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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여행=엄보완 기자]스페이스22는 2025년 마지막 기획전시로 한경호 개인전: "Wave on wave"를 2025년 12월 17일(수)부터 2026년 1월 6일(화)까지 개최한다.
"Wave on wave" 연작은 작가가 2023년 가파도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에 머물며 시작하여 2024년 project_W299 개인전에서 발표했고, 이번 전시를 통해 그 두 번째 장을 선보인다. 제목 "Wave on wave"는 섬의 이름 ‘가파도’를 풀어쓴 것 이면서, 작가가 세상을 보는 방법을 표현하는 말이기도 하다.
한경호 개인전: "Wave on wave"전시 알림 포스터
작가는 바다를 심미적이고 정서적으로 접근하기 보다, 온전히 그 조형성에 집중한다. 온종일 일렁이는 파도를 보며 하루를 보냈다는 작가는 점차 파도에서 빛과 색, 형상 그리고 그 변화와 움직임 뿐 아니라 그것들이 일어나는 공간과 시간을 보게 되었고, 이 감각을 사진으로 옮겼다.
건축을 전공한 작가는 구조적인 관점에서 ‘어떻게 입체공간을 화면(画面)으로 옮길 것인가’라는 회화적 과제를 사진적인 실험으로 확장했다. 한경호의 작업은 파도가 밀려오는 움직임을 연속적으로 촬영하여 한 화면에 중첩시키는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그 결과 사진은 파도의 흰 포말과 함께 검은 바다와 돌이 한꺼번에 화면을 압도하는 층위를 이루는데, 이는 단일한 순간을 정지시키는 사진의 시간성을 넘어, 시간의 이동은 물론 미세하게 다른 공간을 하나의 화면, 즉 동일한 시공간에 올려 놓으려는 시도이다.
Wave on wave, tide 2 2023/2025 한지에 피그먼트프린트 140 x 186cm의 이미지를 150 x 213.5cm의 한지에 프린트 한 것 2점
폭 2~4미터에 이르는 대형 프린트와 이면화 구성을 통한 시점의 분산, 그리고 중첩을 통해 생겨나는 섬세한 질감으로 통해 한경호의 사진은 선명한 촛점으로 사실성을 추구하는 일반적인 사진보다 더욱 생생하게 바다의 감각을 일깨운다.
Wave on wave, spume 2023/2025 한지에 피그먼트프린트 140 x 186cm의 이미지를 150 x 213.5 cm의 한지에 프린트 한 것 2점
<작가 노트>
한경호 작가
"Wave on wave"는 파도를 다룬 사진 연작이다. 그러나 나는 파도의 드라마틱함을 사로잡거나 알려지거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추적 하려는 것이 아니다. 바닷물이 나를 향해 달려오고, 이것이 바위에 부딪혀 부서진다. 부서진 물보라가 공중으로 흩어지고, 다시 바위로 쏟아져 내립니다. 그렇게 파도의 사이클이 한번 끝난다.
파도가 부서지는 순간은 형상이 생기는 순간이다. 부서지지 않으면 형상이 생기지 않는다. 형태적인 측면에서 거대한 면을 이루었던 바다가 무수한 점으로 바뀌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검푸른 색이 하얀색으로 변하는 순간이기도 하다.공중으로 퍼진 물보라는 다시 바위로 쏟아진다. 그러면서 바위의 골로 바닷물이 흘러들어 비로소 형태가 드러난다. 파도가 치지않으면 바위도 잘 보이지 않는다.
Wave on wave, no.8016 2023/2025 한지에 피그먼트프린트 105 x 104cm의 이미지를 150 x 213.5 cm의 한지에 프린트
중요한 것은 파도가 ‘밀려온다‘는 것이다. 파도를 마주보면 한 평면에서 일어나는 일 같지만 옆에서 보면 나와 점점 거리를 좁혀오면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공간을 이동한다는 것은 시간차를 두고 일어난다는 뜻이다. 레이어들이 있는 것이다,
파도에는.일련의 과정들이 짧은 시간에 일어나기 때문에 우리는 파도를 순간으로 기억하기도 하면서 동시에 시간의 흐름으로 기억한다. 순간인 동시에 늘어진 시간이기도 하다. 단일한 한 장의 사진으로는 이런 것들을 표현할 수 없었다. 카메라의 렌즈는 공간을 평평하게 보이게 하고, 셔터는 시간을 측정하여 기록하기 때문이다. 한 장의 사진은 우리의 눈보다 아주 짧은 순간 이거나, 아니면 아주 긴 시간이다. 어느 한 순간만 남거나, 아니면 모든 형상을 잃어버린 장면이 남는다.
Wave on wave, no.8005 2023/2025 한지에 피그먼트프린트 105 x 104cm의 이미지를 150 x 213.5 cm의 한지에 프린트
그래서 나는 연속하여 찍은 사진들을 중첩하는 방법을 생각했다. 이렇게 했더니 파도의 형상과 바위의 형상이 함께 보이고, 흩어진 점들과 쏟아진 물줄기가 동시에 드러났다. 바다의 표면도 겹쳐진 효과로 인해 어떤 질감처럼 보이기도 하였다. 이것은 조금 먼 곳과 조금 가까운 곳, 조금 전의 것과 조금 나중의 것을 한 화면에 올리는 일이다. 결과적으로 이 방식은 각기 다른 공간과 시간을 동일한 시공간에 올려놓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경호, Wave on wave, albedo, 한지에 피그먼트프린트, 2023/2025 140 x 186cm의 이미지를 150 x 213.5 cm의 한지 위에 프린트 한 것 2점
연작의 제목 "Wave on wave"는 한국의 한 섬의 이름을 은유적으로 풀어쓴 말이다. 파도 그 자체를 표현하는 말이면서 내가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이기도 하며, 또한 작업의 방식을 드러내는 단어이다.-한경호
한경호는 사진가이자 공학박사로 서울에서 태어났다. 한경호는 한국에서 건축을 공부했다. 박사학위 취득 후 러시아의 국립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현재 일본 홋카이도를 거점으로 활동 중이다.
한경호는 눈으로 보는 것과 사진으로 기록되는 것 사이의 간극에 주목한다. 어떤 대상이나 장면에는 그것들이 그렇게 보이는 방식이 있다는 관점으로 부터, 지각경험을 표현하기 위한 ‘보는 법’과 ‘화면의 구성방식’을 탐구한다.
Wave on wave, tide 1 2023/2025 한지에 피그먼트프린트 140 x 186cm의 이미지를 150 x 213.5 cm의 한지에 프린트 한 것 2점
<개인전>
2024 Wave on wave, project_W299, 서울, 한국
2023 North Context, Higashikawa Bunka Gallery (東川町文化ギャラリー), 홋카이도, 일본
2020 White for white, K’s Gallery, 홋카이도, 일본
<그룹전>
2024 바람이 시작되는 섬, 가파도, 금호미술관, 서울, 한국
2023 가파도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 오픈스튜디오, 가파도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 갤러리, 서귀포, 한국
2023 To North, Decameron Gallery, 도쿄, 일본
<수상>
2023 2nd Place in Fine art: Abstract, ND Photo Award
2021 Takashi Hommma Prize, Tokyo Frontline Photo Award
<레지던시>
2023 가파도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 제주문화예술재단, 서귀포, 한국
<출판>
2024 숲 이야기, 미술관 학교: 현대미술관 별별 교과서, 성북구립미술관, 서울, 한국 (이소요 공저)
Wave on wave, no.9376/no.9383 2023/2025, 한지에 피그먼트프린트 105 x 104cm의 이미지를 150 x 213.5 cm의 한지에 프린트 한 것 2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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