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29일 오전 6시57분. 먼동이 채 트지 않은 이른 아침. 서울시청 앞 작은 카페에 하나 둘 사람들이 들어섰다. 시계가 7시를 가리키자 한 남자가 일어섰다.
“여느 때처럼 행복상상부터 시작하겠습니다. 과거의 행복했던 순간이나 미래의 행복, 방긋 웃는 아기와 아름다운 경치…. 마음대로 행복한 상상을 해 보십시오”
이른 아침부터 모인 10여명은 다음 카페 ‘행복한 별빛’(cafe.daum.net/5201179)의 ‘06클럽’ 회원들.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온라인으로 근황을 올리고 월요일마다 오프라인 조찬모임을 갖는다. 커피와 베이글로 아침식사를 하며 서로 격려하는 자리다. 지난 성탄절 아침에는 남산에서 함께 일출을 보기도 했다.
이들이 ‘아침형 인간 100일 작전’에 돌입한 것은 지난 11월25일부터. 밤 12시 이전 잠자리에 들어 아침 6시에 일어나는 것이 목표다. ‘06클럽’ 외에 5시에 기상하는 ‘05클럽’, 7시에 일어나는 ‘07클럽’ 등도 있다. 대학생부터 증권회사 직원, 자영업자, 한의사까지 직업과 연령도 다양하다.
권성연씨(33)는 이들 중 기상 시간이 가장 빠르다. 오전 4시40분. “지금까지 ‘저녁 술, 아침 잠’의 야행성으로 살아왔다”는 권씨는 늘어난 아침 시간에 책을 읽는다. 권씨는 “포기하고 있던 것 중 많은 것이 가능해졌다”고 했다. 아침 6시에 일어나는 안정희씨(33)는 출근 전까지 아이와 놀며 시간을 보낸다. 내년 목표는 기상시간을 30분 앞당기는 것. 운동도 하고 출근도 좀더 일찍 하고 싶단다.
1분간의 짧은 명상에 이어 신년 계획을 의논하는 시간. “이제 일찍 일어나는 것은 어느 정도 몸에 익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 외국어 공부나 책 읽기 모임 같은 것을 해 보면 어떨까요?”
회원들은 수첩과 프랭클린 플래너 등 다이어리를 펴들고 기록하기 시작했다. 리더십 교육현장에서 만난 이들은 자기 계발 의지가 강한 사람들. ‘행복’과 ‘성취’라는 인생의 공통목표를 갖고 있다. 아침 모임 이외에도 프랭클린 플래너 쓰기, 책 읽고 토론하기, 강의 듣기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함께한다. 아침형 인간 되기는 이들 활동의 한 부분이다.
늘 익숙해있던 생활태도를 바꾸는 것이 쉽진 않았다. 술과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 탓에 주변 사람들은 “최면에 빠진 것 아니냐”며 삐딱한 눈으로 바라봤다. 회장 신홍근씨(42·한의사)는 술자리에 가더라도 1차가 끝나면 빠져나오는데, “미안한 마음에 돈을 더 낸다”고 했다. “평소에 같이 밥 먹고 선물도 하면서 다른 식으로 인간관계를 관리합니다. 다함께 ‘망가진다’고 사이가 돈독해지는 것은 아니잖습니까?”
모임의 패턴도 달라졌다. 만나서 술을 마시는 대신 함께 강의를 듣거나 공연을 본다.
“놀이문화가 바뀌고 있습니다. 직장 공동체에서 가정 공동체로 무게중심이 옮겨지는 시점이에요. 개인적 삶을 추구하고, 자기계발이나 내면의 성취를 중요하게 생각하죠.”(이형준·39·은행원)
이씨도 처음 11시에 잠자리에 들 땐 밤시간이 아까웠다고 한다. 하지만 깨어있어 봐야 무의미한 웹서핑을 할 뿐이었다.
그는 요즘 가벼운 수필집 등을 읽으며 잠을 청한다. 일찍 잠들면 자연스럽게 일찍 일어나게 되고, 집중도 잘 된다. 이씨는 아이디어를 개발하며 아침 시간을 보낸다.
5시30분에 기상하는 성기수씨(37·회사원)는 경제신문 읽기와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20분간 신문을 읽고 15분간 독서, 가족과 아침식사를 한 뒤 6시40분에 집을 나선다. 기상시간을 30분 앞당겨 5㎞ 정도 달리는 것이 신년 목표다. “시간관리는 작은 도구일 뿐이에요.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행복한 삶이죠.”
8시가 넘어서자 출근시간이 임박한 사람들이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카드놀이나 한번 할까요”라며 신홍근씨가 카드묶음을 꺼냈다. 손바닥만한 크기의 카드엔 ‘나눔’ ‘온화함’ ‘신뢰’ 등의 단어가 적혀 있었다. 각자 카드를 뽑고 간단한 스피치를 하는 시간. 성기수씨는 ‘신뢰’를 뽑았다. “지킬 수 있는 것을 약속하고, 작은 것부터 실천하면 신뢰가 생겨납니다.” 말이 끝나자 회원들은 박수를 보냈다. “혼자 하면 99% 실패해요. 하지만 같이 약속하고 지켜나가면 습관을 바꿀 수 있습니다.”
1시간30분의 짧은 모임은 ‘행복은 우리의 천부적 권리이고 의무이며 사명이다’라는 행복염원을 소리높여 읽는 것으로 끝났다. 한 회원은 말했다.
“아침형 인간이 되는 것이 아침부터 자신을 채찍질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아침 시간이 넉넉해지면 여유가 생깁니다. 생활에 쫓겨 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생활의 주도권을 잡자는 거죠.”
◇‘행복한 별빛’ 카페회원들의 아침깨우기 제안
◎느낀 그날부터 실천한다. 당장 시작하지 않고 내일 이후로 미루면 이미 절반은 실패다.
◎토요일·일요일·공휴일이라고 예외를 두지 말라. 한번 무너지면 도미노처럼 무너진다.
◎주변에 모델이 될 만한 사람을 정하라. 자극을 받아야 바뀐다.
◎잠자기 전 내일 아침에 무엇을 할 것인가 생각하라. 자기 최면을 걸어두면 아침에 눈이 번쩍 뜨인다.
◎저녁 식사로 고기는 피하라. 전날 과식·과음하면 다음 날 아침 몸이 무거워진다.
◎처음부터 거창한 아침 계획은 금물. 좋아하는 차 한 잔을 마시거나, 만화책을 보는 등 좋아하는 것부터 한다.
◎작심삼일밖에 못 가는 자신이 원망스럽더라도, 작심일주일이라는 생각으로 계획을 실천하라.
◎완벽하게 계획을 지키겠다는 생각은 버려라. 모자라면 보완하고 고쳐나가면 된다.
◎혼자 하면 99% 실패한다. 모임에 참여해 여러 사람과 함께 하라. 가족을 포섭해 함께 아침형 가족이 돼라.
첫댓글아침에일찍일어나기는 내가 방학중 세운최대의목표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켜지지않고있다.. 시계를 두개맞추고 아침에 깼다가 시계를 도로 끄고 일어나야지하며 이불을 제치고 몸을 움직여 자세를 바꾼뒤 도로잔다...... 이러는 나도 한심하지만 전혀 실현이안되고있음에 눈물이난다 ㅠㅡㅠ.............
첫댓글 아침에일찍일어나기는 내가 방학중 세운최대의목표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켜지지않고있다.. 시계를 두개맞추고 아침에 깼다가 시계를 도로 끄고 일어나야지하며 이불을 제치고 몸을 움직여 자세를 바꾼뒤 도로잔다...... 이러는 나도 한심하지만 전혀 실현이안되고있음에 눈물이난다 ㅠㅡㅠ.............
난 2번 성공...그 뒤로는 한번도 성공한 적이 없음...ㅋ 시계 두개와 핸드폰 알람까지 동원했지만 자꾸 실패하고 있음..일어날까 말까 잠시 고민하다가 그대로 눈을 감고 새로운 꿈을 꾸지요...
아침에 일찍일어나면 낮잠을 자야되서...
-_-; 뭐든지 절박하면 되더라고요.. 고 3시절은 매일 12시자고 6시 기상했는데...;; 요새는 어림도 없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