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전의 약을 약국에서 구매할 때, 환자들이 약사로부터 흔히 듣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과연 대부분의 약이 식후에 복용해야 하는 것일까? 예상과 달리 대부분의 약들의 복용지침에는 식후에 복용하라는 문구가 없다. 소화기계에 자극성이 심하거나, 소화기계에 작용하는 약물, 음식물과 같이 투여 시 효과의 증대나 부작용의 감소가 기대되는 일부 약물들만이 그 복용시간이 식사와 연관되어 있다.
상당수의 약물은 언제나 인체 내에서 다른 약물이나 영양 성분들과 상호작용을 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공복 투여가 유리할 때가 많다. 일반적으로 유기농, 천연, 식품, 생약, 건강보조 라는 문구가 붙으면 안전하게 섭취해도 되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생각보다 많은 생약들과 일상적인 식품들이 약물들과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흔한 식품-약물 상호 기전은 약물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의 활성도를 음식이나 약물이 변화시키는 것이다. 특정 항우울제 약물(모클로베미드 성분 등)을 복용하는 사람이 맥주, 와인, 청어, 치즈, 소나 닭의 간, 아보카도에 많이 함유된 티라민(Tyramine)이라는 성분을 식품으로 많이 복용하면 심각한 고혈압이나 뇌출혈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약물의 흡수와 관련하여 상호작용이 있는 경우도 있다. 치즈, 아이스크림, 우유 등의 유제품에 있는 칼슘은 테트라싸이클린, 시프로풀록사신과 같은 일부 항생제와 결합하여 체내로의 흡수를 방해하여 그 효과를 떨어뜨리며, 펙틴(Pectin)과 같은 수용성 식이섬유들은 소염진통제들의 흡수를 방해한다.
음식물의 성분이 약물의 작용을 직접 차단하는 경우도 있는데, 심혈관질환이나 뇌혈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복용하는 항응고제인 와파린의 경우 비타민 K에 의해 약효가 떨어진다. 반대로 비타민E나 양파, 마늘은 와파린과 비슷한 효과를 내기 때문에 항응고 작용이 과도하게 되어 뇌출혈이나 위장관 출혈을 유발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와파린이나 일부 고지혈증 치료제는 식품-약물 상호작용을 줄이기 위해 밤에 복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식품-약물 상호작용의 예
자몽주스 - 부정맥, 고혈압, 우울증, 간질, 고지혈증 치료제, 면역억제제
술 - 거의 모든 약물과 상호작용
인삼 - 항응고제(와파린), 아스피린, 고혈압 유발, 저혈당 유발, 디곡신
마늘 - 항응고제(와파린)
숙성된 치즈 - 항우울제(MAO 인히비터, 모클로베미드 : 부작용의 위험성으로 인해 흔히 쓰이지는 않고 있음)
우유 - 특정 변비 치료제, 특정 항생제
녹색잎 채소 - 항응고제(와파린)
카페인 음료 - 천식약(기관지 확장제), 특정 항생제
도움말 = 이기혁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첫댓글 아름다운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