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판대에 놓인 참외 향이 가던 발길을 멈추게 한다. 파랑 바구니에 노란 참외가 호박꽃처럼 피어 있다. 한 바구니 사들고 버스에 오른다. 은은한 참외 향이 샤넬 향수를 뿌리고 나온 여자에게 다가간다. 잠시 그녀에게 참외 향이 달달하다. 식탁에 놓고 보니 무더기 속에 배꼽참외가 보인다. 배꼽참외가 더 달달할 것 같아 먼저 집어 들어 껍질을 벗긴다. 우리 어린 시절 배앓이를 할 때면 배앓이를 낫게 하는 약손이었던 엄마손에 참외를 쥐어 드렸다. 참외를 맛있게 먹다가 문득「배꼽」이라는 시인의 詩가 생각나서 낭독해 드렸다. 잠시 엄마와 함께 소소한 행복을 누려본다. 일 년에 한두 번은 고국을 방문하는 시인을 올해는 어느 계절에 만날 수 있을까? 그 계절이 지금이라면 잘 생긴 배꼽참외 한 바구니 사서「배꼽」詩 읽으며, 차곡차곡 쌓인 슬픔과 그리움의 향기 맛 볼 텐데...
첫댓글 이 시는 오래 전 세계일보에 박미산 시인님이 추천해 낸 시이다 단촐하지만 누구나 추억속에 배앓이를 하며 아팟던 경험이 배꼽참회를 연상하는 추억속의 참외이며 참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