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출처-유용원의 군사세계 part 1 에서 이어집니다.
결국 신 냉전 체제로 돌입하는가? 구 소련 붕괴 이래 15년만인 지난 8월 17일, 러시아는 전략폭격기에 의한 전략초계비행을 재개한다고 선언했다. 동유럽에의 미사일방어(MD) 구축과 구 동구권 국가들의 NATO 편입 등으로 미·러 양국의 안보적 대립이 격화되는 가운데 재개된 러시아 폭격기들의 전략초계비행은 이제 양국을 신(新) 냉전 체제로 끌어가고 있다.
<알래스카 엘멘도르프(Elmendorf) 기지 소속의 F-15C가 전략초계 중인 Tu-95MS를 추적감시하고 있다. 러시아가 전략폭격기에 의한 전략초계비행을 지난 8월 17일 재개함으로써 사실상 미국에 ‘신 냉전’을 선포한 것과 다름없다는 평가다.>
시간훈련 지역훈련 내용2000년 4월카스피 해·흑해 전선항공(FA) 전술기들과의 합동훈련2001년 2월태평양총참모본부 지휘참모훈련 2002년 2월카스피해 제37전략항공군 통합 기동·순항 미사일 발사훈련2002년 2월모스크바 일대전략항공군·방공군 통합 방어훈련2002년 4월러시아 전역대규모 전략폭격기 통합 기동·순항미사일 발사훈련2002년 10월볼가강 ~ 북극해전략 핵 순항미사일 공격훈련2003년 8월오호츠크해·베링 해~동해국방장관 주관 3군 합동훈련2004년 2월러시아 북부 전역전략 핵 순항미사일 공격훈련2004년 4월러시아 서부 · CIS 전역CIS(독립국가연합) 통합 방공훈련2004년 4월러시아 극동 일대제37전략항공군 통합 기동·순항 미사일 발사훈련2005년 3월러시아 서부 일대제37전략항공군 통합 기동·순항미사일 발사훈련2005년 8월북해·북극해~베링해푸틴 대통령 주관 공·해군 합동기동훈련2006년 4월러시아 서부 일대대규모 순항미사일 발사훈련2006년 8월러시아 북부 일대대규모 순항미사일 발사훈련2006년 9월북극해~태평양제37전략항공군 통합 기동·순항 미사일 발사훈련대규모 훈련의 연속 거의 답보상태에 있던 러시아 폭격기 전력의 회복은 2000년부터 러시아가 실시했던 일련의 대규모 훈련들의 모습에서 더욱 확연하게 확인된다. 위 표에서 보듯 2000년을 기하여 실시된 각종 훈련들은 A-50 메인스테이(Mainstay)와 공중통제와 Il-78 마이다스(Midas)공중급유기의 지원 아래 하나같이 10여기 이상의 Tu-160, Tu-95MS, Tu-22M3 등 2개 기종 이상이 혼성 참가한 대규모 훈련이었다. 또한 전선항공(FA) 소속의 각종 전술기들과 연계하거나 전략 로케트군· 해군 등 타 군과의 합동훈련의 중요성도 점차 강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AS-4 키친(Kitchen) 미사일을 장착하고 비행중인 Tu-22M3 백파이어(Backfire) 폭격기. 핵순항 미사일 탑재가 불가능하므로 전략초계비행 임무에서 제외되긴 했지만, Tu-22M3은 공대함·공대지 버전의 AS-4를 최대 3기까지 혼용탑재·발사할 수 있고 기체 수 또한 140여기라는 대량으로 운용되고 있어 재래전에서 강력한 전력을 구축하고 있다.>
한편 2006년에 중국과 최초로 벌였던 연합훈련과 2007년 상하이 협력기구(SCO) 가입국(러시아, 중국, 카자흐스탄, 키르기즈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이상 6개국) 간 연합훈련인 '평화사명 2007'은 주변국과 미국을 불편하게 할 만큼 공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러시아의 대규모 훈련의 전형이다. 2년 전인 2005년에도 러시아는 상하이 협력기구 최초훈련으로서 ‘평화사명 2005' 훈련을 실시한 바 있는데, 대테러리즘 성격의 훈련이라는 최초의 명분과는 달리 연합 상륙작전을 실시하는 등 엄청난 규모로 치러져 비판을 받은 바 있다.
<Tu-95MS 베어 폭격기를 추적하고 있는 영국 공군의 타이푼(Typhoon) 전투기. 냉전이 종식된 오늘날에 이르러 러시아 폭격기의 전략초계비행에 대한 서구 전투기의 추적 장면이 연출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제 이러한 장면은 매우 빈번하게 일어나게 될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두 기체간의 개발 간격은 무려 50여년이나 차이가 난다는 것으로 실로 시대의 초월한 만남이 아닐 수 없다.>
전략초계비행 재개 최근 중국의 폭발적인 군사력 증강에 따라 미국이 최대 잠재적국으로 중국을 지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오히려 이는 반대급부로 러시아에게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을 것이다. 몇 년 전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 러시아 국민들은 러시아연방국 창설 초기 극심한 경제난과 민주주의 정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냉전시절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소련의 대외적 위상에 향수를 느낀다고 조사된 바 있다. 그러한 국민적 향수를 반영하듯 러시아의 국력이 회복세로 돌아선 2000년부터 최근까지 러시아의 대외적 행보는 그야말로 냉전시대로 회귀하는 모습 그 자체이다. “나는 8월 17일 자정을 기하여 냉전 붕괴 이래 중지되었던 러시아 전략폭격기에 의한 항구적 전략초계비행임무를 재개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14대의 전략폭격기와 지원기, 공중급유기를 포함 20대로 이루어진 전술기들이 전개되었으며, 그들의 전투임무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8월 17일은 8월 9일부터 시작되었던 평화사명 2007 훈련의 마지막 날이었다. 이날 푸틴이 전략초계비행 재개를 골자로 한 성명을 발표함으로써 평화사명 2007은 더 이상 단순한 연합 훈련이 아닌, 훈련을 위장한 전략초계비행의 사전 예행연습으로 봐야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리고 넓은 의미로서 러시아의 전략초개비행 재개는 신 냉전체제 구축의 ****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7월 18일 있었던 Tu-95MS 베어 폭격기와 영국 토네이도 전투기가 조우할 당시의 사진이다. 사진에서 보듯 토네이도 전투기들은 무장조차도 하지 않은 상태이며, 그만큼 베어 폭격기가 15년 전에 소련붕괴와 함께 끝난 줄만 알았던 전략초계비행을 재개하고 있으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 것이었다.>
8월 한 달간에는 무려 여섯 번의 대규모 훈련이 단행되었다. 제37전략항공군 예하 6개 연대 30여기에 달하는 폭격기들이 동시에 참가하여 대규모 기동 및 순항미사일 발사훈련을 실시했다. 이 훈련들은 북극해와 대서양, 태평양 등 주요 대양 일대의 공해상에서 실시되어, 나토 전투기들과 자주 조우하여 추적감시를 받는 등 그 규모는 사상 최대를 이루며 절정을 이루었다. <에어쇼에서 함께 지상 전시된 B-52와 Tu-95. 미·러 냉전대결 구도의 상징과도 같았던 양 폭격기를 한자리에서 본다는 것은 탈냉전 시대의 상징과도 같은 모습이었지만, 최근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오히려 신 냉전기에 접어든 양국의 대립과 갈등을 상징하는 모습으로 변해버린 느낌이다.>
신 냉전 속으로 미국이 러시아의 강력한 반발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MD 구축을 강행하고 있는 만큼 그에 따른 미국·NATO 회원국들과 러시아의 안보적 대립도 더욱 첨예해지고 있는 추세이다. 러시아는 전략핵전력 증강 및 전략초계비행 재개, NATO에 대항할 지역적 안보협력체 성격의 CIS 평화유지군(2006년 6월에 창설된 준 군사동맹 연합군으로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키즈스탄, 벨로루시, 아르메니아, 타지키스탄 등 6개 국으로 구성되어 있음)과 상하이 협력기구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연합·합동 훈련, 중국과의 군사적 협력 증진 등 공세적인 안보태세의 강도를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공대지 순항미사일 KD-63을 지상요원들이 H-6에 탑재할 준비를 하고 있다. 러시아의 전략초계비행 재개는 중국입장에서도 결코 반길만한 행보는 아니다. 최근 러시아와의 우호관계를 증진시키고는 있지만, 어쨌거나 궁극적으로는 중국 자신의 군사적 팽창에 따라 러시아와 대립할 수밖에 없는 지정학적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전략초계비행 재개에 따라 중국의 H-6 폭격기의 전략적 운용에 어떤 변화가 가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러시아의 전략초계비행 재개는 러시아 전략 폭격기 전력에 비약적인 진보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전략초계비행을 재개함으로써 러시아 공군에서는 소련 붕괴 이후 너무도 오랫동안 지상에 발묶여왔던 치욕의 역사를 씻고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되었다는 환희에 차 있다. 또한 실추된 안보적, 정치적 영향력 확대의 주역으로서의 자부심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폭격기들의 가동률을 높이고 비행시간을 극대화하여 조종사들의 기량을 끌어올릴 수 있다. 무엇보다도 전략초계비행은 훈련이 아니라 푸틴이 ‘전투임무’라고 언급한 바대로 실전적 비행이다. 실전적 감각을 유지한 상태에서 비행이 가능한 만큼 미국 폭격기들에 비해 실전 참가가 전무하다시피 한 Tu-160, Tu-95MS의 실전운용감각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끝>
part 3 러시아 폭격기 전력의 미래 Part 3. 투폴레프 Tu-95MSM '베어 H' 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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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PLAMODEL & WAR 원문보기 글쓴이: SHER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