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수의 열창에 눈물을 흘렸다. 환호가 아니고 눈물이다. 가능한가? 가능하더라도 예사로운 일은 아닐 것이다. 내가 그랬다.
지난 3월 5일 방송된 불후의 명곡 프로그램에서 서문탁이 부른 ‘대답없는 너’를 듣고, 보면서다. 그렇게 잘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었다.
노래를 잘해서만이 아니다. 한 인간이 자기 능력의 최대치를 발휘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그 가상한 노력, 열정을 보았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그렇게 해야 된다고 본다. 누구나 그렇게 살아야 된다고 본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사람들은, 나도 여건·환경을 탓하곤 한다. ‘이 나이에 무슨……. 나는 뭐가 없는데, 뭐가 부족한데, 그럴 바엔 차라리, 이것저것 때문에, 등 등.’ 우리를 아주 자주 약하게 만들고 좌절시키는 것들이다.
나답게 살기 위해서는, 후회없는 삶을 보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것들인데도. 지금은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잘 산다는 것’이 뭔지 안다는 것. 정말 중요하다. 쉽지는 않지만,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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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2.28(일)
어제에 이어 백두대간 16구간을 넘었다. 16구간은 비재(비조령)에서 속리산 천왕봉까지이다. 비재는 상주시 화남면 동관리와 평온리를 잇는 잿등인데 지금은 2차선 포장도로로 이어져 있다. 속리산 천왕봉은 경북 상주시와 충북 보은을 경계 짓는 고봉으로 백두대간에서 몇 안 되는 비경을 가진 고봉일 뿐만 아니라, 소위 낙동강, 한강, 금강을 가르는 발원원지로서 삼파수를 이루기도 한다.
이 구간에는 510봉, 못제, 갈령삼거리, 형제봉, 803봉, 피앗재, 639봉, 667봉, 703봉, 속리산 천왕봉 등의 높은 산과 잿등 그리고 수많은 무명봉 등이 있다. 이 구간에는 그렇게 험하지는 않지만 암릉이 많고 오르내림이 심한 고봉들이 있어 거리에 비하여 힘이 드는 구간이다. 심하게 위험한 지점은 없어 체력만 뒷받침 된다면 무난하게 마칠 수가 있을 것이다.
이 구간에서는 고봉이 많은 관계로 날씨만 좋다면 매우 뛰어난 주변 조망을 감상할 수가 있고, 종주 중에 백두대간 상의 유일한 습지라는 못제를 직접 확인할 수가 있다. 애로 사항이라면, 상주에는 찜질방이 없어서 연속 종주를 할 경우, 숙소가 마땅찮다. 김천까지 내려가서 찜질방을 이용하고 올라와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김천 찜질방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김천터미널에서 아침 06:35분에 출발하는 상주행 버스를 타고 상주까지 와서, 상주터미널에서 07:40분에 출발하는 화북행 버스를 타고 가다가 동관교차로에서 하차, 동관교차로에서 도보로 비재까지 이동하여 16구간 종주를 시작.
산행기를 적는 이 순간에도 벌써부터 다음 구간에 대한 고민을 떨칠 수가 없다. 문장대, 밤티재, 늘재를 통과해야 하는 다음 구간은 출입통제구간이기 때문이다. 형식적인 통제구간이 아니고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이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 서있는 그런 곳이다. 걸릴 경우 과태료가 어마어마하다고 하니…….
오고가는 교통편은 산행기록 맨 뒤에, 또 산행기록 중간 중간에 자세하게 부기하였음을 알려드리며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해 후기를 올린다.
160310 제16구간.hwp
* 본문은 붙임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