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델 신부에게 쓴 편지
1866년 3월 1일
갑사 주교님께서 체포되셨습니다.
예하께서는 대원군을 만나셨는데 예하의 태도는 평온하고 의젓하고 성덕이 충만하셨다고 합니다. 예하께서는 어떻게 되실까요? 하느님은 알고 계십니다. Fiat voluntas(당신의 뜻대로 이루어지소서)---
대원군이 주교님의 하인에게 나에 관해 이야기했답니다. 나는, 만일 대원군이 나를 체포하기를 원한다면 자수할 생각입니다. 리델 신부에게도 어쩌면 그렇게 하라고 권해야 될 것 같습니다.
만주 대목구장인 베롤 주교 앞으로 쓴 편지
조선, 1866년 3월 10일
우리는 박해를 받고 있습니다. 대목구장인 베르뇌 주교님이 2월 23일에 체포되셨고, 그 이후로 신부 다섯 명 즉 푸르티에 신부, 프티니콜라 신부, 드 브르트니에르 신부, 볼리외 신부, 도리 신부가 체포되었습니다.
다른 선교 사제들도 모두 곧 잡힐 것입니다. 피할 방법이 없으니까요. 사람들은 이미 체포된 유럽사람 여섯 명이 처형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저도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되든 Fiat voluntas!(당신의 뜻대로 이루어지소서!)
제 차례도 마찬가지로 올 겁니다. 저는 하느님께 제가 전투장에서 버틸 수 있게 해달라고 청합니다. 베르뇌 주교님의 집은 약탈을 당했습니다. 주교님의 집에는 선교를 위한 돈과 물건이 있었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저를 위해 하느님께 기도해 주십시오.
앙투안, 조선의 보좌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