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서원(伊山書院)의 경지당(敬止堂)에 걸려 있는 편액이다. 경지당은 이산서원의 강당이다.
이산서원은 1558년(명종 13) 경상북도 영주시 이산면 원리(지금의 휴천 1동)에 군수 안상이 창건하였다. 1572년(선조 5)에 사당을 세워 퇴계 이황 선생의 위패를 봉안하고, 1574년(선조 7)에 사액을 받아 사학기관이 되었다. 1614년(광해군 6)에 현 위치로 이건하였는데, 1868년(고종 5)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에 의해 철폐되었다. 1936년에 경지당만 복원하였다. 근년에 복설했다.
낙민 첨록
복설 후 이산서원
관물대
이산서원(伊山書院) 원규(院規) 퇴계 선생
1. 제생(諸生)들은 독서하는 데 사서(四書)ㆍ오경(五經)을 본원으로 삼고 〈소학(小學)〉과 〈가례(家禮)〉를 문호(門戶)로 삼으며, 국가의 인재를 진작시키고 양성하는 방법을 따르고 성현의 친절한 교훈을 지켜서 온갖 선(善)이 본래 내게 갖추어진 것을 알고 옛 도(道)가 오늘날에도 실천할 수 있는 것을 믿어서, 모두 몸으로 행하고 마음으로 체득하며 체(體)를 밝히고 용(用)을 적합하게 하는 학문에 힘쓰도록 한다. 여러 사서(史書)와 자서(子書)와 문집, 문장(文章)과 과거 공부 또한 널리 힘쓰고 두루 통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마땅히 내외(內外)ㆍ본말(本末)의 경중(輕重)과 완급(緩急)의 차례를 알아서 항상 스스로 격려하여 타락하지 않게 하고, 그 나머지 사특하고 요망하고 음탕한 글은 모두 원내(院內)에 들이어 눈에 가까이 해서 도(道)를 어지럽히고 뜻을 미혹하지 못하게 한다.
1. 제생들 가운데 뜻을 굳게 세우고 나아가는 길을 정직하게 하며, 사업은 원대한 것으로 스스로 기약하고 행실은 도의를 귀추(歸趨)로 삼는 자는 잘 배우는 것이고, 마음가짐이 비천하고 취사(取捨)가 현혹되며, 지식은 저속하고 비루함을 벗어나지 못하고 뜻과 희망이 오로지 이욕에만 있는 자는 잘못 배우는 것이다. 만일 성품과 행실이 괴이하여 예법을 비웃고 성현을 업신여기며 정도(正道)를 위반하고 추한 말로 친한 이를 욕하며, 여러 사람을 괴롭히고 법도를 따르지 않는 자는 원중(院中)에서 함께 의논하여 쫓아내도록 한다.
1. 제생들은 항상 각자 서재에서 조용히 있으면서 오로지 독서에 정진하고, 의심나고 어려운 것을 강론하는 일이 아니면 부질없이 다른 방에 가서 쓸데없는 얘기로 시간을 보내어 피차간에 생각을 거칠게 하거나 학업을 폐해서는 안 된다.
1. 까닭 없이 알리지 않고 자주 출입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무릇 의관과 행동거지와 언행에 대해 각기 간곡하게 권면하도록 힘쓰며 서로 보고 선(善)해지도록 한다.
1. 성균관의 명륜당(明倫堂)에 이천(伊川) 선생의 〈사물잠(四勿箴)〉과 회암(晦菴) 선생의 〈백록동규(白鹿洞規)〉 10훈(十訓)과, 진무경(陳茂卿)의 〈숙흥야매잠(夙興夜寐箴)〉을 써서 걸었는데 이 뜻이 매우 좋다. 원중에도 또한 이것을 벽에 게시하여 서로 타이르고 일깨우도록 하다.
1. 책은 문밖에 내갈 수 없고 여색(女色)은 문안에 들여올 수 없으며, 술은 빚어서는 안 되고 형벌은 써서는 안 된다.
책은 내가면 잃기 쉽고 여색은 들여오면 더럽혀지기 쉽다. 술은 학사(學舍)에 마땅한 것이 아니고 형벌은 유생의 일이 아니다. 형벌은 제생이나 유사(有司)가 개인적인 노여움으로 바깥 사람을 구타하는 종류를 말하는데, 이것은 절대로 단서를 열어놓아서는 안 된다. 원속(院屬)들에게 죄가 있는 경우는 온전히 용서할 수 없으니, 작은 죄는 유사가, 큰 죄는 상유사(上有司)와 상의하여 형벌을 논한다.
1. 서원의 유사는 근처에 사는 청렴하고 재간 있는 품관(品官) 두 사람으로 정하고, 또 선비 중에 사리를 알고 조행(操行)이 있어서 여러 사람이 추앙하고 복종할 수 있는 사람 하나를 골라서 상유사로 삼되 모두 2년마다 교체한다.
1. 제생과 유사는 힘써 예모로써 서로 대하고, 공경과 믿음으로 서로 대우하여야 한다.
1. 원속들을 잘 돌봐 주도록 한다.
유사와 제생들은 항상 하인을 애호하여, 원(院)의 일과 재(齋)의 일 이외에는 누구나 사사로이 부리지 못하도록 하며, 개인적인 노여움으로 벌주지 못한다.
1. 서원을 세워서 선비를 양성하는 것은 국가에서 문교를 숭상하고 학교를 일으켜 인재를 새로 길러 내는 뜻을 받드는 것이니, 누군들 마음을 다하지 않겠는가. 이제부터 이 고을에 부임하는 자는 반드시 서원의 일에 대하여 제도를 증가시키고 그 규약을 줄이지 않는다면 사문(斯文)에 있어 어찌 다행이 아니겠는가.
1. 동몽(童蒙)들은 수업을 받거나 초청한 경우가 아니면 입덕문(入德門) 안에 들어오지 못한다.
1. 임시로 서원에 있는 생도들은 관례(冠禮)의 여부와 상관없이 정해진 인원 없이 재목을 이루어야 서원에 오르도록 한다
이산서원신기제후토문[伊山書院新基祭后土文] --이산서원 원장 수서 박선장
이 언덕에 維玆之原
아름다운 기운이 울리도다. 佳氣攸鍾
고운 물이 고였으며 水秀而渟
산은 곱고 우뚝하도다. 山明而聳
신령함을 안고 있지만 蘊蓄厥靈
축방으로부터 열렸도다. 肇自丑闢
오늘 이처럼 허물어졌지만 破慳今日
자주 시세와 합해지리. 數與時合
집을 건축하여 營建厦屋
선현을 존중히 여기고 선비를 키우리라. 尊賢養士
신께서 보호하사 神其保佑
아! 만세토록 이어지게 하소서. 於萬年紀
이산서원이건고묘문[伊山書院移建告廟文] -이산서원 원장 수서 박선장
이 사당은 頤維廟宇
기초와 지반이 기울었도다. 基址偏側
당과 재가 曰堂曰齋
서로 이어져 지어지지 못했네. 不相鱗築
보호하기에 어려워서 護守之難
이용하여 옮겨 고쳤네. 利用遷改
저 숲과 언덕을 바라보니 相彼林皐
호수와 산이 밝게 보여지네. 湖山明闓
고쳐서 새롭게 하니 易而新之
얻지도 그만 두지도 못했네. 不獲不已
이제 공사를 시작하고자 玆將就役
감히 경영함을 고합니다. 敢告經始
이산서원이안문[伊山書院移安文] -수서 박선장
공경스러운 선생님 恭惟先生
멀리 바른 맥을 이으셨네. 遠紹正脈
해와 별이 대동에 있으니 日星大東
나에게 법도를 남기셨네. 遺我矜式
광채를 입으니 維光所被
공경하고 탄복한다네. 靡不欽服
우리 추로의 고향에는 矧我鄒魯
모두가 우러르고 경청한다네. 瞻聆彌切
이산에 사당을 세워 立祠伊山
엄숙하게 제사를 올린다네. 靜嘉籩豆
애당초 이 나라는 더럽고 厥土惟泥
참으로 누추하였다네. 旣卑且陋
당과 사는 쉽게 허물어지고 堂舍易頹
묘우도 지켜가기 어려웠네. 廟宇難守
장보가 그것을 가슴 아파하며 章甫病之
이전할 뜻을 일으켰네. 遷議乃興
이 언덕에 于胥斯原
높은 언덕을 오르내렸네. 陟降高陵
여기에 올라 즐겁게 노래부르며 樂玆林皐
강물은 모였고 산은 휘감았네. 水渟山回
골짜기는 넓고 크고 洞天廖廓
기상은 상쾌하게 열렸네. 氣像爽開
거북의 운세 쌓였고 爰稽我龜
길조가 깃든다 하네. 卜云其吉
선비들이 공력을 다 기울여 士敦工殫
도모하고 정성 쏟았네. 乃謀乃度
사당의 면모 날아갈 듯 하고 廟貌翬飛
기둥의 모습 든든하였네. 旅楹有閑
길일을 당하여 吉日維丁
공경스럽게 봉안하였네. 是虔奉安
편안하고도 평안하니 以綏以妥
만세에 만세토록 於萬千秋
공경 받으시고 은혜 드리우사 歆我惠我
영구토록 아름답게 하소서. 永孚于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