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한두 달 전에 후배 추리소설가의 책을 사며 '7년의 밤'을 같이 사서 읽었는데 근래 출간된 한국추리소설 중에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상당한 흡입력, 대중성, 신파(가족애와 여운)를 갖춘 작품이더군요.
사실 제가 꼼꼼히 다 읽은 것은 아닙니다. 책 한 권이지만 원고지 2천 매가 넘는 분량인 데다 장황한 설명이 지루해 그런 부분들은 막 건너뛰며 읽어 일부의 내용은 이해를 못하거나 오해한 부분도 있을 겁니다.
읽은 느낌은, 부분 부분 리얼리티가 떨어지고(예로, 호수 속에서 다이빙을 하다 아이가 물속으로 가라앉는 것을 보고도 공기통의 공기가 떨어져서 그냥 물 밖으로 나온 뒤, 산 사람이든 죽은 사람이든 확인하고 건지기 위해 다시 물속으로 들어가야 할 것 같은데 안 들어가는 이유가 서 있는 시체는 인양하지 않는 법이라는 둥 독자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댄다거나 한밤중에 달리는 차에서 마주쳐 지나가는 차의 특징을 보고 기억한다든지, 자신이 도망가면 딸이 맞아 죽을 수도 있다는 게 예측 가능한데 어떤 조처도 없이 혼자 도망가 외국 여행하는 평범한 엄마, 등장인물 중에 사건의 전말을 아는 사람을 만들기 위해 무리한 목격자를 만드는 등, 독자들이 보기에 설득력이 떨어지고 추리소설로 치면 뻔한 목격자에 '우연'에 의한 범인 밝히기 등 하급 설정을 자주 이용하는 것도 그렇고), 또 결말은 식상하고(영화에서 사건이 마무리될 때 경찰이 짠 하고 나타나는 그런 뻔한 구조), 장황한 설명이 장르 독자들이 읽기에는 지루한 면도 있지만,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흡입력과 재미는 최고입니다. 글을 쓸 줄 아는 작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추리마니아 소설이라기보다는 대중적인 재미를 갖춘 일반 독자들 타깃의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작권 확보에 대한 잡담...
'7년의 밤'을 읽으며 개인적으로 안타까웠던 것은, 제가 오래 전에 쓴 시나리오가 하나 있는데(영화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제 소설보다 훨씬 뒤에 집필되어 국내에도 번역(2005년쯤?)된 일본추리소설 '온천장 살인사건'과 거의 유사하다는(저는 읽어보지 못했습니다만 남들의 말이), 1997년 아이엠에프가 시작될 때 발표한 제 단편소설 '떠도는 시체(아엠에프 나이트)'를 각색하여 '범죄 없는 마을'이라는 시나리오를 만들어 영화사에 팔아먹은 적이 있는데...
이 '범죄 없는 마을' 시나리오에 '떠도는 시체'가 되는 사람의 사연이, 외딴 농촌의 마을에서 오래 전 어떤 사건 때문에 왕따를 당하고 살다 죽으려고 농약을 마신 순간 복권에 담청된 것을 알게 되고 살려고 발악을 하다보니... 자살한 사람이 타살로 보이는 사건이 되어 그게 '범죄 없는 마을'의 이슈가 되고 시체를 옆집으로 떠넘기다보니 죽은 시체가 온동네를 떠돌아다니게 되는데...
설정상 중요한 소품이랄까, 이 '범죄 없는 마을' 시나리오의 '떠도는 시체'의 사연이 바로 장마 때 호수(제 고향 동네 위에 있는 호수, 충남 청양 칠갑산 위의 '천장호')의 둑이 터지려는 것을 발견하고 참사를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마을 위에 있는 호수의 수문을 열었는데, 호수의 수문을 열지 않고 자신의 집으로 달려가면 가족들은 구할 수 있지만 마을 사람들이 몰살할 테고 호수의 수문을 열면 자신의 집도 침수되고 가족도 죽을 수 있는 위험이 있는데 이것을 알면서도 결국 희생정신을 발휘해 수문을 열었는데, 그로 인해 마을 일부가 침수되고 마을 사람들 일부가 죽게 되고... 교도소에 갔다 온 뒤 가족을 잃은 마을사람들의 원수가 되고 따돌림을 당하며 살게 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는데... 뭐 이런 사연이었죠.
'7년의 밤'이 히트를 치는 바람에 비슷한 설정을 제가 먼저 썼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는 못 써먹게 되었다는 것이죠. 현재 '7년의 밤'이 제 작품보다 훠얼씬 유명하고 영화도 일찍 될 테니까요. (설령 전혀 비슷하지 않다고 해도 마을 위에 호수가 있고 호수 문을 열어 사연이 생긴다는 것만 비슷해도 독자들이나 관객들은 늦게 읽거나 본 작품에 대해 어디서 이미 본 설정이라고 생각함)
물론 제 설정과 비교해보면 7년의 설정이 훨씬 좋긴합니다만, 무명 작가들의 입장에서는 다른 작품이 유명해지면 다른 작품보다 먼저 쓰고도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것이죠. 만약 사용하면 표절을 한 것 같은 상황이 되어버리니 제 작품을 영화로 만든다면 제가 먼저 써놓고도 결국 먼저 쓴 사람이 후발주자의 유명 작품에 밀려 기존 설정을 버리고 새로운 설정으로 바꿀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추리소설 특히 일본추리소설 전문가인 박광규 선배님이 확인해 준 바에 의하면 '범죄 없는 마을'의 원형인 제 단편소설 ‘떠도는 시체’도 어느 단편집에 실린 일본작가의 ‘온천장 살인사건’보다 몇 년 일찍 쓰이고 발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얼마 전 어느 사이트에 올렸더니 일본작가 작품 표절이 아니냐는 독자들의 문의를 받고 좀 거시기 했는데, 뭐 무명작가의 인생이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처럼 그렇다는 거...
작품을 발표한다고, 또는 남들보다 빨리 발표한다고 저작권이 확보되는 것이 아니라 발표 시점보다는 남보다 먼저 유명해지는 작품이 결국 저작권을 확보하게 된다는 중요한 사실을 말하고자...
인터뷰를 읽고 나서....한국 영화감독들이 '물속'에 판타지를 갖고 있다는 걸 처음으로 알았어요...^^; 장르 쪽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7년의 밤>를 좋게 생각할 수 있지만 순문학 쪽에선 그다지 매력이 없을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지루한 서사가 많았다고 생각하고...하지만 인터뷰에 나온 사람 중 어떤 이는 그것마저도 장점으로 얘기하는군요. 내가 잘못된 건가? 그렇더라도 서사가 지루했다는 건 변하지 않을 것 같은데.....
복수에 대한 지적...모든 것을 가진 자가 루저화 되어가는 전직 야구선수를 상대로, 그리고 또 다른 루저들을 상대로 복수한다는 설정이 "독특"하게 읽히는 심리도 솔직히 이해하지 못하겠고...내가 보기엔 수없이 반복되는 복수의 방법 중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되는데 말이지요...
범죄없는 마을 시나리오가 저작권 등록이 되어있는 상태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고 영화판을 떠돌기만 했다면 이건 이름없는 아이입니다. 저작권 소송걸어도 대중에게 발표된 것이 아니라서 내 작품을 표절했다 라고 말할수 없겠네요. 설령 정유정 작가가 봤다고 해도 안봤다고 하면 그만인 상황. 그래서 요즘엔 기획안도 등록하죠. 어디 회사에서 돌다가 아이디어 도용당할까봐. 저작권 등록 몇만원으로 한다고 하더군요.
저작권은 저작권 법처럼 집필하는 순간 발생하긴 하는 것 같은데, 문장이나 세부 묘사를 베끼면 표절이 금방 드러나는데 아이디어를 베낀 작품은 지금까지 표절로 판결된 것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만약 문장이나 세부 묘사가 같다면 저작권 등록 상관 없이 증인만으로도 충분한데, 아이디어 면에서 저작권 등록이 되었든 안 되었든 표절 확정이 어려운 것은 비슷한 아이디어를 누구나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이디어는 저작권 등록이 되었든 아니든 본 적 없다, 내가 생각했다 하면 같은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작권은 유명한가 아닌가는 상관없어요. 언제 발표했는가 하는 점이 관건이지요. 누가 먼저 발표했느냐. 다만 독자들이 유명한 작품을 먼저 알 확률이 높으니 이럴때 일일이 "내가 먼저거든요"라는 댓글을 달아주지 않으면 안되지요. 그럴때 확실한 방법은 나중에 작품을 발표한 사람에게 표절로 저작권 보호 소송을 내세요. 그러면 뒤늦게 아, 저런 작품이 있구나 하고 알아주겠죠. 그래서 작품 발표할때는 좋은 출판사, 매체가 필요한겁니다. 그럴 때 언제 출간되었는지 정도는 정확히 알려줄수 있으니..
용병으로 걸프전에 참가했던 어떤 사람이 걸프전에서 돌아온 이후 후각을 잃어버리는. 그런데 어느날 냄새를 맡죠, 그 냄새는 오직 상대의 과거에 관한 것. 그리고 어떤 집단에 끌려갔는데, 그곳은 초능력자만 모여있는 초능력 집단. 이 남자는 용병,K란 이름으로 냄새로 상대의 과거를 알아채는 특수 임무를 부여 받게 된다는.
글을 다시 읽다보니 생각나는 것이 있네요. 영화계와 방송계의 핵심 아이디어 표절은 이미 잘 알시다시피 상당히 많습니다. 예전에 저도 서미애 선배와 시트콤 한다고 아이디어 짜고 기획서 만들고 했던 적이 있는데, 그때 우리 아이디어가 다른 팀으로 넘어간 적이 있습니다. 이건 꽤 독특한 아이디어이고 기획서를 본 사람이 만든 것이어서... 우연히 같은 아이디어를 냈다는 건 확률적으로 말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그 아이디어가, 심혜진이 나오고 가수 신해철이 '마왕'으로 나오던 '안녕, 프랜체스카' 그 시트콤에서 시종일관 온몸에 붕대 감고 나와 저게 누구일까 무척 궁금하게 만들다 마지막에 특별출연한 엉뚱한 인기인이 그 연기를 해왔던 것처럼 얼굴을 보인다는 컨셉이었는데... 이게 우리 기획서에 있었고 기획서를 본 같은 사람이 우리가 하려던 시트콤을 다른 팀과 만들었으니 아이디어 표절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죠. 신문기사 등에는 그걸 집필한 작가가 낸 아이디어라고 하지만... '안녕 프란체스카 붕대'로 검색하면 이 아이디어가 이 시트콤에서 어떤 비중을 차지했는지 엄청 많이 나옵니다.
통영 신라모텔 화장실입니다. 마누라가 애교로 값을 깎아서 4만 원짜리...^^; 제가 이런 말을 한 것은, 무명 작품의 비애에 대한 것인지 표절에 대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런 저런 아이디어는 누구나 생각할 수있기 때문에 내 작품 표절이다 하는 것이 더 우스운 것이죠. 전에 추리소설 전문출판사인 명지사의 박명호 사장님이 말씀하시길, 내가 기획하면 꼭 어느 출판사가 나보다 30분 먼저 기획해 먼저 출판했더라, 하셨는데... 그리고 황세연 왈, 추리소설 트릭에 목숨 걸지 마라, 자신만 모를 뿐이지 누군가는 이미 써 먹었고 자신만 모를 뿐 모두 아는 유명한 트릭일 수도 있다...
전에 제가 아는 작가 중에도 김기덕 감독 작품에 낚시에 시체를 꿰어 어쩌고 하던 '섬'이라는 게 있는데, 그게 자기 작품의 표절이라고 해서 소송을 냈고 기사에도 났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볼 때는 그게(무명 작가가 먼저 써먹었다는 광고 효과는 있었지만) 표절은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이, 독특하다 해도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흔한 아이디어이기 때문이죠. 류성희 선배 말씀처럼 저도 지금까지 억울한 경우가 많았는데, 그게 제가 먼저 써놓고도 오히려 다른 작품이 먼저 떠서 표절 같은 오해를 받은 경우인데, 그게 특히 텔레비전에서 방영하거나 영화에서 나오면 소설은 거의 상대가 안 된다는 것이죠.
소설은 최고로 많이 읽어야 100만 부고, 보통 3천 부 팔리는데, 텔레비전은 최소가 수백만 명이 시청을 합니다. 그래서 텔레비전 인기 연속극에서 써먹은 아이디어는 한동안 누구도 다시 써 먹을 수 없고, 그게 누가 최초로 썼든 같은 아이디어가 발표되면 표절이고 모방이고 식상하고... 그래서 누가 먼저 썼든 그 작품의 최초 저작권자는 사람들이 많이 보고 읽은 텔레비전 방송작가나 영화 시나리오 작가가 된다는 이런 이야기인데...
아이디어의 동일성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하자면, 제가 예전에 SF단편도 썼었고 발표도 했었는데, 그 중 하나는 제가 존경하는 전설의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와 거의 똑같은 작품을 썼다는 겁니다. 프랑스 작품 '표절'처럼 어렸을 적에 읽어 무의식 속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지만... 하여튼 제가 써서 발표하려는데 우연히 거의 똑같은 작품을 접하고 허걱 했습니다. 물론 제 작품은 폐기했습니다.
그 아이디어가, 미래 어느 날 외계에서 지구와 똑같은 조건의 행성을 발견하고 우주선을 띄우는데 거리가 너무 멀어 백 년 동안 가야합니다. 한번 가면 살아서 다시 지구로 돌아올 수 없죠. 그래서 자원자와 가족 단위로 우주선에 태워 백 년 걸리는 행성으로 보내는데, 백 년 걸려서 이 우주선이 도착하니 충격적인 것이 사람들과 똑같은 종족, 인간들이 기다리고 있다 반기는 겁니다. 어떻게 된 것이냐, 물론 그 사이 과학이 발달해 지구와 새로운 행성을 백 년이 아닌 몇 주만에 오고 가게 된 것이죠. "우리는 수십 년 동안 당신들의 우주선을 찾으려 했지만 못 찾았다, 그래서 우주선이 도착하길 아주 오래도록 기다리고 있었다..."
첫댓글 목요일과 금요일인 내일과 모레, 저는 휴가입니다^^
물론 회사의 휴가이고 집에서는 뭐 그 반대일지도...^^;
아직도 자기 위치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구먼...그냥 수행비서라고 생각하라니까..
인터뷰를 읽고 나서....한국 영화감독들이 '물속'에 판타지를 갖고 있다는 걸 처음으로 알았어요...^^; 장르 쪽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7년의 밤>를 좋게 생각할 수 있지만 순문학 쪽에선 그다지 매력이 없을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지루한 서사가 많았다고 생각하고...하지만 인터뷰에 나온 사람 중 어떤 이는 그것마저도 장점으로 얘기하는군요. 내가 잘못된 건가? 그렇더라도 서사가 지루했다는 건 변하지 않을 것 같은데.....
복수에 대한 지적...모든 것을 가진 자가 루저화 되어가는 전직 야구선수를 상대로, 그리고 또 다른 루저들을 상대로 복수한다는 설정이 "독특"하게 읽히는 심리도 솔직히 이해하지 못하겠고...내가 보기엔 수없이 반복되는 복수의 방법 중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되는데 말이지요...
황모 씨의 글 중 마지막 부분...통한의 눈물을 쏟아내며 억울해하는 황모씨의 모습이 훤히 보이는군요.....^^;
...저작권법 위반...뭐 이런 거에 안 걸리는 건가...??
금산 인삼랜드 휴게실 화장실 안인데...
떠도는 시체는 ebs TV문학관이던가 단막극으로 영상화 되긴 했지만 일본 작가가 봤을 리 없고...
범죄 없는 마을은 시나리오가 영화판에 떠돌았겠지만 7년... 작가가 봤을 것 같지는 않고...
범죄없는 마을 시나리오가 저작권 등록이 되어있는 상태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고 영화판을 떠돌기만 했다면 이건 이름없는 아이입니다. 저작권 소송걸어도 대중에게 발표된 것이 아니라서 내 작품을 표절했다 라고 말할수 없겠네요. 설령 정유정 작가가 봤다고 해도 안봤다고 하면 그만인 상황. 그래서 요즘엔 기획안도 등록하죠. 어디 회사에서 돌다가 아이디어 도용당할까봐. 저작권 등록 몇만원으로 한다고 하더군요.
저작권은 저작권 법처럼 집필하는 순간 발생하긴 하는 것 같은데, 문장이나 세부 묘사를 베끼면 표절이 금방 드러나는데 아이디어를 베낀 작품은 지금까지 표절로 판결된 것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만약 문장이나 세부 묘사가 같다면 저작권 등록 상관 없이 증인만으로도 충분한데, 아이디어 면에서 저작권 등록이 되었든 안 되었든 표절 확정이 어려운 것은 비슷한 아이디어를 누구나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이디어는 저작권 등록이 되었든 아니든 본 적 없다, 내가 생각했다 하면 같은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작권은 유명한가 아닌가는 상관없어요. 언제 발표했는가 하는 점이 관건이지요. 누가 먼저 발표했느냐.
다만 독자들이 유명한 작품을 먼저 알 확률이 높으니 이럴때 일일이 "내가 먼저거든요"라는 댓글을 달아주지 않으면 안되지요. 그럴때 확실한 방법은 나중에 작품을 발표한 사람에게 표절로 저작권 보호 소송을 내세요. 그러면 뒤늦게 아, 저런 작품이 있구나 하고 알아주겠죠. 그래서 작품 발표할때는 좋은 출판사, 매체가 필요한겁니다. 그럴 때 언제 출간되었는지 정도는 정확히 알려줄수 있으니..
<7년의 밤>을 읽으면서...설정이 어디선가 본 것 같다는 생각은 "분명" 했었는데...그게 황모 씨의 작품이었어...^^; 그 소설을 읽은 나도 이런데 안 읽은 사람은 오죽하려고...그냥 참아요, 참아...^-^
나도 비슷하다면 엇비슷한 경험이. 최근 개봉한 영화 <초능력자들> 원작 <염소를 노려보는 사람들>의 내용이,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극의 초능력 부대 개발 음모를 소재로 한 거였는데... 내가 썼던 단편 <용병,K>에서 비슷한 설정이 나옵니다
용병으로 걸프전에 참가했던 어떤 사람이 걸프전에서 돌아온 이후 후각을 잃어버리는. 그런데 어느날 냄새를 맡죠, 그 냄새는 오직 상대의 과거에 관한 것. 그리고 어떤 집단에 끌려갔는데, 그곳은 초능력자만 모여있는 초능력 집단. 이 남자는 용병,K란 이름으로 냄새로 상대의 과거를 알아채는 특수 임무를 부여 받게 된다는.
난 이 단편을 아마 2005,6년 쯤 썼고, <염소를 노려보는 사람들>은 2009년에 출간됐네요. 사실 이 부대가 미국에는 진짜 있다는데, 우리나라에도 있을 것 같지 않나요?
우리나라엔 없을 것 같은데요...그런 창의적인 발상에 설마 돈을 들였겠나 싶어요...
글을 다시 읽다보니 생각나는 것이 있네요.
영화계와 방송계의 핵심 아이디어 표절은 이미 잘 알시다시피 상당히 많습니다.
예전에 저도 서미애 선배와 시트콤 한다고 아이디어 짜고 기획서 만들고 했던 적이 있는데, 그때 우리 아이디어가 다른 팀으로 넘어간 적이 있습니다. 이건 꽤 독특한 아이디어이고 기획서를 본 사람이 만든 것이어서... 우연히 같은 아이디어를 냈다는 건 확률적으로 말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그 아이디어가, 심혜진이 나오고 가수 신해철이 '마왕'으로 나오던 '안녕, 프랜체스카' 그 시트콤에서 시종일관 온몸에 붕대 감고 나와 저게 누구일까 무척 궁금하게 만들다 마지막에 특별출연한 엉뚱한 인기인이 그 연기를 해왔던 것처럼 얼굴을 보인다는 컨셉이었는데... 이게 우리 기획서에 있었고 기획서를 본 같은 사람이 우리가 하려던 시트콤을 다른 팀과 만들었으니 아이디어 표절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죠. 신문기사 등에는 그걸 집필한 작가가 낸 아이디어라고 하지만... '안녕 프란체스카 붕대'로 검색하면 이 아이디어가 이 시트콤에서 어떤 비중을 차지했는지 엄청 많이 나옵니다.
통영 신라모텔 화장실입니다. 마누라가 애교로 값을 깎아서 4만 원짜리...^^;
제가 이런 말을 한 것은, 무명 작품의 비애에 대한 것인지 표절에 대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런 저런 아이디어는 누구나 생각할 수있기 때문에 내 작품 표절이다 하는 것이 더 우스운 것이죠. 전에 추리소설 전문출판사인 명지사의 박명호 사장님이 말씀하시길, 내가 기획하면 꼭 어느 출판사가 나보다 30분 먼저 기획해 먼저 출판했더라, 하셨는데... 그리고 황세연 왈, 추리소설 트릭에 목숨 걸지 마라, 자신만 모를 뿐이지 누군가는 이미 써 먹었고 자신만 모를 뿐 모두 아는 유명한 트릭일 수도 있다...
전에 제가 아는 작가 중에도 김기덕 감독 작품에 낚시에 시체를 꿰어 어쩌고 하던 '섬'이라는 게 있는데, 그게 자기 작품의 표절이라고 해서 소송을 냈고 기사에도 났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볼 때는 그게(무명 작가가 먼저 써먹었다는 광고 효과는 있었지만) 표절은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이, 독특하다 해도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흔한 아이디어이기 때문이죠.
류성희 선배 말씀처럼 저도 지금까지 억울한 경우가 많았는데, 그게 제가 먼저 써놓고도 오히려 다른 작품이 먼저 떠서 표절 같은 오해를 받은 경우인데, 그게 특히 텔레비전에서 방영하거나 영화에서 나오면 소설은 거의 상대가 안 된다는 것이죠.
소설은 최고로 많이 읽어야 100만 부고, 보통 3천 부 팔리는데, 텔레비전은 최소가 수백만 명이 시청을 합니다. 그래서 텔레비전 인기 연속극에서 써먹은 아이디어는 한동안 누구도 다시 써 먹을 수 없고, 그게 누가 최초로 썼든 같은 아이디어가 발표되면 표절이고 모방이고 식상하고... 그래서 누가 먼저 썼든 그 작품의 최초 저작권자는 사람들이 많이 보고 읽은 텔레비전 방송작가나 영화 시나리오 작가가 된다는 이런 이야기인데...
아이디어의 동일성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하자면, 제가 예전에 SF단편도 썼었고 발표도 했었는데, 그 중 하나는 제가 존경하는 전설의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와 거의 똑같은 작품을 썼다는 겁니다. 프랑스 작품 '표절'처럼 어렸을 적에 읽어 무의식 속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지만... 하여튼 제가 써서 발표하려는데 우연히 거의 똑같은 작품을 접하고 허걱 했습니다. 물론 제 작품은 폐기했습니다.
그 아이디어가, 미래 어느 날 외계에서 지구와 똑같은 조건의 행성을 발견하고 우주선을 띄우는데 거리가 너무 멀어 백 년 동안 가야합니다. 한번 가면 살아서 다시 지구로 돌아올 수 없죠. 그래서 자원자와 가족 단위로 우주선에 태워 백 년 걸리는 행성으로 보내는데, 백 년 걸려서 이 우주선이 도착하니 충격적인 것이 사람들과 똑같은 종족, 인간들이 기다리고 있다 반기는 겁니다. 어떻게 된 것이냐, 물론 그 사이 과학이 발달해 지구와 새로운 행성을 백 년이 아닌 몇 주만에 오고 가게 된 것이죠. "우리는 수십 년 동안 당신들의 우주선을 찾으려 했지만 못 찾았다, 그래서 우주선이 도착하길 아주 오래도록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지방 전기는 왜 이리 후진가요. 남쪽 지방 통영 전기로 핸드폰 충전하니 막 오타가 나고 기다리는 전화도 안 오고...
서울 전기 쓰다 지방 전기 쓰려니 후져서 못 쓰겠어요...
무명작가의 비애에 대해 쓴 건지 알아. 하지만 말을 돌린 이유는.. 황세연작가가 무명작가라니..흥! 상위 0.1%가 그런 소리를..
서울 전기도 더워서 헉헉 거리고 있음...
지방 전기가 쬐끔 후지긴 해도 더 맑고 깨끗해서 건강엔 좋을 텐데...아닌가?? 요즘엔 지방 전기도 예전 같지 않나 보군...세상 참..
저작권 문제도 심각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