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謙齋) 정선(鄭敾) (1676-1759), 겸재가 태어난 곳은 종로구 청운동 일대입니다. 이후 옥인동 20번지 부근 인왕 곡으로 이사하여 51세에서부터 세상을 뜰 때까지 그곳에서 살며 북악산과 인왕산을 아울러 장동(壯洞) 일대 풍경을 그렸습니다. 우리나라 회화사상 가장 위대한 업적을 남긴 대화가 겸재(謙齋), 조선 성리 철학의 학통을 이은 성리학자 겸재는 산천 주유를 즐기며 철학과 사상이 담긴 그림을 남겼습니다. 음양의 원리로 자연 만물이 이루어져 있듯이 겸재가 그린 그림 곳곳에 암산과 토산이 조화를 이루며 어우러집니다. 특히 경복궁의 병풍처럼 멋스럽게 서 있는 북악산 또는 백악산이라 불리며 거북이 목을 내밀고 있는 바위산은 서울의 북쪽을 지키는 현무입니다. 그리고 혜화문에서부터 치받아 오르는 성곽은 백악산과 어울려 멋진 풍광을 연출하고 있는 곳입니다. 한양성곽은 총 18km 로서 약 6km는 빌딩, 도로 등으로 사라져 남은 거리는 12km에 불과합니다. 태조 이성계 때 축성되기 시작한 성곽은 세종 때 한차례 정비된 후 숙종 때 대대적으로 재정비를 하여 오늘날에 이르다 최근 들어 서울시 성곽 복원 사업 정책에 의하여 새롭게 정비되었습니다. 아직도 완벽하게 남아 있는 성곽은 창의문에서 인왕산 구간과 숙정문 구간으로 여러 차례 축성 당시 인왕산 구간은 동북면 장정들이 징집되어 축성하였고 강원도 장정들이 동원되어 축성한 성곽은 바로 숙정문에서 창의문 구간인 즉 백악산 구간입니다. 이 길을 걷다 보면 축성 당시 감독자, 기술자 등 실명제로 하여 축성 후 축성 관련자 지위와 이름을 축조 성곽에 새겨 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백악산 정상에 서서 조망을 해 보면 4대 문 안 도심을 물론 사대문을 중심으로 성 밖 십리까지 도성 관리 권역권으로 지정한 곳까지도 상세하게 조망할 수 있습니다.
손주와 여수 여행을 다녀온 다음날 여독이 풀리기 전 아주 오랜 시간 함께 산악운동을 해 온 악우들의 소환이 있어 어쩔 수 없이 가이드로 불려 나가 백악산 일대를 걷고 왔습니다. 신록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생명의 신비를 고스란히 마음에 담고 돌아와 아 지금도 연둣빛 그늘에 취해 있을 정도입니다. 백악산 출입금지 지역이었던 삼청공원 방향이 풀려 어느 날 혼자 찾아 걷다 돌아오면서 봄에 대한 찬미의 끈을 조여 놓고 다시 여수 여행을 보낸 후 소환되어 백악산을 가보니 신록은 농익어 있었습니다.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 조우, 새마을 버스를 타고 삼청동 안부까지 이동하자는 일행들에 강권을 물리쳤습니다. 늦은 봄날 걷기에 얼마나 좋은 길인데... 꿈꾸듯 걷는 길을 포기할 수 없어 아무 말 없이 슬쩍 걷기 시작하였습니다. 경복궁 돌담길 따라 걸어 팔판동 횡단보도를 건너 들어 선 골목길, 그 길에는 맛있는 샌드위치, 햄버거, 김밥을 파는 집이 있습니다. 달랑 물 한 병만 들고 나온 주제라 점심용 김밥 몇 줄을 샀습니다. 맛있는 김밥 특유의 냄새가 풀풀 거리는 김밥을 다시 에어백에 다시 넣고 잠근 후 길을 건너 총리 관저 앞을 지나 삼청 공원 테니스 장 계곡으로 올라 붙었습니다.
개방하면서 만들어 놓은 데크 길입니다. 저 앞끝에서 데크를 내려서면 횡단보도가 나옵니다. 신호를 기다렸다가 길을 건너가면,
평상 시 지나치다 보면 철 문이 굳게 잠겨 있던 곳인데 54년 만에 개방 후 활짝 열려 있습니다.
새로 연결시켜 놓은 데크길 오른 후 다시 내려서서 횡단보도 신호등을 기다리다 청색 불이 켜지자 건너 삼청공원 안내소로 접근하여 입산 준비를 끝냈습니다. 인원을 확인 후 출입관리소로 접근해 입산 표찰을 받은 후 지하철 승차할 때 카드를 확인해 주는 것처럼 통과 후 입산을 완료하였습니다. 표찰은 자신 원하는 출구에서 다시 확인 절차 후 대기하고 있는 직원에게 반납하면 백악산 내부 일정은 완료되는 것입니다. 단 종료 시까지 패찰은 외부에서 잘 보이도록 목에 걸고 다니셔야 관리자들에게 지적을 당하지 않습니다. 사소한 문제 같지만 군사보호지역이며 엄중하게 관리되어야 할 부분이 많은 지역임을 감안한다면 분명 내규에 따라야 합니다. 음식, 주류 등은 통제되는 곳입니다. 참고하셔야 합니다.
입산 절차 완료 후 잠시 오르다 보면 첫 장의자 있는 간이 휴식처가 나옵니다. 이 지점에서 행장을 다시 수습하고 걷기 편한 복장과 스틱 등을 준비하면 좋습니다. 이후부터는 걷기에 적당한 길과 나무 계단이 이어집니다. 그렇게 30여분 오르다 보면 갈림 길이 나옵니다. 처음 갈림길은 계곡에서 좌 측 길은 정상으로 가는 오름 능선 길로 가는 길이고 곧장 가는 길은 근무자들이 순찰 디니 던 길로서 새로 개방된 길입니다. 그렇게 다시 20분 오르면 중턱에 다시 갈림 길이 나옵니다.
사진은 대통령 부부가 깔고 앉았다고 씨글법석 했던 법흥사 터입니다. 그것은 그렇고...
좌 측 길은 곧장 정상으로 가늘 길 우측 길은 숙정문으로 가 성곽을 끼고 말바위를 지나 와룡공원으로 나가는 길로 갈 수도 있고 숙정문으로 나가 표찰을 반납 후 성북동을 내려다 보며 아름다운 숲 길을 한 참을 걷다 보면 와룡공원에 당도하게 됩니다. 이곳에 잘 정비된 화장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곳에서 감사원까지 도로변에 만들어 놓은 나무데크 길을 이용하여 북촌까지 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북촌에 들어서서 줄곧 아래로 걸어 내려가면 가회동 성당, 그리고 헌법재판소를 지나 길을 건너 종로 경찰서 옆 골목으로 빠져나가면 바로 인사동 골목길입니다. 교보빌딩 앞에서 출발하여 인사동에 도착하면 약 13,500 보를 걷게 됩니다. 점심을 챙기는 시간, 휴식시간 등을 적당하게 챙기면 힘든 것을 모르고 걷기 좋은 길입니다.
서울 도심의 풍경이 소나무 사이로 멋진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아름다운 열린 공간이지요. 이러한 모습을 공유하려는 마음에서 걸음 여행 도반들을 초대하려 합니다. 지금 날자와 시간을 궁리하고 있습니다. 정해지는 대로 올려놓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