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채식주의자) ▲2017년 말라파르테 문학상(소년이 온다) ▲2018년 김유정문학상(작별) ▲2019년 산클레멘테 문학상(채식주의자) ▲2019년 인촌상 ▲2022년 용아문화대상 ▲2022년 김만중문학상, 2022년 대산문학상, 2023년 메디치 외국문학상, 2024년 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이상 작별하지 않는다) ▲2024년 삼성호암상 ▲2024년 포니정 혁신상 등으로 계속해서 상을 타왔다.
그리고 2024년 10월 10일 한국인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의 기쁜 소식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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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뒤엎었다"…한강 노벨문학상에 놀란 유럽 언론
2024. 10. 10. 22:56
https://v.daum.net/v/20241010225631998
프랑스 유력지들, 홈페이지 대문 기사로 소식 전해
英 가디언 "가부장제·폭력·슬픔·인간애 탐구"
한강의 노벨문학상 소식 홈페이지 대문에 배치한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 [피가로 홈페이지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파리·모스크바=연합뉴스) 송진원 최인영 특파원 = 작가 한강의 10일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유럽 언론들은 "예상을 뒤엎는 결과"라는 반응을 내놨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이날 오후 스웨덴 한림원의 수상자 발표가 나온 뒤 이 소식을 홈페이지 대문 기사로 전하며 "온라인 베팅 사이트의 예상을 뒤엎었다"고 전했다.
피가로는 호주 작가인 제럴드 머네인·알렉시스 라이트, 루마니아 미르체아 카르타레스쿠, 케냐 응구기 와 티옹오, 미국 토머스 핀천, 프랑스 미셸 우엘벡 등 유력 후보 명단에서 한강의 이름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일간 리베라시옹 역시 "올해 수상자 선정은 문화 엘리트들을 놀라게 할 것"이라던 스웨덴 한 일간지의 문학 담당자 예측을 전하며 "다른 이들이 중국 찬쉐, 일본 무라카미 하루키 등에 걸었지만 수상자는 한국의 한강이었다"고 소식을 전했다.
피가로는 한강이 10대 시절 스웨덴 아동문학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러시아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나 도스토옙스키의 작품 등을 탐독했으며 이런 초기 독서 경험이 그의 글쓰기에 영감을 줬다고 소개했다.
이어 맨부커상을 받은 '채식주의자'로 국제 문학계에 이름을 올렸으며 지난해엔 '작별하지 않는다'의 프랑스어판으로 메디치 외국 문학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당시 피가로 문화부는 이 작품에 주목하며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 책은 한 번 읽으면 잊을 수 없고 잊히지 않는 책이라는 점"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강 수상 소식 첫 화면에 전한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 [리베라시옹 홈페이지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르몽드는 "한강은 글쓰기와 더불어 미술과 음악에도 심혈을 기울여 왔으며 이는 그의 전체 문학 작품에 반영돼 있다"고 평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한강의 수상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며 "그는 소설, 에세이 등을 통해 가부장제, 폭력, 슬픔, 인간애 등의 주제를 다양하게 탐구해왔다"고 소개했다.
특히 '채식주의자'가 영국 최고 권위의 부커상을 수상한 점을 빼놓지 않으며 "이 번역은 비판받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독자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가디언은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가 '우리는 헤어지지 않아'(We do not part)라는 제목으로 내년 영어판으로도 출간된다고 소개했다.
러시아 문학 평론가 나탈리야 로미키나는 포브스 러시아에 "한강 산문의 특징은 매우 끔찍한 일을 은유적으로, 매우 시적으로 쓴다는 것"이라며 "노벨위원회가 한국 작가에게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여하면서 첫째로 여성에게, 둘째로 시인을 선택함으로써 새로운 문학 경향인 시인의 산문을 강조한 것이 흥미롭다"고 평했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러시아 출판사 아스트를 통해 러시아어로도 출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