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은 피어나고
가물가물한 하늘에
목련 서너 송이 피어나고 있다.
천지현황(天地玄黃)이라 했는데
하늘은 가물가물 검고
땅은 누르다는 거다.
그렇다면 하늘은 얼마나 넓고 가물가물한 것이며
땅은, 그중에서도 피어난 목련은 얼마나 작고 앙증스러운가..
가없는 하늘은 암흑일 뿐이요
그중에 물체는 4 프로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우주의 주인은 암흑일 뿐
물체는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4프로의 객인데
그중에서도 서너 송이의 목련이라니...
얼마나 대견하며,
그걸 바라보는 이는 또 얼마나 대견하냐..
이 세상의 꽃이란 꽃들은 다 봉오리가 벙글고,
활짝 피었다가,
시들어, 떨어지기 마련이다.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니던가.
그래서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란 말이 생겼지만
권력도 그와 같아서
權不十年 이란 말도 생겼으니
사실 거드름 피울 것도 하나 없다.
용산공원 장교숙소에 목련이 피었다.(우영님 사진)
피었다기보다 봉오리가 맺히기 시작하고,
일부는 벙글어 꽃잎을 살짝 펼쳐 보이고 있다.
이것도 화무십일홍에서 벗어나지는 못하리라.
목련은 봉오리가 맺혔을 때엔 흔히 '신이화'라 한다.
이걸 따서 말려 차로 달여 마시면 호흡기에 좋다 해서
따서 말리는 사람들도 있다.
더러는 그렇게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목련이 활짝 필 때를 기다려
눈으로만 마시리라.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가가 만나고, 보고, 쥐어보는 것만으론
흡족해하지 않는 것 같다.
품어보고, 먹고, 마셔봐야 제 것으로 체득한 양 한다.
아프리카의 더반에서 복싱 왕좌를 딴 홍수환 선수도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 라면서 감격을 토하지 않았던가.
그건 아마도 지정학적인 위치로 강대국에 눌려
침탈당한 역사의 후유증이겠지만
이젠 어지간히 살 만도 해졌고
국위도 상승되었으니
조금씩 띄어놓고 즐기는 맛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용산 장교숙소의 목련도 자연스럽게 피어나다가
여러 사람들이 관상하는 가운데에
곱게 떨어져 내리리라.
인생도 그와 같은 것이어서
함께 어울려 즐기다가 소리 없이 사라지는 것이겠다.
첫댓글 졸작에 큰글을 주셨습니다!
바람처럼 왔다가더라도
흔적은 남겠지요!
고맙습니다!
사진작품이 글을 불러냈어요.
@석촌 선배 님 생에 흔적이 될
시와 글을 오랫동안 가까이 하고싶은
저의 바램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건강을 기원 드립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우영 고마워요.
그거야 함께 건강해야지요.
꽃이 핀들 내가 없으면 소용없고
내가 있은들 꽃이 피지않으면 소용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