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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수무선정국궁교실 원문보기 글쓴이: 竹農 이화성
오줌도 안 누려던 땅
5월 16일 2대에 작대가 접수되었기에 하루 전날 휴가를 얻어 호반의 도시 春川을 향해 출발하면서
유림정 권봉열 접장의 합류 때문에 광양에 들러 정어리 쌈으로 점심을 먹고 1시에 출발하였다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호법에서 원주를 거쳐 춘천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 40분경
이 날 중,고등부 대회가 끝나고 9대 정도 재작대를 했기에 빨리 끝났다고 한산했다
도중에 윤명궁님의 전화를 받았지만 심판님들의 식사 때문에 그 곳에 안계셨고 우린 활을 얹는 궁방으로 향했다
지난 번 여수대회 때 부산체육회 소속의 선수 4명이 무선정에 들러 습사를 하는데 모두들 감탄하듯
활솜씨를 지켜보았고 그 중 본정이 호반정인 이송해명궁님께 호반정 특성을 물어보니
"대체로 오늬바람이고 거리가 가깝게 느껴진다"고 한 말이 생각나 얼른 활을 올려 습사를 하고 싶은 생각뿐..
함께 간 친구 김원철접장도 활을 올리고 신연호접장님도 궁창애를 이용하여 활을 올리고 있다
옆에서 두 분의 여자분이 어디서 오셨는지 물어오니 "여수에서 왔습니다"하고 대답해드리니
"꼬옥~~ 합격해서 내려가라"고 고마운 말씀을 하신다
"에구~ 큰일 입니다 집사람에게 말도 안하고 이곳까지 왔네요" 했더니 전화해 드리라고 하신다.
"활쏘면 미친 사람 많지요"? 하니 모두들 웃는다
그동안 촉바람 때문에 애를 먹어 힘들었는데 오늬바람이 불고 있었고 거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화순 서양정의 이형모명궁님께 활과 화살을 함께 인수했는데 시수는 나오나
화살이 보통보다는 반치(1.5cm) 정도 짧기에 살이 높이 뜨고 촉바람엔 맥을 못추기에
바람이 없거나 오늬바람에는 승산이 있다는 믿음만으로 이곳 춘천까지 향하게 되었다
사실 지난 번 4단 도전 때 평창 노성정에서 45번 째 살을 놓쳐 실패했고 동해 동덕정에서도 45번 살을 놓쳐 실패..
강원도를 향해 오줌도 안싸겠다는 마음은 어느새 사라지고 이 곳 호반정 사대에서 습사를 하고 있다
< 내게 많은 조언을 주신 이송해 명궁님>
부러진 활
거리를 보려고 우선 2순을 쏘았는데 잘 맞는것 같다..연습 때는 누구나 잘 맞추기에 일부러 뒤를 겨냥해 보내기도 했다
살을 주워와 또 습사해보니..오늬 뒷바람인데 뒤를 보면 살이 빠지는 경향이 보인다
습사를 종료하려 하는데 아직껏 연호형님이 습사를 안하기에 무슨일인지 궁방으로 가는데
형님이 나온다.. 표정이 이상하다 활은 안이뤘는지 물어보니 활이 부러졌다고 한다
어디가 어떻게 나갔냐고 물어보니 실로 감아서 넣어놨다고 하는데 안 답답할 수가 없다
고흥 흥무정 이명현 6단이 만지다가 삼삼이 부분이 금이 가면서 떠 버렸다는 것이다.
이명현6단은 각궁 경력이 짧아 남의 활을 봐 줄만한 처지가 아닐텐데 ..조금 경솔함을 보인것 같다
심판님들과 식사를 마친 윤명궁님이 올라와 그 소식을 듣고 씁쓸해 하신다
우선 점화장에 활을 넣어두고 식당으로 향했다 숙소는 시가지 이기에 나중에 잡기로 하고..
귀마개
춘천은 예전 신혼여행 때 전국일주를 하면서 들른 곳이라 그때 이후 처음 먹어보는 닭갈비에 소주 몇 잔
그리고 막국수와 볶음밥으로 여독을 풀어본다
다들 저녁을 먹고 숙소를 잡으려고 하는데..저 멀리 윤명궁님과 신판님들이 주무신다는 홀인원이라는 모텔이 보인다
연호형님이 가까운 그린모텔에서 자자고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니 커다란 나무들이 많다..물기가 많다는 이유가 되고
수맥자리에서 잠을 설치고 싶지 않아..
"차로 가는데 1분도 안걸리네요.." 깨끗한 곳에서 자자고 고집해서 홀인원으로 향한다
심판들을 모시는 숙소는 활터에서도 가까워야 하지만 깨끗하고 조용해야 한다..그런 모텔을 지정해 준다
그 곳을 선택한 이유도 명궁님과의 대화에서 조심해야 할 부분을 귀담아 듣고 싶어서이다
봉열이형과 내가 담배를 피우기에 한 방에서 자고 둘은 다른 방에서 잔다
명궁님도 담배를 피우는 우리 방에서 30~40분 머물며 조심해야 할 부분들을 설명해 주신다
용기를 내어 집사람에게 전화를 건다..
"활 때문에 춘천에 왔어~~내일 내려 갈께~" 늘 대화가 간결한 우리 부부..
"순천인데 왜 내일 와?"
"강원도 춘천이라구~"
깜작 놀라며 "춘천에 왜?"
"아..연호형님이 지난번 접수해 버려서 걍..왔어"
"핑계가 좋다~~"
"지난 번 괴산때 구박해서 말도 못하고 왔어?"
"내가 무슨 구박..?" 집사람이 깜짝 놀란다
"돈 아깝다고 했잖아? 함튼 낼 내려갈께 "
"응 잘하고 와.."
"잘자 " 이 한 통화로 외박(?)은 해결되었다
그런 시간들을 보내고 샤워하고 자기전에 "형님 코 골아요"?하고 물어보니 안 곤다고 답하는데
잠시 후 그말은 거짓말임을 알 수 있었다
혹시나 해서 가져온 귀마개를 귓속 깊이 끼우고 잠을 청했는데..아침에 들어보니
2시 반까지 전화가 3~4통 왔다는 봉열이형이 내게 미안해 한다 귀마개 차고 잤다고 안심시킨다
만약 귀마개를 안끼고 잤다면 잠을 설치는 것은 분명했을텐데..개운한 아침을 맞이해서 다행이다
< 가방 속의 준비물..지압봉,귀마개,눈베개,러진백,석류초,헝겁,코팅왁스,비상용 점화등...>
징크스
난 활을 쏘는 날 물건을 떨어뜨리면 거짓말 같이 활을 버려 버리기에 유독 조심히 물건을 다룬다
필요한 것 외에는 모두 가방속으로 집어넣고 활터로 향했다 당장 필요한게 아니면 모두 넣어 두었다
집에서 출발하는 날 흰옷을 챙기며 옷걸이 꼭지를 돌리는데 허망없이 부러져서 불안했는데
그게 연호형님의 활 이야기인 것 같다
몇 일전 꿈에 내 활의 목소 부분이 3~4겹으로 주름지며 부풀러 올랐는데 불길한 꿈이라고 생각해서
잊어버렸는데 연호형님의 활이 꿈속에서 본 위치인 목소 아래가 금이 가 버린것이다
다만 지난 일은 지난일이니..다 잊어버리자..
다짐하기를 오늘 몸관리 긴장 풀지 않고 활 쏠 것..늘 하던대로 할 것..몇가지를 되짚으며 차에서 내리니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너무나 고요해 바람 한 점 없다 오늘 습사는 한 순만 보내자..전동에는 전투살 15개
즉 3조이지만 가장 부실한 조를 선택해서 한 순만 내기로 마음 먹는다
활을 올려 한 순을 내어보니 거리 좋고 3중이나 한다..3중이면 좋은 것이지 뭐..
<신설된 호반정 과녁>
빗속에서 초순(1,2,3순)
습사가 끝나고 아침을 먹자고 제의한다
"저는 나중에 3순 내고 먹을께요" 말하니 무슨 말인줄 알고 셋이서 식사하러 간다
자리 배정 추첨에서 연호형님이 2번 원철이가 6번, 내가 7번, 5번이 성남 분당정의 김호웅사범님
김 사범님을 처음 뵜을 때가 5단이셨는데 69세의 노익장을 과시하듯 이번에 8단에 도전하신다
과녁이 평균적으로 5~7번 쪽으로 향해 있어 좋은 자리를 배정받은 것 같다
1착기부터 모두 빠지고 5,6,7번의 각궁들만 관중한다
1번 살.. 예쁘게도 날아가 관중했는데 이 살 하나로 마음의 안정의 찾은 것 같다
연호형님의 목소 부분을 봐주려 했는데 밟지 말라는 말 때문에 안 봐준 게..
활이 쎈지 2번 살도 앞난다..활이 세서 못당길 때 나타나는 현상인데 안타갑다
하지만, 원철이가 몰고, 내가 3시가 앞나 4중, 연호형님이 후3중으로 모두들 출발이 좋다
2순 째..1착기를 거궁하는데 시간을 놓쳤는지 꿈질했기에 얼른 다시 내리니
김호웅사범님이 "잘~~했다"고 칭찬하신다 다시 거궁하여 관중하니 내 자신이 어떻게 뿌듯하고 힘이 나는지..
2착기가 뒤났고 3착기가 앞나 3중이고 원철이 4중을 하여 점점 안정을 찾는다
3순 째 원철이 4중을 하여 13중으로 초순을 마무리 했고
나는 연 4를 하고 몰면 12중이 된다는 생각 하에 신중히 쏘려 했을까..? 5착기를 놓쳐 11중으로 초순을 마무리했다
나픈 성적이 아니다.. 출발이 좋은 것이다
이제 배도 고프고 식당으로 홀로 가서 밥을 먹는데 밥도 조금 밖에 못먹는 승단 시험날의 식사 조절과 컨디션 조절은
늘 이렇다 배부르면 잠이 오고 나른해지기에 조절이 힘든 것이다
식사를 마치고 연호형님께 차키를 달라고 하니 같이 가서 자자고 한다
궁방은 너무 따뜻하기에 중순까지 4시간 정도의 여유시간을 식사와 잠으로 조절하고 싶어서이다
의자를 눕히자 마자 코를 골며 잠에 떨어지는 형님..난 잠이 오질 않는다 30분 정도 지나도 멀뚱거리는 정신..
결국 혼자 차에서 나와 버렸다
말을 적게 하고 화살도 닦고 있는데 봉열이 형님이 14중이나 했다고 한다
"우와~~잘했어 형~~" 정말 명함도 못 낼 시수이다
그러는 사이 시간이 흘러 12시 20분쯤에 4순을 들어가야 한다
불 같은 중순(4,5,6순)
지금껏 제일 힘들었던 게 중순이다 몸이 풀리면서 나른해지고..언제나 그랬지만
이번에는 2대로 빨리 쏘아서 그런지 그런 기분이 덜하다
긴장을 풀면 안되기에 손바닥도 두드리고 송진도 바르고..땅바닥에 아무것도 떨치지 않았다
마음속으로 2번,3번,5번 살을 조심히 다루어야 한다고 다짐하면 서 여전히 쏟아지는 빗속에서 4순을 맞이한다
아직껏 바람은 없고 고요 그 자체이지만 나 역시 각궁과 죽시로 이런 수중전은 처음이기에 활이 습을 먹지 않도록 주의했다
그런 정성으로 정신차려 쏘았는지..원철과 함께 무선정 등판을 뽐내듯이 4순을 나란히 몰아버린다
5순째 원철이 하나를 넘기고 4중, 내가 문제의 2착기가 뒤나며..1,3,4를 관중하고 5착기를 거궁한다
7번 사대에서 쏘아야 했지만 처음부터 바박에 음각된 번호가 발바닥에 거슬렸고,예전 안산 광덕정에서
비가 내린다고 뒤로 물러 섰던 게 그 만큼 짧은 살을 냈던 실패의 기억을 되풀이 하고 싶지 않아..
6번과 7번사대 사이에 서서 약간 전진하여 활을 냈던게 우스운 일을 만나고 말았다
거궁을 하는데 기와의 골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바람에 밀렸는지..좀손에 떨어진다..순간
`줌손이 풀어지면 안되는데`...하는 생각도 끝나기 전에 또 떨어진다..아직 괜찮다..
깍지를 막 빼려는데 또 투둑~~떨어진다
비가 말리고 만 것이다 그 살이 짧아 3중으로 마무리 했지만
모두들 기가 찬다는 듯 웃으며 사대를 나왔다
원철이 말하길 "에구~~웬수야 거둬야지"..
하지만 겁나게 멋있는 것 봤다고 한다
"화살이 나가면서 촉으로 물방울을 산산조각 내버리더라" 여유있게 일소하고..
6순째 ..그날 무선정 등판 무지 선전한 날인것 같다..원철과 내가 나란히 또 몰아 버렸으니..
중순을 원철이가 14중으로 합이 27중.., 내가 13중으로 합이 24중
비오는 날 어울리지 않는.. 정말 불같은 시수가 나온 것이다
둘의 중순의 시수는 각궁죽시의 우선권을 내세우면 아마 전국대회에서1,2~3등 정도 되는 시수이다
따뜻한 호반정 여무사님들
약 2시간 정도 뒤에 종순이라는 7,8,9순이 다가온다..개인 사정상 봉열이형만 제외하고 점심을 먹으러 가는데
하동 하상정의 김원필 대한궁도협회 이사님이 우리가 만류해도 점심값을 기어이 내고 마신다
이유가 있다면 김원필..김원철..이름이 비슷하다고 원철이를 예전부터 동생으로 삼아버린 까닭이다
아침부터 원철의 시수 때문에 김원필 심판관님은 싱글벙글 흐뭇한 얼굴이 하루 종일이다
어제 궁방에서 격려해주시던 여무사님들이 운영하시는 간이다방..커피 한잔 마시러가니
어떻게 됬냐고 궁금해 하시기에 "일곱개 남았습니다" 대답하니 가슴에 두 분 다 두 손을 꼬옥~잡아 올리며
내 일처럼 기뻐하신다 어찌나 친절하시던지..마치 우리정의 여무사 응원부대를 만난 것 같다
"그래도 장담은 못합니다만 이렇게 바람이 없고,제 몸의 컨디션이 이대로 유지된다면 가능하겠습니다" 라고 말씀드리니
꼭 하시라고 응원해 주신다
<대회기간 4일 동안 고생하신 호반정의 꽃.. 여무사님들>
악연인가? 인연인가?(7,8,9순)
드디어 종순이다 그동안 낙방자가 속출되었기에.. 약 2 隊를 한 隊로 재편성하는데
2대와 3대가 합쳐 2대로 작대되었다 번호도 재 추첨했는데 원철이 2번, 내가 5번, 부산체육회가 6,7번
자리 추첨받으며 그 동안의 시지를 받아서 들고 보니 참 예쁘기도 했는데
오늘의 효자살이 있다면 1번 살과 4번 살..이 두 개의 화살은 빠진 적이 없이 모두 관중을 했다
1착기를 관중하는 것은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는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흔히들 여우살,귀신살이라 말하는 4번 살을 모두 관중했으니 시수가 좋았던 것 같다
7순..원철은 3개만 관중하면 합격한다
절대 긴장 풀지말고 내 생각하지 말고 쏘던대로 밀고 나가라고 당부했거늘 1착기가 앞나 버린다
번호가 떨어져 있어 말도 못하고..내차례가 되었다
1착기를 거궁하고 보내는데 활소리가 철퍼덕하고 나더니..살이 약 1m 정도 앞나 버린다
아차..! 활이 습의 영향을 받는구나
오전에 초순을 내고 나면 약 4시간의 공백이 있어 활을 부려서 점화장에 넣어 두고
중순을 쏘기 40분 전에 이루면 처음과 같은 상태이지만,
지금은 습이 많은 날 활을 올린 상태로 중순부터 약 3시간을 버티다가 쏘니 제 기능이 약간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원철이 이 번엔 뒤낸다..공식이 나와 버린 것이다..앞나면..뒤빠지는 화살..넘기면.. 짧은 살 그런 공식이..!
난 2번 살 조심히 다루어 뒤나지 않게 쏘니 관중
3번 살.. 원철이 힘이 들어 갔는지 크게 쏘더니 넘겨 버린다 나는 관중
옆의 6,7 번 두 사람은 긴장했는지 계속 대화중이고 앞에 4번은 계속 껌을 질겅대며 씹고 있다
참 도움이 안되는 한 순으로 기억된다
7번의 3착기를 쏘았던 부산 체육회 설동용 전무이사의 살이 과녁을 향해 날아가더니 중앙에서 짧았다
우연의 일치일까? 다른관에서 관중하는 소리가 동시에 나버린 것이다
그때부터 확인해 달라고 심판에게 이의제기를 한다
심판이 1관 고전 어떻게 되었냐고 마이크로 물으니 고전이 X표로 손짓해 온다
설동용전무는 인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경기를 지연시킨다 두 번이나 확인해도 고전은 여전히 X표로 말하고 있다
우린 아무말을 할 수 없다 여기서 짧았다고 말하면..상상할 수 없는 일도 발생할 수 있기에
과녁 밑에 박혀 있는 화살을 훤히 보이지만 그저 과녁만 보고 있었다
그런 어수선한 시간이 지나고
4시..원철..이번에 짧다..아까부터 흔들린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공식을 보여주면서 7순을 버려가고 있었다
내 차례다 심판이 "다음"하고 말하면 주어진 시간은 30초 밖에 없거늘
내가 거궁 자세를 취해도 부산팀들이 아까의 3착기를 가지고 계속 이야기하고 있었다
활을 내리고 다시 취해도 대화는 그칠 줄 몰랐다
말하지 말라고 손으로 두 세 번 저었지만 안중에도 없이 대화를 나눈다
이대로 가면 시간초과를 낳을 수 있는 상황이라 하는 수 없이 "활 좀 쏩시다~"하고 말하니 조용해진다
이 살은 맞출 수 없다는 것은 이미 말하는 순간에 약속되었기에 답례라도 하듯 어디로 갔는지 모르게 사라져 버렸다
5착기를 맞춰 1중하는 원철...
대체로 종순에 7개를 남기든 10개를 남기든..7순에서 많이 관중해야 심리적 안정을 찾는다
7개는 5,2로 8순에 마무리하면 좋지만, 2,2중을 하여 9순에 3개를 차면 거의가 떨어진다
실제로 종순에 7개 남기고 떨어진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내 역시도 2001년인가 영천에서 3단을 볼 때 야사에 걸려 위와 같은 결과를 낳았다
심리적으로 쫒기고 합격되는 나머지 갯수를 센다든지..
몸에 힘이 들어가고 긴장한다든지..하면 쏘임을 제대로 못하기 때문에 실패하는 것이다
그래서 5착기는 무슨 수가 있어도 넣어야 한다..4중의 찬스가 사라졌지만,2중으로 마무리하는 것과는 천지차이..
아까 4착기가 빠지는 것이 미안했는지..부산팀이 이제는 고요하다
5착기..화살은 잘 빠져 나갔고..관중하여 3중으로 힘든 7순을 마무리 한다
8순..최초의 합격자가 배출되는 순간이다
원철은 2중만 하면되는데..오늘의 신궁이 있어 소개하고 넘어가고 싶다
담양 총무정의 황의덕접장..순창 육일정에서 이사를 와서 총무정의 식구가 되었다는데
전주석(8단) 형님이 처음 잡혀 준 형님의 각궁과
정에 남아 도는 죽시로 1착기를 빼고 2착기에 관중하여 합격의 영광을 누린다
합격하면 그 각궁 준다고 말했다는데 주석이 형님은 각궁 한자루 선물하고 말았다
참으로 의리있고 배려있는 약속이다
원철이 2착기 빠지고 3시에 관중하여 합격하고 나간다
내옆에는 아직도 껍을 질정대고 씹고 있고..함튼 어수선하다
8순에 심리적 안정의 찾으려 효자살 1 번은 1착기로 사용하고
4번 살은 2번 살로 사용하기로 하고 나머지 살들은 정신 차리며 쏘자고 다짐했다
습에 화살이 안나간다고 생각했는지 많이 당긴 결과 1착기가 넘어버렸고
4번 살을 2착기로 사용한게 역시 관중했다 나머지 살은 2,3,5번 인데
4착기를 관중하고 5번살을 뒤나지 않게 쏘려는 것이 앞으로 흘러..2중에 머문다
약속의 시간
9순..들어가기 전에
명궁님께서 불안해하셨는지 화살도 직접 말려주신다..무슨 말인지 다 알고 있다
오늘의 효자살 1,4번을 챙기고 골라놓은 전투살중 새살 한 조에서..1,2,3번을 꺼내 합쳐서 허리에 차고 나간다
1,2가 빠지면 새살로 밀어 버리려는 생각이다 지금은 아끼고 뭐고 할 상황이 아니고 다만 최선을 다해야 하는 순간이다
그런데 무슨 악연일까? 껍씹는 이와..나, 부산팀은 아직껏 9순을 맞이하고 있다
껌이 1번이지만 자리는 모두들 처음 배정받은 4번 자리에 서있다..심리적 안정을 찾으려는 이유에서다
껌이 관중,나의 1착기가 줌손을 더 비틀어 쏘았기에 큰 듯하며 뒤나버린다
1착기가 빠져도 흔들리지는 않았다 내가 잘못 쏘았다는 것을 알기에..
6번이 빠지며 나오세요란 방송과 함께 나간다
껌이 2착기를 관중하며 합격으로 나가버린다 껌이 8순에 1중을 하더니 9순까지 온 것이다
이제 우리 둘이 남았지만 방해자가 없어 속이 다 후련하다
오늘의 효자살..4번 살..2착기에 사용되지만 지긋이 당겨 겨냥하고 줌손의 떨림이 머룰기를 기다린다
잘 떨어졌기에 시원하게 관중한다..설전무님도 1,2를 관중하지만 무지하게 떨고 있다
내차례다..합격을 마무리 할 살을 꺼낸다 새살 1번..
지긋이 거궁하여 쪽~소리나게 떼니..지금까지의 비에 젖은 화살의 속도가 아니다
의심할 여지가 없는 안정감과 속도로 과녁을 파고든다..관중과 동시에 "합격을 축하합니다"란 방송을 듣지만
고전에게만 목례하고 그자리에 서 있었다
설전무님의 보조를 맞추려는 나의 의도였고 혼자서는 숨이 가파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비오는 날 죽시를 그 것도 새 살을 빗속에 보내려고 서 있는 것이다
설전무님이 어찌나 떨면서 놓던지 게임이 끝난 내가 더 불안하다..하지만 3착기가 관중..
숨가프게 하시는 말.."좀 천천히 쏩시다" 네 그럴께요" 답해 드리고 시간을 충분히 끌지만 말없는 가운데
거궁한다 흐트러짐 없이 과녁의 좌측 하단을 겨냥한다..이유는 살이 뒤로 빠지라는 의미지만
실수하여 관중이라도 해버리면 설전무님은 얼어 버리기에 짧은 살을 유도하기 위해 오조준을 해서 살은 보내니
그살 역시 그대로 날아가 과녁 좌측에 빠진다..이때 보조자의 임무는 화살을 정확히 보내 주어야 한다 관중해서는 안되고..
설전무님 거궁하는데..덜덜덜..내가 숨이 멈출 지경이다
떼야 하는데..떼어야 하는데..못 놓고 있다..아니 떨면서도 살은 안놓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까?
막 뿌려버린 화살 같았다 뒤로 빠지는구나..
그런데 그 살이 좌측 상단에 걸린다
합격을 축하드립니다"..마이크는 호반정 사대를 울린다
내가 먼저 악수를 청하며 "축하드립니다" 말하니 "고맙습니다"하고 활짝 웃는데..
얼마나 기을 썼는지? 한 쪽 눈에 이물질(?)까지 보인다 얼른 정리하라고 하니 닦는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설전무님이 이번이 4단 도전을 19번 째 만에 성공하셨다고 하니
내가 더 고개가 숙여진다..나 역시 13년 만에 5단이 되었지만 그 분의 집념과 도전하는 아름다움은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두 사람은 하나의 커다란 관문을 넘은 것이다 웃으며 나오는 우리 두 사람을 모두들 축하해 주신다
<부산체육회 설동용전무님, 호반정 지성근사두님(7단),부산체육회 이한승명궁님(9단)>
스승님께 올린 큰 절
사대를 나오니 많은 분들이 악수로 축하해 주시는데..
심판을 보시던 윤혁준 명궁인이 교대시간이 끝났는지 눈앞에 서 계신다
허리에 남아있던 화살을 빼어 활과 함께 두 손으로 명궁님게 전해드리며
"제가 명궁님께 각궁을 배운지 10년입니다 절을 안드릴 수가 없습니다"
"절받으십시오"하고 큰절을 올리니
"내가 더 눈시울이 뜨거워지더라"는 임정남 심판관님..
훈훈한 사제간의 무언의 대화는 모두들 감동의 도가니 속에 가슴이 뭉클해지더라는 호반정의 이야기 꽃이 되었다
나중에 연호형님에게 들은 이야기이지만 내가 합격하는 순간 ...
명궁님이의 눈에 눈물이 맺히더라는 이야기는 가슴깊이 남아있다
궁대비 대납
합격자는 궁대비 1만원을 지불해야 하는데
서로가 내주려고..난리다
명궁님이 내주시려하니..포항 송학정의 강영택접장님이 블로그에서 나의 팬이라며
궁대비를 대납하고 달아나 버렸다는 것
비록 9순에서 실패했지만 아름다운 마음씨를 지닌 강접장님은 분명 곧 명궁에 등극할 것 같다
아울러 왜 요즘 글 안쓰느냐고 웃으며 다그치기도 했던 기억이 눈에 선하다
나중 봉열이형도 6단에 승단해.. 차 한 대로 간 4명 중 연호형님만 실패해서 안타갑다
이번에는 카메라도 안들고 갔기에 호반정의 카페에가서 사진 몇장 다운받아
이렇게 긴 글에 지루하지 않게 넣고 싶은데 허락부터 받아야 될 것 같다
되돌아 생각해보면 지난 세월들이 주마등같이 흘러가지만
하늘이 이제야 승단을 허락해 주신 이유는 아직 멀었기에 자만하지 말라고 그랬는가 봅니다
정말 이틀 동안의 심리를 묘사하다 보니 긴 글이 되었습니다만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인생은 새옹지마라는 옛말이 있듯이 모두가 돌고도는 인생사는 순리이고 철칙인것 같습니다. 좋은 글을 올려 주셔서 잘 읽어 보았습니다. 승단을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각고 끝에 값진 승단 정말 빛나는 결과입니다. 그냥 쉽게 이루어지는 것은 없습니다. 신축된 정 이어서 불편이 많이 있었음을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신축된 새정에서 이렇게 큰 행사를 무사히 치루는 일은 사원 모든 분들의 노고가 아니였다면 힘듭니다..이재홍님의 훈훈한 글 역시 저를 깨워주는 글이라 생각하겠습니다.늘 지도 바랍니다
죽농 이화성님 명궁되심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호반정을 영원히 잊지 못하실 추억을 만드신것 같네요. 호반정에서 부족한 점이 있으셨더래도 좋은 마음으로 받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다음 영주 승단대회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빕니다.
사두님께서 넉넉하셔서 그러실까요? 호반정 사원님들 모든 분들이 너무너무 친절하더군요..정말입니다 호반정은 영원히 저의 기억에 남아 있을겁니다 사진 속에 모든 분들은 물론..저녁 식사까지 대접해주신 김홍석접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호반정에 무궁한 영광이 있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