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뿌리던 어제는 뜻하지 않게 문병을 두군데나 가게 되었습니다.
'Lynn 린'이 수술 받는 날이라서 그냥 문자로
'빨리 회복하라'고 했더니 '아직 수술을 안받았다'는 답이 오는 겁니다.
문자를 주고받다가 결국 병원으로 찾아갔네요.
'린'은 올해 60인 백인여인으로
한국으로 치면 시립병원 사무실에서 일하는데
오른쪽 다리의 정맥 어느 부분이 얇아져서 이번에 다리쪽 정맥을 갈아부친다네요...???
그렇게 안하면 비행기를 못탄다는군요. 정맥이 터질 수 있어서...으...
참...사람 몸 고장나는 것이 가지가지이지요?
기왕에 다리를 건넌 김에
인디언 여인인 베티와 함께 로나에게 병문안을 또 갔습니다.
로나...
몇년전 폐암 수술 받고
작년에 허리 수술 받고
금년에 뇌암 수술 받고
바로 엊그제는 다시 허리에 시멘트를 부어넣는 수술을 또 받다.
뇌암조직이 퍼지고 있어서 이번에는 수술 후에 아예
임종이 가까운 사람들이 머무는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곳에 도착하니 참...그러네요.
임종을 맞이할 사람들이니 모습들이 말이 아니었거든요.
그나마 어른용밀차를 밀면서 걷는 로나가 가장 괜찮은 사람.
언제 마지막을 맞이할지 모르는 로나입니다.
그러면서도 밝습니다.
원래 생김새가 아이처럼 밝아서일까요?
아무리 죽음 후의 삶을 믿어도
세상을 떠나는 일은 외로운 일일듯한데
미어지는 속을 그냥 꾹꾹 눌어두었을까?
그녀가 머무는 방도 데리고 가서 보여주고
그 시설 곳곳도 설명해줍니다.
그녀가 그곳 사무실에서 일을 했었기에 잘 아는 곳이더라구요.
그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우리에게 소개도 하고 말입니다.
벽난로 앞에 놓은 쇼파와 의자에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돌아왔군요.
삶이 돌아가는 굴레를 보는 듯했던 하루.
몸은 기계이지요?
오래 쓰고
많이 쓰면
고장이 나는 기계.
이곳 저곳이
삐걱거리고
고장나는 세월이 가깝다...
그나마 이 삶 너머에 대해 편안한 마음을 가질만큼 알고 있는 것이 다행입니다.
그마저 아니면 얼마나 어두운 나날들이 될 것인가!
같이 로나의 문병을 갔던 베티도
무릎뼈를 바꾸고
폐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은 사람입니다.
다른 곳에도 또 암조직이 발견되어서 여러의사가 권하는 방사선과 화학치료를 거부하고
지금 마리화나추출물을 복용하고 있군요.
그녀는 유방암에 걸렸던 딸을 5년동안 지켜보고 같이 살았던 사람이어서
그 방사선과 화학치료가 어떻게 딸을 시들게 만들고 결국 세상을 떠나게했는지 목격했기에
자신은 그 길을 가고 싶지 않다고 말합니다.
참...제 주변에 이렇게 아픈 사람들이 많네요.
15년전에 한 번 크게 아프고나서 아직까지는 괜찮은 제가
엄청나게 다행스러운 생각이 들만큼 말입니다.
분명히 길게 남아있지 않을 삶
조심조심 몸을 잘 관리하고 마음도 잘 다스리며
끝까지 많이 고되지 않게 살면 좋을 터인데...
한숨을 쉬었습니다.
노력하기를
노력해볼까요?
^^
첫댓글 노화가 오고 병들고 결국은 죽는 우리네... 요즘은 인생은 고통이다 라는 말이 참 와 닿습니다. 자연으로 부터 얻은 우리의 생태 시스템이니 어쩌겠어요. 다만 눈부신 과학과 의학의 발전으로 앞으로, 아마도 3-50년 후엔 우리 인간이 자연의 섭리에 도전을 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 해 봅니다. 그 때 즈음 암은 정복 될테고 관절 및 우리 몸의 모든 장기는 인공적으로 대체 될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사고로 급사 하지 않는 이상 우리의 생명은 아마도 200살 까지 가지 않을까요, 더 갈수도 있구요...
벌써 지금 20살인 세대의 기대수명이 120년이라데요.
120살...으으...
공상과학소설 속의 이야기가 현실이 되는 날이 오리라고 믿네요.
그러면 삶의 질이 더 커다란 주제가 될텐데
그것까지도 준비가 잘 되는 미래가 되면 좋겠습니다.
아무래도 지금 노년을 향하는 저같은 세대에게는 해당없는 현실이겠지요? ^^
몸이 허약한 저는 ..불행중 완전 다행 ^^ ~~
몸이 허약하시다구요? 에너지를 너무 많이 쓰셨을까요?ㅠㅠ
조심해서 살살 사셔야할지도 모르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