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가 아름다운 6월의 첫 날, 아침이 열렸습니다.
이른 봄,
땅이 다 녹기도전에 심을 씨앗들을 챙기며 어떤것을 먼저 심어야 하고 어느 곳에 심어야 할까하며 설렘이 가득했었지요. 그런데 어느새 6월, 밭은 심은 작물들로 거의 꽉 차 있고 조금 남은 여분에 밭엔 키우고 있는 모종들을 옮겨 줄 것이니 빈 자리가 거의 없는 것이지요.
대부분은 잘 자라기도 하지만 올해는 유난히 야생동물들의 공격이 많습니다. 아직 잔설이 내리던 초봄, 마늘 덮은 부직포에서 신나게 놀던 수달이 씨앗을 뿌린 밭을 헤집는 통에 맘이 상하기를 여러번 했고요. 까치들과 닭둘기 부부의 공격으로 땅콩밭이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강낭콩과 완두콩도 잘 자라 주었고 싹을 내서 심고 있는 고구마도 자리를 잘 잡고 있어요. 조금 남은 두둑에 몇 번 더 싹을 내서 심으려 합니다. 아버지께서 좋아하셔서 많이 심은 감자도 무럭무럭 크고 있고요.
씨앗 뿌리는 재미에 시기를 잘 못 잡아 웃자람이 심한 이유를 알아가며 농사라는 것이 부지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배워갑니다.
아직도 신기한 것은 씨앗을 넣고 싹이 나는 것이예요. 너무도 당연한 것이 아직도 신기한 초보 농부는 수다쟁이로 삽니다. 아마도 이건 저의 습관인것 같아요. 풀들에게 나무에게 그리고 씨앗들에게도 말을 거는 것이요. 정이 많으시던 어머니 닮아서인 것 같기도 하고요.
생각해 보면 이런 말을 하는 것이지요.
아기씨, 잘 자라 주세요~
이제 깨어야 해요~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감자 아줌니, 잘 잤나요?
하양꽃이 폈군요, 하얀 감자네요.
아하, 분홍꽃 분홍감자를 안고 있군요~
자주 완두콩꽃을 만나다니~와아! 진짜 이뻐요.^^
온 밭을 돌아다니며 수다를 떨다보면 할 일이 눈에 뜁니다. 계획성 있게 일을 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 손을 달라고 하는 곳에서 일을 합니다. 북을 주기도 하고 순을 치기도 하고 혹은 풀을 베거나 뽑거나는 하는 것이지요. 풀을 베다가도 하늘도 보고 구름도 보고 조그만 소리로 좋아하는 동요를 부르기도 합니다.
6월에는 수확할 작물들이 있어서 또 손이 바쁘겠죠? 벌써 완두콩을 따서 밥에 얹어 먹었어요. 아주 맛나서 과식을 하게 하는 매력덩어리랍니다. 스무날쯤 있으면 감자도 캐고 마늘도 뽑아야 할 겁니다. 그 자리에는 참깨 모종을 심을 거고요.
어쩌다보니 초하루 꽂편지가 농사 이야기만 하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농사일이 재미있는 탓이겠지요. 바랑재 들꽃의 모든 꽃님들, 6월에도 빛나게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주이님의 토끼풀.^^
첫댓글
하얀꽃 피면 하얀감자
파보나 마나
하얀감자
자주꽃 피면 자주감자
파보나 마나
자주감자
어릴때 부르던 노래가 생각납니다 ㅎㅎㅎ
감자꽃 피는 유월의 첫날
밭에 돌아다니며 콧노래를 부르실 캔디님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아마 소녀같으실듯 ㅎㅎㅎ
그런 노래가 있었군요~
들어보고 싶어요.
감자 깰 때 농촌 체험하러 오신다면
두 팔 벌려 환영합니다.
신이 나서 제가 부르는 노래는
퐁당퐁당
따르릉 따르릉
섬집아기~뭐…그런 노래를 한답디다.
감사합니다.
별 내용도 없는데
읽어 주시고 이리 예쁜 댓글도 달아 주셔서요.^^
벌써 6월?
세월이 어찌 이리도 빠른지요?
초보 농사꾼이라도 어찌 이리도 농사까지 잘 지으시는지요?
만능이신 캔디님 모두가 부럽습니다
손끝도 야무지신 캔디님 뭐는 못하실까?
내편과 양평에서 알콩달콩 깨를 볶아되니 고소한 냄새가 예까지 전해지니 코가 벌름거립니다
빨간 앵두를 보니
입에 침이 확~~고이네요
그러게요~벌써 6월!
초보라 그냥 하는거지요.
유튭 정보도 보고
외숙모께 여쭤 보기도 하고요~
앵두 따 드시러 오세요.
션한 열무김치에 국수 말아 드릴게요.
늘 감사합니다.^^
@캔디(양평,독골길)
캔디님?
서울 놉해서 진짜로 가볼건디요?
성냥 한각 사가꼬
가볼까요?
전 운전도
못하구요 쟈철은 공짜라유 ㅎㅎ
캔디님의 모습과 행동을 익히 알고 있으니 글을 읽는동안 바로 옆에서 재잘재잘 이야기 해주는것 같습니다.
세상을 소중하고 아름답게 보며 행복해하는 캔디님
유월을 두 팔벌려 안게 하시는군요.
고맙습니다.
예쁨받는 농작물들
수확의 기쁨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ㅎㅎㅎ
언니, 나이 든 캔디의 모습은 상상이 가시나요? 머리는 허옇게 쉔는데 말투는 예전과 같아서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네요.
목소리가 제일 안 늙나봐요.
완두콩 따러 오세요.
6월20일까지는 매일 따야 합니다~
완두콩이 슈퍼푸드라고
그러네욤.^^
벌써 새달이군요.
캔디 님의 일상이 눈에 환히 보이는 듯합니다.
맞아요. 농사는 부지런만 해서도 안 된다는 걸 해가 가면서 깨닫게 되지요.
그래도 부지런한 캔디 님은 이것저것 거둘 게 참 많네요.
무엇보다도 녀석들과 얘기를 나누며 즐겁게 흙놀이를 하고 계시니 마냥 부럽습니다.
한 달이 금방 가네요.
쌤, 다시 시작된 잡초들과의 줄다리기로
하루가 짧습니다.
그래도
간간히 수확의 즐거움도 있으니
할만한 시골살이네요.
옥수수에 추비를 줬는데
금방 딸 수 있겠지요~^^
친정오빠가 머윗대랑 부추랑 한상자 보내줘서
오이소박이 담는 중인데
속이 많이 남아 오이를 더 사와서 절여놓구요^^*
머윗대 껍질까서 살짝 데친 후 들깨 넣어 볶음 해놓구요.
보내주신 정성이 고마워 알뜰히 손질해서 먹으렵니다.^^
저절로 되어지는 일은 없을진대
수고하고 애쓰신 보람이 결실을 맺어 벌써 먹을 수 있군요.
일을 힘들다 하지 않으시니 결실도 알차구요.
식물들과 대화하며 즐기는 캔디 님^^
멋져요.^^*
나영님이 귀한 줄 알아주니
오라버니께서 보내시면서 행복하셨을 거예요.
머윗대 들깨볶음은 맛나고 건강에 좋고요.
내 힘만으로는 안되는것이 농사라는 것을
해 볼수록 알게 됩니다.
그래도
밭에 있을때가 젤로 기쁘네요.^^
며칠전 지인이 감자 쪄서 좀 줬는데 엄청 맛이 있더라구요
캔디님 감자는 정성한스푼에 사랑한스푼추가해서 기르니
더 맛있겠죠
친정오빠 귀농해서 밭농사 쪼끔 짓는데 고라니와
새들때문에 남아나는게 없다고 그러시던데
노동력에 비해 결과물이 적으니 속상하도라구요
벌써 햇감자가 나왔군요~
저도
감자가 궁금해서
캐 보고 싶지만 꾹 참고 있답니다.
예, 전깃줄에 앉아 있는
닭둘기랑 까치만 봐도
예민해 집니다.
그려려니 해야는데
잘 안되지욤 ㅎ.
근데 이길수가 없는 게임 같아요.
감사합니다~
유월의 편지를 읽으며 캔디님의 농사지으며 사는 모습이 이뻐 맘이 흐뭇합니다.
깍쟁이같은 멋쟁이가 흙 속에서 또 열심히 사는 모습은 누가 봐도 칭찬할만 합니다.
대전수목원 모임에서 단체로 뛰어 오르던 사진 속의 캔디님을 보면 누가 농사지을거라 생각하겠노~
잘 살아 줘서 고맙고 옛어머니들의 손맛을 지켜줘서 또 고맙고~~
건강하세요! 그리고 늘 행복하세요!!
ㅎㅎㅎ, 그런데 왜 성탄목님 댓글을
읽는데 눈물이 핑~도는 것일까요~
저도 언니를 뚜렷히 기억해요.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봐 주시고
손이 참 따뜻했던 그 날,
새벽에 밭 일 하면서 생각했어요.
나의 나들이 감사하다고
이만하면 행복하다고
여전히 고운 맘으로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유월 초하루 꽃편지생각이 이제야 났어요.
그날이 그날인데도
늘 할 일은 쌓여있네요.
초하루편지를 바람재에 올리고, 댓글이 달리고,
댓글의 댓글을 달 때의 기쁨이 어젯일 처럼 생생하네요.
캔디님 농사 지으랴, 바람재메일 쓰랴 눈코뜰새 없이 바쁠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무엇보다 식물들과 대화하며 정성과 사랑을 다하는 모습이 감동입니다.
건강하고 즐겁게 씩씩하게, 아리아리~♡♡♡
별꽃님의 초하루 꽃편지는
유명하지요.
그 깊음과 진지함은 감히 흉내도 못 낼 것이고요. 별 공부 없이 고민없이 가벼히 올리는 편지라서……
허나 곱게 봐 주시고
격려해 주니니
씩씩하게 올립니다.
초록이들과의 수다가 삶에 활력이네요.
더 좋은 대화 상대는 없을 듯~해요.
늘~감사합니다.
아리아리~~~
아름다운 농사 얘기를 이제서야....
싹이 나는 신기함
꽃을 피우는 기특함
열매를 맺는 대견함
이런 나날들을 그대로 기록해 주시는 열정
참 고맙고 감사합니다.
오랫동안 건강하시고 행복하셔야 합니다.
♡
눈을 뜨기도 전에
밭에서 잔 초록이들 생각으로
잠이 깨는 걸 감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생에 저녁같은 시간을
씨앗을 넣고 싹이 트는
꽃이 지고 피는
열매가 익어가는 속에 함께 하며
산다는게 행운이기도 하고요.
안개 가득 내려 앉은 포근한 새벽을 바라보며
참 고맙고 감사하단 인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