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샘통문 14-1]內亂을 바라보는 오일장 어르신 말씀
한 달여만에 고향집을 찾으니 툇마루에 놓여 있는 <전라도닷컴> 1월호. 기획특집 <앞으로 봄>이라는 제목이 의미심장하다. 발행인 황풍년의 권두칼럼은 숫제 눈물투성이면서도 글의 말미를 장식한 “그리하여 위대한 빛의 혁명은 승리를 향해 가고 있다”는 결론만큼은 명쾌했다. 과연 그러한가? 눈 밝은 분들은 금세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제 맘대로 ‘미치광이 王’이 된 자의 ‘지랄발광’ 이야기라는 것을. 전남지역 오일장을 순례하며 이름없는 할매들에게 ‘한 말씀’ 들으려 바쁘셨을 여기자(남신희 남인희 임정희) 세 분과 사진기자(박갑철)의 발품도 애잔했다. 內亂이란 게 무엇인지 한마디로 그 본질을 꿰뚫어버린 전라남도 할마씨와 할아씨들의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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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이준호(88.영암 독천장)
“국민들을 아조 옴막 밀어불라고 계획을 시운 사람 아니요. 우리나라서 질로 높은 자리에 가서 앙거 있음서. 안 그래도 지은 죄가 많애. 물가는 올려불고 나락금은 내려놓고. 쌀 만들라문, 고생이라니 말할 수가 없제. 지 혼차 잘 묵고 잘 살라고 못헐 짓을 다허고 있어. 그것이 독재여. 시방도 국민을 둘러묵을라고만(속여먹으려고) 여수고(엿보고) 있잖애. 우리같이 촌에서 땅만 파고 산 사람도 자식들한테는 '내 것 챙길라고 놈(남) 둘러묵으문 못 쓴다' 갈쳤어. 인자라도 내롸야(내려와야) 쓴디 안 내로고 저러고 바우고만(버티고만) 있으니 어찌 쓸란지”
8.장석근(54. 영암 독천장)
“정부는 엉망이지만 우리 국민이 너무 자랑스럽죠. 정치인들이 국민을 본받아야죠. 저는 노무현 대통령을 존경합니다. 비가 많이 와도 적게 와도 내 탓인 것같다고, 그 말에 가식이 없었잖아요. 그 누구는 ‘바이든 날리면’부터 얼마나 거짓말을 했습니까. 팥으로 메주를 쓸 수 있다는 말같은 것을 안해야 신뢰를 할 수 있죠. 대통령은”
9.서민환(75.영암 독천장)
“뉴스를 보문 나라가 어떻게 될라고 이런가 싶으요. 농촌은 아조 죽을 맛이여. 그런데다가 이런 내란사태가 일어나가지고 워낙에 대통령이 잘못을 했어. 국회의원도 체포하라고 하고. 전쟁을 일으킬라고 하문 쓰겄어요? 전쟁까지 일으킬라고 했다니 국민을 아예 생각을 안한 것이요. 자기 생각만 한 것이제. 그래놓고 전혀 반성을 안혀. 그런 사람을 싸고 도는 국민의 힘, 그런 당도 해체돼야제”
10.김영숙(70. 장흥 장평장)
“이번에 계엄령이 떨어졌당개, 그 순간 사지가 딱 풀려불어. 너무 충격을 받았어. 광주 오월이 생각나서. 그때를 겪은 사람들은 다 그랬을 거여. 내가 이런 시국이 또 올지는 생각도 못했어. 우리 손지가 고등학교 댕긴디 또 이런 상황을 보여준단 것이 어른으로서 너무 미안해. 우리 아부지가 시골서 농사일이 아무리 바빠도 선거 때는 목욕재계하고 나가셔. ‘잘못된 일 앞에 물러서지 마라’ 그라고 가르쳤어”
11. 이봉갑(71.장흥 장평장)
“나도 어르신들께 갚는다는 마음으로 고향에서 봉사하고 살라고 허죠. 사람들이 무슨 일을 못허는 사람을 보문 동네 이장감도 안된다는디, 이장 자리가 얼마나 어려운 자린데요. 그런데 대통령이란 사람이 그 중한 앉아서 나라와 국민을 위태롭게 만들고도 전혀 뉘우치지 않고 있으니, 그것이 젤로 잘못이죠.”
12. 장연례(79.장흥 장평장)
“나는 우리 자석들한테도 항시 말해. '놈도 생각험서 도움서 살어라. 모도(모두) 서로 덕분에 사는 것이다. 뭐이라도 항꾼에(함께) 붙들문 힘이 되는 것이다'고. 우리는 그라고 산디 요새 텔레비 틀문 욕부텀 나와. 국민들이 말하문 알아묵어야 헌디, 들을 귀가 없어. 나는 꼴착 마을에 산께 서울 데모하는 디는 못가도, 마음을 질바닥에 나서서 소리치는 그 사람들하고 똑같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