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여성조선 8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개그 밖에 모르고 세상에서 술을 제일 좋아하는 남편을 만나 결혼했어요. 남편은 경제개념이 전혀 없는 빈털터리였죠. 당시 인기 시들하면 퇴출 당할 수 있는 남편의 고정 수입은 월 150만원. 그러니 저라도 경제 관념을 가지고 재테크에 뛰어들어야 했어요."
최양락과 결혼 발표 후 연예계를 은퇴한 개그우먼 팽현숙. 그녀는 지금 순대국밥 집 프랜차이즈를 계획하고 있는 CEO이자 십여 채의 집을 보유한 임대주택사업자이다. 이 정도면 웬만한 남자보다 더 잘나가는 사업가인 것이다. 호주 명문대에 유학 중인 딸을 둔 그녀만의 내조 성공기를 여성조선 8월호가 들어 봤다.
"처음부터 사업이 잘 된 건 아니에요. 실패도 많이 했어요. 생후 100일 된 아이를 떼어 놓고 처음 뛰어든 사업은 도자기 가게였어요. 경기도 이천에서 사촌 오빠가 도자기 사업을 하거든요. 그래서 믿고 시작했는데 아는 상식도 없이 뛰어 들었다가 본전도 못 찾고 망했죠. 지금 생각하면 너무 당연한 결과였어요."
뿐만 아니다. 옷 장사, 카페, 호프집 등 다양한 사업을 했다가 중간에 포기하는 일이 계속됐다. 그녀는 가만히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고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월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가진 돈을 모두 모아 양수리에 땅을 매입하고 퓨전 한식 레스토랑 '꽃피는 산골'을 열었다.
"건물을 올리고 8개월 만에 땅값과 건물 값을 모두 뽑아냈을 만큼 가게는 성공적이었어요. 저도 너무 놀랄 정도로 장사가 잘됐죠.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복병이 나타났어요. 매일 밤 술에 취해 들어온 남편이 자꾸만 이민을 가자고 졸랐죠. 개그밖에 모르는 남편에게 방송국의 한 고위급이 방송하차를 통보했던 것이 화근이었어요."
준비 없이 홧김에 이민을 떠난 부부에게 호주 생활은 외롭고 쓸쓸하기만 했다. 말도 통하지 않아 하루 종일 집에서 지내는 고립된 생활을 했다. 결국 1년 만에 다시 이민 가방을 들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사업 역량이 뛰어났던 그녀는 호주에서 또 다른 사업에 눈을 뜨게 됐다. 바로 주택임대 사업이었다.
"호주 사람들은 집에 대한 애착이 없어요. 많은 사람들이 임대주택에서 주세를 내고 살아갑니다. 머지않아 우리나라도 그런 시대가 올 거라고 믿었어요. 한국에 돌아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사업자등록을 내고 임대사업을 시작하는 거였습니다."
팽현숙은 카페와 남편 방송 수입을 저축해 목돈을 만들었다. 그리고 5000만~6000만 원의 여윳돈이 생기면 곧바로 아파트를 샀다. 그 정도의 돈이면 8000만 원의 전세를 끼고 대출을 받아 2억 정도의 아파트를 매입할 수 있었다.
"처음 아파트를 장만할 때가 가장 어려웠어요. 투자 방법이 미숙해서 마음고생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그 다음부터는 쉬웠어요. 매입한 지 2년 정도가 지나면 전세를 놓은 아파트 계약 기간이 만료되기 때문에 그때 전세보증금을 올려 받을 수 있었고 그 돈을 종잣돈에 보탤 수 있어서 목돈 마련이 쉬웠죠."
그런 방법으로 그녀는 아파트를 매입하기 시작해 현재 십여 채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그렇게 되기 까지 그녀는 친구들과 쇼핑을 하거나 차 한 잔 마시는 일도 하지 않을 만큼 시간과 돈을 절약했다. 때로는 외롭고 힘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행복하다.
"호주에서 대학을 다니는 우리 딸 하나는 영문학 교수가 꿈입니다. 얼마나 열심히 공부를 하는지 거의 모든 과목이 A예요." 팽현숙의 딸 자랑이 늘어졌다. 그녀의 딸 정하나는 어릴 때부터 유독 영어를 잘했다. 각 종 영어대회에서 상을 휩쓸었다.
지금 하나는 호주 멜버른에 있는 라트로브 대학교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있다. 그곳을 졸업하면 현지 교사 자격증이 나올 뿐만 아니라 취직이 되면 5~6만 달러의 연봉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인터뷰가 끝나갈 무렵 하나가 자신이 출간한 유학기 '하나는 열네 살에 홀로 유학을 떠났어요'라는 책을 들고 왔다. 앞으로 한국에 돌아와서 공부를 계속할지 아니면 현지에서 선생님을 할지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부모님께 빌려 쓴 유학자금을 모두 돌려줄 생각이라고 했다.
인터뷰가 끝나고 저녁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들어가는 도중 팽현숙은 '요즘 같으면 안 먹어도 배가 부르다'고 말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아내, 어머니, 사업가로 어느 정도 성공의 궤도에 올라 선 것 같다는 그녀. 다음 목표는 남편에게 평생 개그를 할 수 있도록 극장을 세워주고 자신은 별 다섯 개짜리 호텔을 경영하는 것이란다. 내조 재테크의 여왕 팽현숙의 꿈은 이루어질까? 5년 후 중간 점검을 약속하고 돌아왔다.
※자세한 내용은 '여성조선 8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