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 조캉, 세라사원( 라싸의 절집 들)

[지족자부]

티벳을 가까이서 느끼고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절집을 가봐야 한다.

빠른 개방과 중국화 속에 티벳인 들의 옛 전통과 살아 숨 쉬는 생활모습 등

티벳다움의 민낯을 볼 수 있는 곳이 사원이다.

라싸의 조캉사원은 티벳불교의 원찰로 티벳의 정신이다.

티벳불교의 중심에는 조캉사원이 있다.

티벳인 들은 조캉사원을 포탈라 궁 보다 더 신성시 한다.

순례자 들은 라싸순례 때 조캉사원을 보러 간다고 말한다.

조캉사원은 티벳인 들이 카일라스산 만큼이나 성스럽게 여기는 곳으로

티벳인 들의 불심을 하나로 모이게 하는 정점역할을 한다.

조캉사원은 불심의 출발점이며 코라의 종착지이다.

7세기에 지어진 라싸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이다.

1천3백여년의 유구한 역사의 층층에 티벳인들의 불심이 짙게 배어 있다.

바코르는 조캉사원을 한 바퀴 도는 순례 길이자 티벳 최대의 중심번화가이며 시장거리다.

바코르거리는 조캉사원의 일부로 지방 각지에서 올라온 순례자들과 관광객, 상인들로 항상 붐빈다.

사람들 사이로 순찰을 도는 중국공안과 군인의 눈초리가 예사롭지 않다.

광장 가운데 하늘 높이 치솟아 있는 당간지주 주위는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초로의 티벳여인 들이 옴마니 반메훔을 암송하고 손안의 염주를 굴리며 코라를 돈다.

검붉게 탄 얼굴에 밭고랑 처럼 깊게 패인 주름만큼이나 불심의 염원은 깊어 보인다.

낡은 전통복장에 행색은 초라해 보이지만 미소 띈 편안한 표정과 걸음걸이는

부처님을 닮았다.

정문 옆 항아리 모양의 흰색 샹캉에서는 짙은 향의 연기가 피어오르며

신성한 절집분위기를 자아낸다.

광장 한 켠에는 부처님께 오체투지로 온몸을 던지고 있는 많은 순례자들의

몸짓들로 부산하다.

고풍스러운 사원 분위기에 피어 오르는 짙은 향내까지 겹쳐 그들의 낮추는 몸짓이

더욱 성스러워 보인다.

조캉사원은 통일군주인 송첸캄포왕이 문성공주를 맞기 위해 641년 지은 절로

황금색 지붕이 트레이드 마크다.

금색의 지붕 위에는 붓다의 가르침을 상징하는 원형의 법륜을 양쪽에서 사슴이 떠받치고 있는

조각이 한껏 우아함을 뽐내고 있다.

이 조각은 조캉의 상징으로 사슴은 부처가 사슴동산서 처음으로 설법한 것을 상징한다.

지붕 네 귀퉁이의 장식기둥은 진리의 기둥으로 모든 번뇌 물리치고

깨달음을 얻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 눈에 많이 띄는 연꽃 문양탑은 불교의 상징으로 선이 악을 이긴다는 뜻이다.

사원에는 신화와 전설, 역사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그린 벽화들과 불상 등

티벳을 상징하는 유물들로 가득하다.

본당에는 문성공주가 가져온 12살의 석가모니불상이 안치돼 있고

양옆으로 송첸캄포왕과 문성공주, 네팔 브리트니 공주상이 모셔져 있다.

정문 입구 바닥은 닳고 길이 들어 반짝 반짝 윤이나고 움푹 패인 곳도 있다.

천년의 기간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오체투지를 하고 기도를 위해 넘나 들면서

생긴 시간의 화석이라는 생각이 든다.

조캉 옥상에서 보는 포탈라 궁의 원경도 멋있다.

정교한 탑과 조각물 들로 화려하게 장식된 옥상에 올라서면 포탈라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모습이 한눈에 잡힌다.

사원주위로 나있는 순례 길과 광장은 마니차를 돌리고 진언을 외우는 순례자들의

긴 줄로 행렬을 이루고 있다.

조캉사원은 어느 특정 종파에 속하지 않고 토속종교인 뵌교나 게룩, 닝마등 4대종파가

함께 어우러져 종교의식이나 오체투지를 할 수 있다.

티벳에는 라싸나 성산인 카일라스, 주요 사원으로 향하는 순례(코라)길이 수없이 많다.

이중 티벳인 들이 가장 걷고 싶어 하는 성스러운 길은 조캉사원 코라 길이다.

조캉사원을 중심으로 주위를 걷는 4개의 대표적인 순례코스가 있다.

낭코르(Nangkor)는 조캉사원 안을 시계방향으로 도는 가장 짧은 순례길.

티벳 각지에서 찾아온 순례자들이 이른 아침부터 입장을 기다리며 긴 줄을 만든다.

조캉사원 외곽을 한 바퀴 도는 바코르(Bakor)는 코라의 정규코스로 1km정도 된다.

라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코라로 항상 사람이 많다.

포탈라 코라(Potala kora)는 포탈라 궁성 외부를 한 바퀴 도는 코스로

바코르와 함께 순례자가 가장 많이 몰리는 인기 코라다.

마지막으로 라싸 구시가지 외곽을 돌아오는 링코르(Lingkor)코스가 있다.

8km거리에 교통이 혼잡해 대개 아침 일찍 서둘러 돈다.

하루 종일 여유를 갖고 둘러보아야 할 사원을 여행 일정상 한시간 안팎에 둘러보고 나오려니

말 그대로 수박 겉핦기 식으로 방문 인증사진만 찍고 나오기도 바쁘다.

제대로 된 사진을 찍으려면 빛의 양이나 방향, 구도, 찰나, 순간의 포착 등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시간의 미학이 필수인데....

좋은 사진찍기는 라싸 도착 때 이미 포기했다.

조캉사원 옥상에서 광장을 내려다 보니 혼자 아니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코라를 도는 순례자들이 그림처럼 들어온다.

오체투지로 삼보 일배를 하는 젊은 아낙, 지팡이에 의지한 노인 부부, 휠체어를 타고

도는 장애인 등 남녀노소 장애 구별 없이 많은 사람이 순례 길을 메우고 있다.

 

라싸에는 조캉사원 포함, 많은 천년사찰이 있다.

이번 여행은 짚차로 하는 오지탐사여행이 주목적이기 때문에 빡빡한 일정상

사원은 조캉과 세라사원만 대충 둘러보는데 만족해야 한다.

티벳의 사원이나 승려는 종파에 따라 특징과 모양을 달리한다.

티벳에는 게룩파, 까규파, 닝마파, 싸갸파 등 4개의 불교종파가 있다.

게룩파는 종교개혁으로 태어난 티벳 최대의 종파로 우리로 치면 조계종에 해당한다.

4대파 중 가장 늦은 14세기에 티벳불교의 중흥조인 쫑카파가 부패와 방탕에 빠진 티벳불교의 기강을

바로 잡으며 새로운 개혁종단으로 게룩파를 창종한다.

게룩파는 대처금지 등 계율을 철저히 지키는 금욕적인 생활과 엄격한 수행풍토 등으로

'청정한 수행자 들'이라 불렸다.

달라이 라마가 정교양쪽을 관장하는 게룩파의 최고수장으로 종교, 정치, 군사적으로

막강한 힘을 보유하면서 불교왕국의 번영을 이끈다.

티벳불교의 근간으로 황색 모자를 써 황모파라 불린다.

게룩파의 4대사원으로 간덴, 드레풍, 세라, 타쉬륀포사원을 꼽는다.

까규파는 요가수행자 밀라레파가 시조로 인도 밀교전통에 뿌리를 두고

11세기에 만들어진다.

흰옷에 사원을 흰색으로 칠해 백교라고도 한다.

조장제, 활불제 전통이 있다.

2천년 정초 까규파의 수장으로 17대 까르마파인 우겐틴레 도르제가 15세의 어린나이에

히말라야를 걸어 넘어 달라이 라마가 있는 인도로 망명,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닝마파는 파드마삼바바가 창시한 가장 오래된 고대 종파다.

티벳 초기 왕조 때 생겨나 현재까지 남아있는 유일한 종파로 비 독신주의를 표방한다.

붉은 모자를 써 홍모파라는 별칭이 있고 동티벳 지역에 교세가 강하다.

싸갸파는 몽골지배 때 티벳불교를 이끈 종파로 삼색문양을 로고로 써

화교(花敎)로 불린다.

원래 싸갸파는 내륙오지 싸갸지방의 호족 쾬씨부족이 1073년 만들어 싸갸사원을 무대로

티벳 남부에 뿌리를 내린 종파다.

몽골의 힘을 등에 업고 8대에 걸쳐 백년간 티벳과 티벳불교의 맹주 노릇을 한다.

조캉 사원을 둘러본 후 자동차로 30분 거리인 라싸 북쪽의 세라사원으로 향한다.

세라사원은 간덴, 드레풍 사원과 함께 라싸 3대 사원 중의 하나다.

승려들의 교육과 불경연구, 수행을 위한 우리나라의 승가대학과 비슷한

교육전문 사원이다.

1419년에 세워져 1959년 까지만 해도 5천여 명의 승려가 거주한 대사찰로

역대 달라이 라마가 이곳서 학위를 받았다.

중국의 티벳 점령과 문화혁명 때 대부분 파괴 됐다가 많은 부분이 복원되면서

현재 2백여 명의 승려가 거주하고 있다.

게룩파 창시조인 쫑가파가 사원 뒷산동굴서 수행중 산 아래 들장미가

만발한 것을 보고 신의 뜻이라 생각해 수제자인 샤카예쉐에게 사원을 짓게 하고

사원이름을 세(장미), 라(신의 뜻)로 명명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세라사원은 오후 3시30분부터 시작되는 승려들의 교리문답인 최라(chora.辨經)가

볼거리로 유명하다.

사원 안 뜰에 앉거나 서서 일정한 화두를 갖고 교리를 이용해 토론을 벌이는 것이 최라 다.

공부한 내용을 놓고 서로 토론을 벌이는데 몸짓이나 표정, 언성이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사뭇 진지하다.

목소리가 격앙되고 손뼉을 치며 과격한 몸짓을 할 때는 얼핏 싸움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래쪽에 한손을 두고 다른 한 손을 높이 들어 힘껏 내리치는 손뼉 치기 동작은 진리와 교리의

충돌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세라사원에는 본당인 대전과 밀종학원, 현종학원, 의학원 등 세분야로 나뉘어져 있다.

세라 뒷산에 천장 터가 있는데 시간여유가 없어 아쉬움을 남기고 돌아선다.

지금도 뒷산 천장 터에서는 독수리 떼가 배가 고파질 즈음해서 부정기적으로

천장(조장)이 행해지고 있단다.

티벳인 들은 시신을 건조하고 한랭한 땅에 묻으면 썩지 않아 육체에 대한 미련 때문에

영혼이 제 갈 길을 가지 못해 환생을 할 수 없다는 생각한다.

여기에 티벳인 들의 불교적 가치관인 보시와 죽음이 삶의 끝이 아니라는 윤회론이

더해 지면서 시신을 독수리에게 주는 조장을 택하게 한다.

원래 천장은 중앙아시아지역의 조로아스터교에서 행하던 장례의식 이다.

티벳의 사원은 중국의 강제합병과 문화혁명 때 대부분이 파괴, 훼손되는 수난을 겪는다.

조캉사원도 66년 문화혁명 때 홍위병들이 돼지도살장으로 만들어 법당 안에 피를 뿌리고

문성공주가 가져온 불상을 산산조각(후에 조각모아 복원)내는 신성모독을 당한다.

지난84년 개혁 개방정책에 따라 관광및 무마용으로 사원 일부가 복원되고 있기는 하지만

불교유적이 만신창이가 된 것 만은 사실이다.

중국은 지난50년부터 사원 6천여 곳을 파괴해 80년 당시 남은 사원이 여덟 곳,

승려수는 1천여명에 못 미쳤다.

당시 금은, 청동의 불상 6백톤이 북경으로 실려와 용광로에서 녹아 사라졌다.

공산당은 결혼하지 않고 생산에 참여하지 않는 승려들을 노동계급을 좀 먹는 무익한 기생충으로

매도하면서 고문하고 죽이고 탄압했다.

[춘향오빠]

조캉사원앞에 수많은 티베탄들이 새벽안개 어스름한 시각부터 절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그 기억보다 더 강렬했던 것은 조캉사원을 내려다보는 인근 건물 옥상에 완전무장한 삼엄한 군인들의 모습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라싸는 다시 한번 간다면 좀 더 찬찬히 둘러보고 싶은 생각은 여전합니다...

[여울]

그런데, 사진이 정말 훌륭합니다..
환생과 우주에 대한 그들만의 의미가 대체 얼마나 깊은 것일까 감히 상상하기도 힘드네요.

[양개비]

5년전 8월에 다녀왔는데...여름방학 중이라 인파에 밀려 다녔던 기억 뿐입니다.
한적한 장면의 사진도 좋구요...곁들여 주신 설명도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됨니다...
즐감했습니다...^^

[싼티,샨티]

4대종파에 대한 쏙쏙들어오는 해설과 멋진 사진 정말 고맙습니다. 사진을 어쩌면 이리도 잘찍으셨을까요. 27인치 화면으로 보니 시원하고 정말 좋습니다. 그런데 그놈의 오성홍기는 도처에 펄럭이네요.ㅠ.ㅠ

[주금산]

생생한 라싸의 풍광을 멋있게 작품을 만들어 주어서
고맙게 잘 보고 갑니다.10월 말경 가려고 준비 중인데, 고산증이 걱정이네요. 좋은 정보 있으면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