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봄 =김소월=◈
봄날이 오리라고 생각하면서
쓸쓸한 긴 겨울을 지나보내라.
오늘 보니 백양의 뻗은 가지에
전에 없이 흰 새가 앉아 울어라.
그러나 눈이 깔린 두던 밑에는
그늘이냐 안개냐 아지랑이냐.
마을들은 곳곳이 움직임 없이
저편 하늘 아래서 평화롭건만.
새들게 지껄이는 까치의 무리.
바다를 바라보며 우는 까마귀.
어디로써 오는지 종경 소리는
젊은 아기 나가는 조목 일러라.
보라 때에 길손도 머뭇거리며
지향 없이 갈 발이 곳을 몰라라.
사무치는 눈물은 끝이 없어도
하늘을 쳐다보는 살음의 기쁨.
저마다 외로움의 깊은 근심이
오도 가도 못하는 망상거림에
오늘은 사람마다 님을 여이고
곳을 잡지 못하는 설움일러라.
오기를 기다리는 봄의 소리는
때로 여윈 손끝을 울릴지라도
수풀 밑에 서러운 머리칼들은
걸음 걸음 괴로이 발에 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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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는 봄의 발목은 꽃샘추위가 잡아 연착은 해도 먼저와서 기다리는
꽃들의 아우성은 잡지 못했나봅니다
좋은시 추천합니다
시인님 ! 감사합니다
'하늘을 쳐다 보는 살음의 기쁨'
머물다 갑니다
건강하시고 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좋은시 잘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좋은글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