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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어디에요?"
"어··? 여기에요!"
"여··기?"
차를 주차해놓은 쪽으로 걷던 은달이 걸음을 멈추고 지하가 검지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을 보았다.
뭐야·· 같은 아파트, 같은 동, 바로 옆 라인에 살았던거야? 엄청 가깝잖아! 또 심장이 콩닥거리기 시작
하는 지하였다.
"B동 502호가 제 집이에요! 바로 옆에 살았는데 왜 못 봤지?"
"이사온지 얼마 안됐으니까. 아, 참. 반지하씨."
"네?"
"스물 셋 맞죠?"
은달의 말에 또 지하의 가슴이 콩닥거렸다. 왜 그러지·· 나이는 왜 물을까? 마음속에서는 궁금증이
마구 치솟고 있었지만, 지하는 벌써 은달의 말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고개를 끄덕인
지하를 보고, 은달이 씨익 웃었다. 그리고 말없이 손을 흔들며 뒤를 돈 은달은 다시 걸어서 자신의
라인으로 들어갔다. 쳇·· 싱거운 녀석. ··그나저나, 이렇게 다리에 힘이 없어서는 5층까지 걸어서는
30분넘게 걸릴것 같단 말이야. 빨리 들어가서 쉬고 싶은데··.
* * * *
"계속 어떤 사람만 보면 심장이 터질거 같아."
-"여자야, 남자야?"
"여, 여자···."
'그런건 민정이한테 물어봐! 그래뵈도 심리학 전공했잖아! 몇 년째 휴학중이긴 하지만···.'
리은에게 전화해서 어떤 사람앞에만 서면 심장이 뛴다고 물어봤지만, 잘 모르겠다는 리은의 말에
풀이 죽어 전화를 끊으려는 찰나, 리은이 위와같이 말했다. 맞아··. 민정이가 심리학 전공이였어!
리은의 말에 바로 민정에게 전화를 한 지하는 자신의 증세를 말했다. 거짓말로 여자라고는 했지만,
은달의 얼굴을 떠올리자, 또 심장이 콩닥거렸다. 아, 정말 왜 이러는거냐고!
-"니가 그 여자한테 화났네보네. 화를 주체를 못해서 열받아서 심장이 쿵쿵거리는 거지."
"만약에·· 그 사람이 남자면?"
또 다시 지하의 심장이 점점 빠르게 움직였다. 두근두근거리는 느낌이 썩 나쁘지만은 않았지만,
왠지 생소한 느낌이였다. 떨리고 긴장되는 것도 같았다. 꼭 100M 달리기 하기 직전의 기분 좋은
떨림이였다.
-"물어볼게 뭐 있어! 당연히 좋아해서 그러는거지."
"뭐! 말도 안되! 이민정, 너 심리학 코로 들었지? 말도 안되는 소리하지마, 끊어!"
엄청난 속도로 민정에게 쏘아 댄 지하는 전화를 끊고 씩씩거리며 소파에 벌러덩 누웠다. 내가··· 그
싸가지 하은달을··· 조, 좋아·········.. 말도 안되. 이민정, 강의 제대로 안 들어서 그런거야. 민정이 말이
맞을리 없어. 마음속으로 민정이 틀린거라 단정지은 지하였지만, '당연히 좋아해서 그러는거지.'라고
말하는 민정의 말이 귓가를 빙빙 맴돌았다. 좋아해···? 누가? 내가? ······몇 번 만난적 없는 하·· 하···,
하은달을······? 자신에게 묻던 지하가 다시 전화기를 들어 민정에게 전화했다. 컬러링이 시작되자마자
전화를 받은 민정의 목소리는 재미있다는 듯한 목소리였다.
-"또 뭐가 궁금하셔, 반지하씨~?"
"원래 아는 사람이긴 했는데, 서로 아는 사이는 아니였고···. 음·· 아, 그러니까······."
-"무슨 말인지 알았어. 그냥 말해봐."
다 알아들었다는 듯이 말을 이어하라고 말하는 민정에게 다급하게 변명을 하는 지하였다. 눈치가
100단인 이민정이 과연 눈치를 못 챌까···? 눈치채면 안되는데······.
"내 얘긴 아니고! 내 친구 얘긴데··, 그냥 별로 관심없던 사람이랑 알게 된지 이틀됐데···"
-"이틀됐는데 좋아해?"
"응! ··이 아니라, 좋아한데. 내 친구 얘기라니까!!"
다혈질인 지하의 목소리가 커지자, 민정은 쿡쿡거리면서 지하에게 안들리게끔 조용히 웃었다. 웃음을
참느라 눈에 눈물까지 고인 민정은 지하의 솔직한 반응때문에 배가 아파 미칠 지경이였다. 사랑에 서툰
반지하···. 거짓말은 내게 안 통하지!
"그래, 말이 잘못 나온거지? 니 친구가 좋아한데?"
-"확실히는 모르겠구·· 좋아하는거 같다고 했어."
"만난 시간이랑 좋아하는거랑은 비례하지 않아."
-"만난지 한 시간 됐는데도 좋아할 수 있어?"
"당근이지!"
지하의 물음에 웃음을 꾹꾹참던 민정이 전화를 끊자마자 세트장이 떠나가도록 크게 웃어재꼈다.
원래 성격이 자주 변하는 민정이였지만, 방금까지만 해도 머리가 안 예쁘다며 화를 낸 사람이 갑자기
저렇게 재미있는 표정으로 웃자, 사람들은 어리둥절해했다. 머리를 다시 만지려던 코디를 잊었는지
자리에서 일어난 민정은 구석진 곳으로 갔다. 휴대폰의 폴더를 열고 단축번호를 꾸욱 누른 민정의
표정은 여전히 신나보였다.
-"응, 무슨 일이야?"
"리은아···, 반지하·· 좋아하는 사람 생겼나보다. 푸하하하!"
* * * *
"미안해요, 김기자님. 어젯밤에 제가 보낸 문자보셨죠?"
-"네! 지하씨가 말씀하신것처럼 했어요!"
"반응은 어떤가요?"
-"전화오고 난리가 났어요! 잡지가 불티나게 팔려나가요!"
"다행이네요."
한참동안 전화를 하다가 잡지가 유명해진것을 축하한다는 말로 전화를 끊은 지하가 컴퓨터를 켰다.
안티없는 연예인으로 유명했던 지하는 결혼 후에 잠적을 하고 소식이 끊키자, 안티도 꽤 생겼고,
악플도 많이 생겨났다. 상처를 많이 받았던 지하는 몇 달째, 인터넷을 하지 않았지만··· 오늘은 왠지
네티즌들의 반응이 궁금해졌다. 톡톡. 마우스의 왼쪽버튼을 두 번 누르자, 인터넷 창이 켜졌다.
"실시간 인기 검색어 1위··· 반지하. 2위··· 반지하 이혼. 3위··· 반지하 남편. 4위··· 반지하 팬카페··?"
다른 사이트에 들어가봐도 마찬가지였다. 지금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지하의 일을 알고 있는 듯 했다.
어떤 사이트 8위에는 김기자가 취재한 내용이 담긴 잡지의 이름이 자리잡고 있었다. 김기자··· 꽤 좋아
하겠는걸? 그 중, 하나의 기사를 클릭한 지하는 빠르게 글을 읽어내려갔다.
"남편 오모씨는 결혼전부터 김모씨와 만나왔으며 주말에 데이트를·········"
"··충격에 휩싸인 반지하씨는 집에서 나오지 못···, 하, 말도 안되. 어제 거리에서 날 본 사람이 몇인데."
지하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기사를 끝까지 읽어내렸다. 역시 우리나라 사람들은 부풀리기를 참
좋아한단 말이지. 이러다 내가 비운의 여주인공이 되겠어. 뭐·· 지금도 비운의 주인공이기는 하지만.
아래로 내리자, 사람들의 댓글이 달려있었다. 왠지 악플이 달려 있을것만 같은 생각에 눈을 꼬옥 감은
지하는 민정이 했던 말을 떠올려봤다.
'악플 신경쓰지마, 니가 어떤 좋은짓을 해도 걔네들 눈엔 나쁜짓으로 밖에 안보이니까.'
···그래. 보자. 뭐가 두려워? 마음대로 짓껄이라고 해! ··떨리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살며시 눈을 뜬
지하의 눈엔 사람들의 댓글이 보였다.
"세상에···· 저런 욕도 있었나?"
생전 처음들은 욕들을 마구 올리며 자신의 일처럼 흥분하고 있는 사람들의 글은 읽기가 두려울 정도로
상스러웠지만, 자신을 감싸주는 말에 지하는 너무 감격스러웠다. 컴백을 원하는 사람들의 말도 있었고
힘내라는 격려글도 많았다. 많은 댓글을 하나, 하나 읽어내려가며 웃던 도중, 누군가가 쓴 댓글 때문에
지하는 정말 크게 웃고야 말았다. 한참동안이나 웃던 지하가 눈에 고인 눈물을 닦아내고, 아픈 배를
부여잡으며 자신을 크게 웃게 만든 그 댓글을 말로 직접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반지하 원래 결혼 협박받은거래요··. 잠적도 남편때문에 한거래요···. 풋! 헛소문이 대단하네."
어쨌든···. 대한민국의 이목이 지하와 은석에게로 집중되었다. 이제 은석은 사회에서 매장 당할일만
남아 있었다. 오은석·· 어제 날 탈진하게 만든 복수를 지금부터 철저하게 해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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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서 죄송합니다.
주말이 되어 시간이 생기면 꼬릿말을 달도록 하겠습니다ㅠㅠ
드디어 10편입니다!ㅠㅠ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모두 복받으실거에요~
알라뷰, 사랑합니다♡
첫댓글 아너무재밋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 오은석벌좀받아야되!!!!!
너무 잼있어용~
재미있게 읽고있어요. 복 주실거죠?.............
많이 기다렸어용.
너무 재미있어요~
재밋네요 ㅎㅎㅎ
은달이 너무 기다렸어요.은달아~!~~~~~~~~~~~~~~~@@@@ 자주 보면 안될까요?ㅋㅋㅋㅋ건필하세요.
빨리 두사람의 사랑을 키워 갈수 있음 좋겠어요~~
지하.. 사랑엔 너무 서투른것 확실하네요. 그리고 은석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군요. 은석 나쁜 삐리입니다.ㅎㅎ 지하가 은달이랑 행복했음해용.
지하 귀여워욤...은석이 제대로 당하겠네염
은석아 buy ~
ㅋㅋㅋㅋㅋㅋ진짜 현실적이어서좋아요! 저런댓글 개짜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잼습니다! 담편도 기대!!
너무 재밌어요!!!ㅎㅎ 은성이는 벌받아도 싸요!!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아너무재미써!ㅋㅋㅋㅋㅋㅋ
지하넘귀엽다ㅋㅋㅋ
ㅋㅋㅋ 은달이랑 빨리 잘됫음 좋겠어요!! ㅋ 너무재밌어요~
유후~~
재밋어용.^)^ ;;
아악~ 올만에 들어왔어요 ^^
sjawoalTdjdy^^ rmsep tjdtlfduwowha...
넘재밌어요^^ 근데 샹실여재좀..
진짜재밋당ㅋㅋㅋ좋아한대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