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19 연중 제11주간 수요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1-6.16-18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 “너희는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의로운 일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그러지 않으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에게서 상을 받지 못한다.
2 그러므로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위선자들이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하듯이, 스스로 나팔을 불지 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3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
4 그렇게 하여 네 자선을 숨겨 두어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5 너희는 기도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려고 회당과 한길 모퉁이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한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6 너는 기도할 때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16 너희는 단식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침통한 표정을 짓지 마라. 그들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려고 얼굴을 찌푸린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17 너는 단식할 때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어라.
18 그리하여 네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지 말고,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보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지난 토요일 밤에 전북 군산시에서 6차선 도로의 파란불 횡단보도를 건너던 50대 남매가 배달 오토바이의 폭주로 인해 정말 어이없이 죽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51세 동생은 우리 수도회 신학생이었다가 희귀병으로 수도원을 나가 치료 중에 있는 환자였습니다. 56세 누님은 오랜 시간동안 아픈 동생을 극진히 돌봐주는 착한 주부였습니다. 너무 안타깝습니다.
세상이 소돔과 고모라처럼 악취를 풍기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불안과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원통 폐교 선교공동체에서 재가복지 활동을 하면서도, 그리고 지금 무료급식소 작은형제의집에서도 실감하고 있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와 <괴물>과 <기생충>이 오늘날 이 실상을 너무나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희망이 있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소돔과 고모라처럼 악취가 풍겨도 희망이 있습니다. 이세상에는 '소돔과 고모라를 위한 아브라함의 기도'(창세 18,1-19,29 참조)에 나오는 '의인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소돔과 고모라는 의인 10명이 없어 멸망하였습니다. 지금도 소돔과 고모라처럼 악취가 풍기지만, 지금은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의 완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수많은 '의인들' 의로운 그리스도인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말씀에서 예수님께서는 그리스도인들의 올바른 기도와 올바른 자선과 올바른 단식이 사람과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구약의 율법과 예언서를 완성하는 예수님의 사랑의 새 법은 사람과 세상을 바꿔놓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힘의 실체는 사랑입니다. 구약의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의 의로움을 능가하는 그리스도인들의 의로움은 사람과 세상을 바꿔놓는 힘이 있습니다. 불안과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들과 위험한 세상을 참된 행복과 기쁨, 평화와 자유가 넘치는 하느님의 나라로 바꿔놓는 힘이 있습니다. 완전한 사람, 완전한 세상으로 바꿔놓는 놀라운 힘이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있는 세상은 소돔과 고모라처럼 악취를 풍기고 있지만, 세상은 하느님 나라의 완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것은 자비로우신 하느님 체험으로 완전한 사람이 된 의인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회개하여 믿음으로 기도하고 봉사하는 자비로운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이웃 고마운 마음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올바른 기도와 올바른 자선과 올바른 단식으로 사람과 세상을 바꿔놓는 그리스도인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함께 기도하며 봉사하는 우리 밥집과 생태복지마을 식구들 친구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불의의 사고로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나 하느님께로 돌아간 우리 형제 아우스딩과 엘리사벳 누님을 위해 기도드립니다. 이제 슬픔도 눈물도 없는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생명과 안식을 누리길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