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출연을 좋아하지 않는 제가 무리하게 서기호TV에 출연해 표창장 관련 포렌식 결과를 장시간 설명한 이유에 대해 잠깐 설명드리려고 합니다.
사실은, 이전에도 여러차례 방송 출연 요청을 받은 바 있습니다. 모 뉴스채널에서도 요청을 받았었고, 여러분이 익히 잘 아실 유튜브 채널로부터도 여러차례 제안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해 전에 팟캐스트에 참여해본 경험으로, 제가 말이 매우 빠르고 발음이 부정확해 방송용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고(이번 방송에서도 좀 그렇더군요), 게다가 저라는 개인이 띄워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제가 페북에서 실명과 함께 제 정보를 비교적 상세하게 밝히고 글을 쓰는 이유는, 저라는 사람을 내세우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신원이 확실한,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이 스스로의 정체를 걸고 당당하게 밝히는 내용이라는, 신뢰도 확보 차원의 목적입니다.
저는 정치와 시사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정치쪽에 나설 생각은 0.1도 없고, 제가 평생 주업으로 삼아온 SW개발 분야에 계속 전념할 생각이 확고합니다. (어쩌면 나이가 더 들면 건축쪽으로 부업을 가질 지는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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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이번 서기호TV에서 표창장 포렌식 관련의 방송 출연을 한 것은, 전적으로 이 관련의 보도를 철저하게 막아온 언론들 때문입니다. 최소한의 보도 몇이라도 나왔었다면, 제가 원래 맡았던 포렌식 분석 작업 자체 이상으로 나서지는 않았을 겁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변호인단의 의뢰로 표창장 관련의 포렌식 분석을 수행한 사람으로, 제가 분석한 모든 결과는 항소심 재판부에 공식 전문가의견서들로 제출되어 있습니다. (1심에서 2건, 2심에서 11건)
그런데 이런 포렌식 관련 내용은 서면으로만 제출된 것이 아니라, 변호인의 법정 변론으로도 상당부분 공개된 내용들입니다. 이것은 법정 취재에 나섰던 법조기자들이 제 포렌식 결과를 이미 상당부분 알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게다가, 제가 고일석 기자님과 함께 출간한 '표창장 사기극' 책을 다수 법조기자들에게 보내주기도 했습니다. 몇몇 기자들에게는 언론사 주소로 해당 기자 이름을 기명하여 보내주었고, 그와 별개로 공판 취재기자들이 상주하는 고법 기자실에도 여러 권 보냈습니다.
그러니까 공판을 취재하는 법조기자들 대다수는, 많건 적건 표창장 관련의 포렌식 공방에서 변호인측이 압도적으로 유리해졌고 반대로 검사측은 코너에 몰렸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 관련의 보도는 단 하나도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 상황 자체가 매우 괴기스러운 일 아닙니까.
검사측이 코너에 몰리기 전에는 불공평하나마 최소한의 언급 정도는 기사화되었었습니다. 그런데 검사측 의견서에서 이슈 하나씩 '무익, 무용하니 따지지 않겠다'라는, 사실상의 백기 대응이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 포렌식 관련의 보도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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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수별로 보면 항소심에서 제가 전문가 의견서를 제출한 것은 1차 2건, 2차 5건, 3차 1건, 4차 2건, 마지막 5차 1건, 이렇게 총 11건입니다. 검사측은 이런 제 의견서에 대항하여 1차 4건, 2차 2건, 3차 1건, 총 7건을 제출했습니다.
(심지어 제 '전문가의견서'는 '변호인 의견서'와 별개로 센 것으로, 변호인 의견서와 합하면 당연히 더 많습니다. 검사측 의견서는 사실 전문가도 아니면서 전문가 의견서인양 제출한 내용과, 원론적 검사 의견서가 뒤섞인 것이므로, 결과적으로 검사측 의견서들은 변호인측 의견서들에 비해 절반 정도밖에 안됩니다. 그것도 회차가 거듭될 때마다 점점 더 쪼그라들었습니다.)
보다시피 검사측 의견서는 제 의견서에 대항하는 내용들임에도 제출 횟수와 건수가 저보다 적을 뿐만 아니라, 그 양과 내용 면에서도 회차가 거듭될 수록 점점 더 적어지고 부실해졌습니다.
이슈별로는 검사측이 아예 반론을 단 한번도 제기하지 못한 건들도 여러 건이고, 반론을 제기하다가 도저히 반박이 불가능하자 긍정도 부정도 없이 그냥 언급을 피해버린 건들도 있으며, 수차 공방을 주고받던 중에 너무 불리해지자 난데없이 '무익, 무용하다'라며 발을 빼버린 건들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어서, 저는 마지막 의견서에서, 검사측이 '무익, 무용' 운운하며 발을 빼거나, 돌연 입장을 바꾼 부분들을 특별히 유의해서 살펴봐달라고 재판부에 당부를 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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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 재판부가 어떻게 판단할지 예단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또 그래서도 안됩니다만, 그간 검사측 의견서의 내용 변화를 계속 보면서 매번 재반론을 제기해온 저의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재판부와 별개로 검사측은 (적어도 실무자 선에서는) 이미 패배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치열하게 공방을 주고받던 이슈에 대해 검사측이 갑자기 '무익, 무용하다' 라며 발을 빼버릴 리는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세어보진 않았지만 이렇게 공방에서 불리해지자 '무익, 무용' 선언을 한 건만도 3건으로 기억됩니다. 아예 반박을 시도조차 하지 않거나, 반박하다가 불리해지자 언급조차 하지 않게 된 건들은 별개로 말입니다.
이렇게 검사측이 크게 불리해지면서, 언론 보도에서 포렌식 언급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그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을 거라고 추정하는 것이 과연 무리한 추측이겠습니까.
고일석 기자님이 함께 표창장 사기극 책을 써보자고 제안했을 때, 처음에는 많이 망설였습니다. 그러다가 결심하게 된 계기가 바로 이런 언론들의 철저한 담합성 보도 무시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책이 출간되자 마자 가장 먼저 보내준 곳들이 바로 공판을 취재하고 있는 법조기자들이었던 겁니다. 그런데 그 이후로도, 이 법조기자들은 전혀 보도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표창장 사기극 책에 쓰고 서기호TV에서 방송했던 내용들 중 상당수가 여러분이 처음 듣는 내용인 이유가, 바로 언론들이 알고도 보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여러분이 일부 알고 계시는 내용들조차도 대안언론이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알게 되신 것이고, 주류언론에서는 전혀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대부분의 국민들은 변호인측이 승기를 잡은 사실은 고사하고, 치열한 포렌식 공방이 있었던 사실조차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보세요, 주류 언론들이 얼마나 지독하도록 철저하게 포렌식 보도를 막아왔는지. 정말 기가 막힐 정도 아닙니까. 이들이 보도하지 않아 절대다수 국민들은 전혀 모르는 일입니다. 유불리 향배를 떠나서, 포렌식 공방 자체가 없던 일처럼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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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렌식 분석 작업 자체와 별개로, 책 출간과 방송 출연 등의 제 노력은, 소위 말하는 '언플' 목적이 전혀 아닙니다. 이토록 철저하게 언론들이 무시하고 있는데, 보다시피 언론플레이가 되기나 합니까. 또한 재판부의 선고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도 전혀 아닙니다.
'언론보도 전무'로 인해 포렌식 공방 자체가 완전히 없는 일이 되어 있는 이런 상황에서, 재판부가 표창장 사건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제가 보기에 그 결과는 매우 뻔합니다. 재판부가 편파 판결을 했다는 공격이 몰아칠 겁니다. 더욱이 포렌식 보도를 철저히 막아왔던 법조기자들 중 상당수는 그런 기조를 타고 직접 재판부 공격의 선봉에 나설 겁니다.
그들 스스로 보도하지 않아 포렌식 공방 자체가 알려지지 않았는데, 판결 이후에는 그걸 이용해 재판부를 공격할 좋은 기회가 생기는 겁니다. 국민 절대다수가 포렌식 공방 자체를 모르고 있으니 재판부를 공격하는 언론보도에 동조하기도 매우 쉽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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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측이 이런 그림을 의도하고 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간 전례로 볼 때, 의도와는 별개로 그런 결과가 생길 개연성은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제가 맡았던 포렌식 분석 작업 자체를 넘어서, 제가 그 분석 결과를 최대한 많이 알리려 애쓰는 것은, 이런 사태를 막거나 좀이라도 줄여보려는 노력입니다. 선고 이전에 포렌식 공방에서 이미 검사측이 매우 불리했다는 사실을 미리 기록해두려는 것입니다.
비록 그것이 반대편의 언론 담합의 위력에 비해선 턱도 없이 미약하더라도, 재판부에게 얼마라도 최소한의 방어선이 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재판부가 표창장 사기극 책이나 서기호TV 방송을 거론하며 스스로 방어할 리는 당연히 없지만, 적어도 재판부의 판결을 옹호하는 사람들만이라도 '판결 전에도 이렇게 포렌식 관련의 진실들이 알려져 있었다' 라고 제시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적어도 재판부가 아무것도 없이, '맨땅에 헤딩하는' 상황만은 피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도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현실적으로 언론보도의 힘은 지금도 이렇게 막강합니다. 중요 사안에 대해 언론들이 담합해서 아예 보도를 하지 않으면, 그 사안은 없는 일이 됩니다. 합당한 판결도 부당한 판결인 양 공격받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비단 이 표창장 사건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원칙론적으로도 그런 일은 있어서는 안됩니다. 담합성 보도 무시로 대중의 판단을 왜곡시킨다면, 그것은 '언론파쇼'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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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들이 철저히 무시하고 있는 그 반대편에서, 이 글을 보고 계시는 여러분이 중요 목격자이자 증인입니다. 판결 이전에 이렇게 포렌식 관련의 중요한 사실들이 이미 알려졌습니다. 이 사실을 엄중하게 기억해주십시오.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기억하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