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 지치고 메말라가는 땅의 향기가 무언가 잃어가고 있다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그 무언가를 찾고 싶은 마음으로 111-1 번에 몸을 맡겼다.
온천장 역 앞 도로 확장 공사로 공사장을 가리는 울타리가 된 벚나무들을 바라보며
수림로를 지나니 산성 터널이다.
이 터널의 선형이 거의 직선형으로 길다 보니 설치했는지 중간 지점의 무지개 형광이 지루함을 들어준다
북구 보건소, 인도네시아 센터에 하차하여 처음으로 화명동 아파트를 둘러보니
90년 대 중반 울산에 근무할 때 51회 선배님이 이 근처 어딘가 처음 아파트 단지에 입주했는데 집들이 가서
술에 취해 잠이 들어 버렸다.
깨어보니 형수님은 술국을 준비하고 있고 선배님은 "남의 집에서 잠도 못 자는 놈이 밥을 먹으려고 하겠나!
집에는 전화해 두었으니 아침은 먹고 가라"라는 말이 생생하게 생각난다. 나는 감사하게도 선배들에게 " 꾸중도 들었지만 보살핌을 많이도 받았다"라고 생각된다.
북정 21 번 버스에 승차하여 호포마을에서 양산천을 건너 물금 역에 내렸다
물금역발 삼랑진행 12:59
삼랑진역
추모공원에서
무궁화호에서
차창 안으로 스며드는 햇살 아래, 낙동강의 물길이 조용히 흐르고 있다.
강물은 갖가지 사람들의 이야기를 품고 있는 듯, 과거와 현재의 지혜를 모은
물결은 부드럽게 일렁인다
한 사람의 발자국에서 시작된 수많은 기억들을 떠오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