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23-8. 29 부천 송내 어울마당 아리솔갤러리 (T.010-4543-9130)
행복 담기
구원선 개인전
원색의 향연 속에 형태가 녹아 물아일체의 경지를 보여준다. 대상에 대한 관념을 유지하면서도 이에 연연하지 않고 화면과 형ㆍ색이 조화롭게 매치되고 있다. 또한 색의 생동감으로 화면의 활력을 유지하면서 형태를 통하여 화면을 짜임새 있게 고정시킨다.
글 : 이경모(미술평론가)
구원선 작가는 일상 속에서 느끼는 조그마한 행복은 떨어지는 꽃잎 하나를 마음의 그릇에 담는 사소한 일이라고 비유하며 행복담기 작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작가는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들을 그녀만의 독특하고 재미있는 작품세계로 보여주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주로 자신의 경험이나 기억, 또는 일상을 모티브로 한 그림을 그린다. 하지만 일상적 이미지는 이미 많은 작가들에 의해 다루어진 해묵은 소재인 만큼 그 표현의 폭이 넓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작업은 지극히 평범해서 다소 진부해 질 수 있는 소재들을 '어떻게 하면 새롭고 독창적인 언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으로 부터 시작 된다. 우리는 어떤 사물을 보거나 우연히 지나치듯 만나는 소품에서 때로는 감각적인 형식을 발견할 때가 있다. 작가는 이러한 오브제가 보는 사람의 시선을 유도하거나 주제를 부각시킬 수 있는 보조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번에 전시하는 행복담기 시리즈는 전복 껍데기를 잘라 화면에 붙여 반짝이는 효과를 나타내고자 하였으며,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모란의 이미지를 하늘에 떠가는 구름과 함께 화면에 가득 담고, 그릇 속에 살짝 띄운 나뭇잎 하나와 꽃잎 속에서 떨어진 별들이 복록수(福祿水 )를 소망하는 민화 이미지와 함께 모란 해당화 노랑꽃 보라 꽃들이 꽃비 내리는 배경 속에서 행복처럼 활짝 피어난다.
또한 한국의 전통 한지를 작가만의 독특한 기법으로 화면에 붙여 좀 더 부드러운 질감과 따뜻한 느낌을 나타내 보고자 하였으며 화사한 색과 형태 속에 담긴 행복한 작가의 마음이 행복 바이러스처럼 그림을 보는 사람 모두에게 퍼져 나가는듯하다.
또한 어디에선가 본 듯한 그림 속 풍경, 하지만 사실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그의 풍경은 현실을 재현하는 사실적인 묘사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재조명된 자연으로 다가온다. 구상과 비구상을 넘나드는 자유스러운 화법을 통해 일상을 시적(詩的)인 느낌으로, 평범함을 아름다움으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야 말로 그의 숨은 매력이 아닐까. “구원선 작가의 그림은 원색의 향연 속에 형태가 녹아 물아일체의 경지를 보여준다. 대상에 대한 관념을 유지하면서도 이에 연연하지 않고 화면과 형·색이 조화롭게 매치되고 있다. 또한 색의 생동감으로 화면의 활력을 유지하면서 형태를 통하여 화면을 짜임새 있게 고정시킨다. 단순히 어떤 대상을 재현하는데 그치지 않고 극적인 실험성을 유지하면서 추상과 구상의 접점 안에서 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중략) 중견 화가로 구원선 작가의 이러한 작품성과 실험정신은 회화의 다양한 가치를 새삼 떠올리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