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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블랙홀 |
"양자역학을 설명하는 한 방식으로 이른바 불확정성 원리란 게 있는데, … 즉 설명하려고 하는 거리의 척도가 짧으면 짧을수록 설명하려고 하는 물체의 에너지에는 더욱 더 많은 불확실성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중력 이론에서는 이것이, 우리가 믿을 수 없을 만큼 짧은 거리에서 상황을 설명하려 할 때, 우리가 바라보는 물체의 에너지 폭이 자그마한 블랙홀을 형성할 만큼 커진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만약 우리가 아주 작은 거리 척도(이 척도를 플랑크 길이라고 말하는데, 그것은 10-33㎝입니다)에서 뭔가 관찰을 한다면, 우리는 진공에 대해서조차도 무수히 기복을 거듭하는 블랙홀들이 아주 짧은 시간에 오가는 무한한 바다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것은 물론 공간이 무엇이냐에 대한 우리의 개념을 근본적으로 바꾸게 만들고, 거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더 이상 알 수 없기 때문에 하나의 이변으로 나타납니다." (<슈퍼스트링> p.173∼174)
초끈 만큼 기이한 것이 또 있다면 그것은 단연코 블랙홀일 것이다. 블랙홀만큼 대중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대상도 그리 흔치 않으리라. 그 독특한 이름으로 인해 더욱 신비롭게 느껴지는 블랙홀은 우주의 여러 신비 중에서도 가장 우리의 관심을 끄는 주제 중의 하나이다. 블랙홀이라는 명칭은 1969년에 존 휠러에 의해서 처음으로 사용되었다. 그렇지만 블랙홀의 존재는 이미 그 이전부터 예측되고 거론되던 것이다. 오래 전(1783년)에 존 미첼은 <런던 왕립협회 물리학 회보>에 발표한 논문에서 충분한 질량과 밀도를 갖춘 별은 중력장이 강해서 빛조차도 그 별을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빛이 그 별을 빠져나오지 못한다면, 그 천체는 우리에게 검은 공동으로 보일 것이다. 이 검은 공동이 물론 오늘날의 블랙홀에 해당하는 것이다. 블랙홀은 아인슈타인의 중력 방정식을 통해 도출된다. 공간이 휘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한 것은 리만이었지만, 실제로 공간이 휘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증명한 사람은 아인슈타인이었다. 1915년 일반상대성 이론이 발표된 직후, 슈바르츠실트는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을 풀어 '중력 반지름'이라는 것을 발견하였다. 아더 에딩턴은 이 슈바르츠실트의 중력반지름 내부를 '마법의 원'이라고도 불렀는데, 중력반지름이란 오늘날 블랙홀의 '사건지평(event horizon)'이라고 알려진 것과 동일한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사건지평의 반지름은 중력반지름과 동일한 반지름을 갖는다. 한편, 나중에 맨해튼 프로젝트(2차 세계대전 당시 원폭제조계획)의 주역이 된 오펜하이머는, 1939년에 충분히 큰 질량을 가진 별이 일생을 마칠 때는 중력붕괴를 일으키면서 무한히 수축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수축하는 별의 반지름이 중력반지름보다 더 작아질 때 공간에 검은 구를 남기고 그 별의 모든 물질은 계속해서 이 검은 구의 중심에 있는 한 점으로 수축해 들어갈 것이라고 하였다. 중심에 있는 이 한 점을 '특이점(singularity)'이라고 부른다.
<그림 4.17> 블랙홀의 구조
그림에서 보듯이 블랙홀은 사건지평과 특이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건지평은 블랙홀의 경계에 해당하는 곳으로, 일단 그 안으로 들어가면 결코 빠져 나올 수 없다. 사건지평의 바깥으로 빠져나오려면 빛보다 빠른 속도가 필요하지만, 상대성 이론이 빛보다 빠른 속도를 금지하고 있으므로 그것은 불가능하다.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블랙홀은 아인슈타인의 중력 방정식을 통해 시공의 기하로 나타내어진다. 그런데 초공간 이론들에 따르면 물질 또는 입자 역시 고차원의 진동, 혹은 시공의 기하로 나타낼 수 있다고 앞에서 말했다. 나는 신비학에서 언급하는 입자(아누, 궁극원자)의 개념이 블랙홀과 상당히 유사함을 발견하고 이 둘을 연관지어서 생각해보기로 하였다. 그런데 이렇게 입자를 블랙홀과 같은 것으로 간주해서 생각해보려는 시도는 소수이기는 하지만, 몇몇 물리학자들도 갖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예를 들면, 웜홀(벌레구멍)이라는 표현을 맨 처음 쓰기도 했던 프린스턴 대학의 존 휠러는 양자 기하역학의 공간 속에서 나타났다 사라지는 미니 블랙홀을 가정하였다.
"그(존 휠러)는 기이하며 모든 것을 삼키는 우주의 블랙홀과 화이트홀에 착안하여, 이 웜홀의 통로, 즉 출입구를 미니 블랙홀과 미니 화이트홀이라고 표현한다. 소우주에 있는 이 거품 모양의 보잘 것 없는 것들은 직경이 단지 10-33㎝ 에 불과하다는 계산이 나왔는데, 이는 콤마 뒤에 0이 32개 있는 소수를 뜻한다." (<타임터널> p.80)
계속해서 <타임터널>에서는 이 미니 블랙홀과 미니 화이트홀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회전하는 미니 블랙홀과 미니 화이트홀은 굽은 빈 공간을 형성한다. 이들은 삼차원의 공간에서는 반지 모양으로 표현되며, 몇몇의 닫힌 2차원 표면들로 둘러싸여 있다. 이 표면들을 '사건지평', 즉 미니들의 주변지역으로 표현하는데, 이들은 한 방향으로 작용하는 멤브레인과 유사한 상태이다. 이들은 단지 표면 외부로부터 안쪽으로 접근하는 것만 허용한다. '반대-사건지평'을 지닌 화이트홀은 바로 이와 반대의 작용을 한다. 이들은 안쪽에서 바깥쪽으로만 접근하는 것을 허용한다. 따라서 미니 블랙홀은 안쪽으로 폭발하는 형상일 것이며, 미니 화이트홀은 바깥쪽으로 폭발하는 형상일 것이다." (<타임터널> p.80∼81)
이것은 어쩐지 회전하면서 하나는 힘을 방출하고 하나는 힘이 사라지는 포지티브 아누와 네가티브 아누를 연상하게 한다. 휠러는 또한 하전된 입자란 공간의 한 지점과 또 다른 지점을 다른 차원을 통해 연결하는 웜홀의 두 끝에 있는 반대 전하를 가진 입자쌍이라고 보았다.
<그림 4.18> 휠러의 벌레구멍
모든 입자와 힘을 기하 구조로만 설명하려는 휠러의 이 같은 시도는 '기하역학'이라고 불렸는데, 완전한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한편 스티븐 호킹은 1973년에 양자론을 블랙홀에 적용한 결과 블랙홀이 입자나 복사를 방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놀라운 결론이었는데, 빛을 비롯해서 그 어떤 것도 블랙홀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블랙홀이 복사를 방출하는 과정은 매우 큰 입자가 붕괴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만약 일반적인 블랙홀이 충분히 오랫동안 복사를 방출한다면 결국에는 많은 에너지를 잃어버리고 질량은 플랑크 규모까지 축소될 것이다. 이렇게 플랑크 규모로 축소된 블랙홀에는 양자효과가 지배적으로 작용하여 그 마지막 폭발 때는 블랙홀과 입자를 구별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호킹의 양자중력이론은 공간 도처에서 계속적으로 생성되고 소멸하는 아주 미세한 웜홀들이 있다고 예측한다. 그러나 이런 일이 일어나는 크기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작은 플랑크 규모이다." (<우주여행·시간여행> p.310)
완전한 구형의 비회전체인 블랙홀 모형을 슈바르츠실트 블랙홀이라 한다. 앞에서 살펴보았던 블랙홀의 구조는 슈바르츠실트 블랙홀을 나타낸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별은 회전을 하고 있어서, 이들이 붕괴하여 블랙홀이 될 경우 회전하는 블랙홀을 만들게 된다. 이런 유형의 블랙홀에 대한 해(解)를 발견한 사람은 뉴질랜드의 수학자 로이 케르로 1963년의 일이다. 케르 블랙홀에는 사건지평 둘레에 정지한계라고 불리는 표면이 있고, 사건지평과 정지한계 사이의 지역은 작용권이라고 한다. 또 케르 블랙홀에서는 특이점이 고리형태가 된다.
<그림 4.19> 케르 블랙홀
또 다른 유형의 블랙홀에는 회전하는 동시에 전하를 가진 블랙홀이 있는데, 이 경우에 대한 아인슈타인 방정식의 해를 뉴만이 발견하였으므로 이를 케르-뉴만 블랙홀이라고 한다.
<그림 4.20> 케르-뉴만 블랙홀
나는 플랑크 길이인 아누는 그 자체가 하나의 양자블랙홀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앞에서 전자기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는 아누의 특성에 대해서 살펴본 바 있다. 한편 아누는 매우 빠른 속도로 회전하고 있다. 따라서 만일 아누를 휠러가 말한 미니 블랙홀에 비유한다면, 그것은 질량뿐 아니라 전하와 회전을 함께 갖춘 케르-뉴만 블랙홀 유형에 해당할 것이다. 회전하고 있는 아누에 대한 묘사는 오컬트화학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아누는 세 가지의 고유한 운동, 즉 외부에서 아누에 가해지는 운동과는 별개로 나름의 운동을 한다. 첫째로, 그것은 팽이처럼 자신을 축으로 끊임없이 회전한다. 둘째로 아누는 마치 돌고 있는 팽이가 작은 원을 그리듯이 자신을 중심으로 하여 작은 원을 그린다. 셋째로 아누는 규칙적으로 맥동친다. 심장이 맥동치듯이 수축하고 팽창하는 것이다. 어떤 힘이 아누에 가해지면 아누는 위 아래로 춤추고 급속하게 좌우로 움직이며 아주 놀랍고 급속한 회전을 하지만, 세 가지 기본적인 운동은 끊이지 않고 계속된다." (<오컬트화학> 제3판, p.14)
참고로 위와 같은 아누에 대한 묘사가 처음으로 출판된 것은 1908년으로, 그 당시에는 입자의 스핀이나 세차운동 같은 것은 전혀 알려져 있지 않았다. 지오프리 핫선도 아누의 스핀과 맥동 현상을 관찰하였는데 다음과 같다.
"아, 곧추선 모습인데요, 내가 보고 있는 놈이 이제 그 측면을 보이고 서 있습니다. 아주 흥미롭군요. 그것을 한쪽 끝에서 보면, 아, 예, 더 큰쪽의 끝에서 보면요. 아, 더 뚜렷해지는군요. 네, 그것은 아누입니다. 아누 하나를 보고 있는데 마침 옆모습이군요. 스파릴래로 이루어졌고, ... 그리고 만일 큰쪽의 끝에 가서 내려다보면... 이놈은 시계방향으로 회전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굉장한 속도로 회전하고 있고, 모양은 계속 변하네요. 부풀었다가 움추러들었다가, 원심력 같은 것이 아누를 부풀게 했다가 다른 무엇이 다시 움추러들게 만들고, 그렇게 맥동치고 있습니다. 밝게 빛을 내고 있는데, 아주 휘황찬란한 빛입니다." (지오프리 핫선, 1959.10.27)
"아누는 확실이 빛을 내고 있으며, 스파릴래 별로 발광정도를 식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마 노란색, 아주 아주 희미한 노란색을 제외하고는 거의 색깔을 볼 수 없는데, 어쨌든 밝게 빛을 내고 있습니다. 마치 매우 빠르게 회전하면서 빛을 내고 있는 새장 같군요, 달걀 모양, 또는 하트 모양을 한 새장이요. 달걀 모양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평평하네요. 매우 빠르게 회전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에서 안을 내려다본다고 생각해보세요. 이놈은 시계방향으로, 흐려 보일 정도로 정말 빠르게 회전하고 있습니다." (지오프리 핫선, 1958.4.26)
기본 입자들을 케르-뉴만 블랙홀로 간주하는 사람들 중에는 시드하쓰와 함께 토니 스미스라는 인물이 있다. 이런 케르-뉴만 블랙홀은 보텍스 형태를 취한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그런데 이들이 말하는 컴프턴 반경 보텍스의 경계에서는 물리법칙이 급격하게 변화한다. 컴프턴 반경 보텍스의 외부에서는 고전적인 물리가 적용되지만, 컴프턴 반경 보텍스에 다가가면서 우리는 시간과 공간의 축이 복소평면이 되는 지역과 마주치게 된다. 다시 말해 시공은 컴프턴 반경 보텍스의 외부에서는 실수의 4차원 구조를 하고 있지만, 컴프턴 반경 보텍스의 내부에서는 복소 4차원의 구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보통 케르-뉴만 블랙홀에는 이중의 사건지평면과 작용권, 그리고 고리형태의 특이점이 있다. 그런데 이 케르-뉴만 블랙홀에 더 많은 회전을 가하면 외부 사건지평은 안으로 움직이고 내부 사건지평은 바깥쪽으로 움직여 결국 두 개의 사건지평이 하나로 합쳐져서 복소 4차원이 되며, 작용권은 블랙홀 외부의 실수 4차원 시공간과 내부의 허수 4차원 시공간 사이의 경계가 된다. 그 결과 고리 특이점은 외부로 노출되고, 봄의 양자 포텐셜의 수력학적 흐름, 또는 컴프턴 반경 보텍스 내부의 상대론적인 가상 유령입자의 영점요동의 흐름은 고리 특이점의 주위를 도는 보텍스 형태를 하게 된다는 것이 토니 스미스의 주장이다. 이것은 마치 아누에 대한 묘사를 하는 것처럼 들리지 않는가? 고리 특이점은 우리의 정상적인 시공간과 특이 시공간을 연결하는 지점이 되는데, 그렇다면 아누 역시 상위차원으로부터 힘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이 바로 이 고리 특이점을 통해서일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물론, 아누 그 자체가 극단적인 케르-뉴만 블랙홀이자 겉으로 드러난 고리 특이점이라는 것이 그 전제이다.
<그림 4.21> 시공간을 연결하는 고리 특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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