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 컨텍스트 뿐 아니라 텍스트 선택도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발화자의 텍스트 속에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나 거짓이나 잘못된 내용, 과정, 말 등이 섞여있으면 비판받는 것은 당연합니다. 대통령께서 정인이 사건을 통해 입양문제에 대해 진중한 고민을 하고 ‘사전위탁제도’에 대해 파악했다면 나올 수 없는 요컨데 입양아이를 ‘취소’ 나 ‘바꾼다’ 같은 표현은 나올 수 없었을 것입니다.
대통령에 대한 모든 비판을 정권 반대세력의 매도라고 생각하는 피해망상은 한수 접어두시고 대통령의 텍스트에 입양가족들이 받았을 상처에 대해 고민해보세요.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날의 실언 이전부터 그러니까 정인이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을 때, 이미 1월 4일 저녁 온라인 뉴스에 청와대로부터 나온 텍스트 (입양 절차에 전반에 문제가 있다) 가 이미 입양가족들에게 큰 상쳐를 줬다고 합니다. 아동학대 문제를 입양의 문제로 접근하니 입양가족들이 상처를 받은 것입니다... 1월 4일 정인이사건에 대한 청와대 의견이 나온 후 입양가족연대가 호소문 전문을 썼음에도
(http://www.policetv.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021) 호소문
저렇게 호소문 까지 썼음에도 기자회견에서 더욱 엉뚱한 텍스트로 입양가족의 가슴에 비수를 꼽는 문재인대통령을 비판하는게 과연 매도일까요?
문재인 대통령 기자회견 후 입양가족연대 호소문 (http://www.sideview.co.kr/news/articleView.html?idxno=6439)
이분들도 문재인 대통령을 정치적 목적을 갖고 의도적으로 매도하는 것 일까요?
문재인 대통령의 NBC인터뷰 역시 당연 비판받아야 합니다. 기자가 “북한이 이번 평창올림픽을 방해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십니까?” 라는 질문을 했을 때 구구절절 지금까지 북한이 해온 도발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하는것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불안감을 조성하기에 당연 좋은 답변은 아니며 그렇게 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발언을 거짓말 까지 하며 북한을 옹호할 필요는 전혀 없는 것이죠.
“긴장된 상황 속에서 과거 88 서울올림픽 그리고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니버시아드, 3번의 아시안게임,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이렇게 세계적인 스포츠대회를 많이 치렀습니다. 그럴 때 북한의 존재로 인해서 불안하거나 안전에 침해가 있었던 적은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인터뷰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연평해전같은 북한의 명백한 방해 도발 행위, 1988 서울 올림픽이 개최되기 1년전인 1987년에는 KAL기 폭파 사건, 1986년 서울 아시안 게임때는 개막을 불과 1주일 앞두고 김포국제공항 폭탄 테러 사건의 당시 군인 및 피해자와 피해자 유족들은 대통령이 저런 발언에 무슨 심정을 느낄까요?
외신기자가 바보는 아니기 때문에 대통령의 저런 거짓말의 답변을 듣고 “2002년 월드컵도 마찬가지고 88년 서울올림픽도 그렇고 북한이 방해공작을 펼쳐서 국제사회의 두려움을 전파하려고 했던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라고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북한인식에 대한 비판은 단순한 텍스트의 문제가 아닙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그간 북한에 대한 발언과 행적을 살펴봤을 때 나올 수 있는 당연한 우려이자 합리적인 비판인 것이죠.
대한민국의 선거 연령을 18세로 낮추자는 논의가 본격적으로 정치권에서 제기되자 이에 문재인 대통령도 선거 연령을 낮출 것을 주장하였는데 이 때 근거로 내세운 것이 '북한도 선거연령이 17세, 우리도 낮춰야'하다는 것 이었습니다. 북한의 선거제도 따위가 우리가 과연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는 걸까요?
일본과의 무역갈등이 한창이던 2019년 쯤, 안 그래도 역사문제, 경제문제, 외교문제가 얽혀 해법을 찾기 쉽지 않은 판국에 뜬금없이 남북경협하면단숨에 일본 따라잡아 같은 엉뚱한 주장을 했습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제재를 가하는 상황에서 남북경협이 가능한지는 둘째치고, 남북경협을 하더라도 북한과 남한의 경제력 차이를 감안하면 이는 경제협력이 아니라 일방적인 원조 수준이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남북 경제수준이 평준화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어갈지는 추산자체가 어려운 일이고, 그 과정에서 남한이 겪게 될 어마어마한 부담을 감안하면 아무리 긍정적으로 바라봐도 '단숨에' 일본을 따라잡는 어려울 텐데 말이죠 . 정작 저런 발언이 무색하게 그 다음날에 북한은 또다시 미사일을 발사하였습니다.
2020년 정부가 현충일 추념식에 천안함 폭침 및 연평해전 전사자 유가족을 초청하지 않기로 했다가 논란이 되자 뒤늦게 참석해 달라고 요청해 물의를 빚었습니다. 국가보훈처 주최로 국립대전현충원 현충광장에서 열린 제65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한 문 대통령은 호국 선열들과 코로나19 영웅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했지만 연평해전과 연평도 포격 도발, 천안함 희생자들에 대해서는 끝까지 침묵했습니다. 뒤늦게 초청을 받아 참석한 천안함 전사자 김경수 상사의 부인 윤미연 씨는 “정부가 북한 눈치를 보는 것으로 밖에 생각이 안 든다”며 “국가에 대한 반감이 생기면 어쩌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이런 대우를 받고 참석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아이들을 생각해 참석한다”며 “딸과 아들이 성인이 됐는데 뭘 보고 배우겠나”라고 불만과 우려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2020년 9월 북측 서해 소연평도 인근 해역에서 어업지도활동을 하던 해양수산부 어업관리단 소속 공무원 이 모씨가 남측의 해역에서 실종되어, 실종 지점에서 38km 떨어진 북방한계선 이북의 북한측 해역에서 조선인민군의 총격에 숨진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사건이 벌어지고 보고까지 이루어진 이후에도 문재인 대통령과 신임 군 수뇌부가 지난 23일 청와대에서 “평화의 시기는 일직선이 아니다”라며 ‘평화’를 강조했습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국민의 생명보다 남북 대화 복원에만 매달린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청와대는 당초 북한군이 총격을 받고 죽은 시신을 ‘화장’했다고 발표했다가, 장사를 치른 것이 아니라는 지적을 받고 소각으로 정정 했습니다.
이런 개별적 사실들이 모여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전체가 되고 문재인 이라는 인물을 통해 저런 개별적 사실들을 이해할 때 ,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비판하는 모든 사람들이나 언론을 단순하게 ‘텍스트’를 통해 그를 매도한다는 믿음은 버리세요. 그들의 비판은 오히려 문재인 대통령의 지금까지 행적과 인식의 이해에서 부터 비롯된 것이고 문재인 정부아래 4년간의 경험 속에서 형성된 비판입니다.
[전국입양가족연대 호소문 전문]
입양은 죄가 없다. 문제는 아동학대다!
비극적인 정인이의 죽음에 우리 입양부모들은 깊은 통절함과 애통함이 더합니다.
정인이가 병원에 실려와 사망한 날이 10월 13일입니다. 그날 이후 입양가족들은 조용히 정인이를 추모하고 있었습니다. 정인이가 입양된 아동이고 가해자는 입양부모였기 때문에, 그저 같은 입양부모이고 입양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에게 죄인이 되어야 했습니다. 평소 연락이 없던 지인들도 뜬금없이 전화를 걸어와 입양된 우리 아이들의 안부를 조심스레 묻습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에서 정인이를 죽게 한 가해자의 잔인성이 폭로된 이후 입양가족들에게 나타난 현상입니다.
1월 4일 저녁 온라인 뉴스에 청와대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입양의 사후관리뿐 아니라 입양절차 전반에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말하자면 죽은 정인이에 대한 원인과 책임에 ‘입양절차 전반’도 문제가 있다는 말씀입니다.
내심 초조해하면서 우려했던 일이 대통령님의 말씀 한마디로 현실이 되었습니다. 이미 정인이의 죽음은 입양 전 과정이 아니라 입양 후 관리 중 학대 예방에 대한 공적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발생한 문제라는 게 밝혀진 후입니다. 그에 대한 후속대책도 주무부처로부터 지난 12월 초에 발표까지 되었습니다. 그 대책 어디에도 입양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라는 지적은 없었습니다.
사실 죽은 정인이는 한 명이 아닙니다. 2018년과 2019년 동안 가정 내 학대로 사망한 아동이 70명입니다. 모든 피학대 아동의 죽음은 다 비극이고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우리가 동의한다면, 죽은 70명의 아이들 모두 죽은 정인이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아이들 중 40명은 친생부모에게서 죽임을 당했습니다. 또한 한부모 가정에서 2명은 생부, 10명은 생모로부터, 미혼부모 가정에서는 8명의 정인이가 죽었습니다. 5명의 정인이는 동거부부의 손에, 2명은 재혼 가정 안에서 죽고, 입양가정 안에서는 1명의 정인이가 죽었습니다.
그래서 입양가정은 죄가 적다는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70명의 정인이가 죽어가는 지난 2년 동안 지금처럼 국민적 공분이 일었던 적이 없습니다. 췌장이 끊어질 만큼 학대받은 정인이가 있었다면 여행용 가방 안에서 구겨진 채 밟혀 숨진 정인이도 있었습니다. 누가 더 비극적인 죽음을 당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더 이상의 정인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살아있는 정인이를 위해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일입니다. 하지만 대통령님의 말씀은 틀렸습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던 이번 사건에 입양은 문제의 본질이 아닙니다. 문제는 아동학대입니다. 죽은 70명이나 되는 정인이의 삶과 죽음을 모두 보아야 합니다. 거기에 살아있는 정인이를 계속 살아있게 할 수 있는 대책이 있습니다.
국민적 공분을 받고 있는 단 하나의 사건 속에 모든 답이 들어 있는 것처럼 대처해서는 결코 살아있는 정인이를 지켜내지 못합니다. 공분을 잠재우기 위한 대책은 진정한 대책일 수 없습니다. 입양에 죄를 묻는다고 정인이가 살아오지 못합니다. 입양은 죄가 없습니다. 문제는 아동학대입니다.
아직 우리는 충분히 분노하고 슬퍼할 때입니다.
2021년 1월 5일
입양가족 당사자 단체 및 자조모임
첫댓글 허허...조은산도 울고 갈 삼박한 갈무리!!! 대단하십니다~
이곳의 ㅎㅂ님은 막다른 골목에 이르면 프레임 공격으로 치고나와 냅다 빠지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 정공법을 학습한 몇 똘마니들도 현재 부지런히 활약하고 있고..) 이번에는 그 수법으로는 마이 부족할 것 같네요^^
윤미향 할머니께 처럼, 문재인 대통령에게 경기가 안좋다고 불만을 토로한 시장 할머니에게 처럼, 입양가족분들에게 또다시 무리지은 패거리들이 몰려가 조리돌림 할까 걱정입니다. 부디 그런 일은 없길....
님....말한번 잘못했다고 물고 늘어지시지마시고 공평하게 양쪽다 흠짓내시고... 좋게 하는일도 헝보하시고.. 민주주의가 뭐 있나요?? 정치인들일이 있고 일반국민 하는일이있는데....왜?? 대통령을 흠집내면 해외에서 박수치고 환영한답니까??
@은서파파 문제인 대통령이 잘한것도 많은데 허구헌날 물고 띁음 행복하세요??.. 그분 엄청 힘드실거에요... 난 힘들다고 보는데....안보이시죠?? 나중에 역사책에서 보세요..누가 잘했는지 못했는지... 우리가 말할위치는 아닌듯 합니다..
뭔 소리인 지~ 하;;ㅠㅠㅠ
그니까, 한 주제를 놓고 글 하나를 쓰는데 양쪽( 양쪽이 그 양쪽?????)을 흠집 내야하고 우리나라 국민이 우리나라 대통령 행동거지에 대해 말하는데 해외시선을 염두에 두라는거예요..?
무슨 시대를 잘못 태어나셨나.. 뼛속부터 사대주의로 똘똘 뭉치셨나...ㅠㅠ
집권세력에 대한 견제와 감시는 민주시민이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내 손으로 뽑은 대통령 제대로 일을 하게 해야지, 무슨 대통령 따위를 지키지 못해 전전긍긍한답니까?
이 카페에서 요즘 보기드문 좋은 글들이 많이 올라옵니다. 읽다보면 고개가 끄덕끄덕.. 뭐 느끼는 바가 없습니까?
(암튼 두 쪽 난 한반도를 또 두 쪽으로 가른 죄값은 단디 치르고 보내줘야 할 틴디 우짜쓰까;;...)
@헤르미온느 내머리를 등허리 긁는 걸로 긁고싶네..어짜쓰까 머자란가??
@송영미 네^^
@헤르미온느 맞습니다 맞고요ㆍ집권세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로 지금 권력을 손에 쥔 그들한테 배운것이네요ㆍ자기들비판은 정당하고 상대비판은 깔아뭉개는것은 가장 비민주주의적인 태도입니다
절대권력은 절대부패한다는 정치학교과서 1장선언은 영원한진리입니다
은서님ㆍ 대단한 식견이십니다
옆동네 송도에는 조은산이 산다는데 ,영종에서 조은산 못지않은 필력이십니다 ㅡ은서님글은 수험공부하는듯 여러번 정독하게 하는군요ㆍ
오~ 조은산이 송도에 살아요? 은서파파님이 조은산인 것 같아 열심히 머리 굴리고 있었는데 ㅎㅎ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푸하하핫!!! 덕분에 빵! 터졌사옵니다^^
난독환자도 여러가지죠.
자기편이면 10장도 다 읽고 동조하며,
아니면 조롱!!!
아우... 꼰대마인드가 아주 우주까지 뻗치네요. 요즘 사람들이 보면 아주 진저리치겠네요.
아..이러실게아니라,다음대선엔 조은산님과 은서파파님이 출마하심 좋을듯하네요~
세상만사 말 토시하나 안틀리고,모든걸 무결점으로 잘 다스릴테니 ...
제가 한표 드릴게요~!! 탕탕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