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방통고3학년 졸업반이다.
‘우리 반은 25명 중 볼링, 배드민턴, 축구,씨름선수 다섯명과 함께 공부를한다.
주말이면 새벽부터 서둘러야 철원에서 의정부 학교까지 지각않하고 도착 할수 있다.
학생들은 수업시간인데도 집중은 안하고 폰을 한다든가, 엎드려 잠자는 친구도 있고,
선생님 강의에 별로 관심이 없는 듯 무반응을 보인다. 수업시간인데도 마음대로 드나들며. 쉬는 시간과 공부하는 시간에 계념이 없는듯했다. 그런대도 선생님은 호된 지시도 하지
않았다. 나로선 도저히 이해가 안 되었다. 공부는 때가 있는 지라 머리에 입력은 안 되고,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선생님의 소중한 말씀이 나로선 아쉽기만한 시간들이었다.
13번 내 자리 걸상위엔 하얀 솜이든 방석이 옷도 안 입고 솜을 드러내 보이며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몇 주가 지나고 달이 지나도 그대로였다.
나는 폭신하고 두툼한 예쁜 색의 천을 골라, 방석덮개를 공들여 만들어 가지고가
씌우고 양 옆에 끈도 단단하게 의자에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고정시켰다.
나와 같이 책상 걸상에서 함께 공부하는 친구에게 메모지에 예쁘게 편지도 써서
8교시 끝나는 시간에 친구에게 선물이라고 책상위에 붙이고 집으로 돌아왔다.
‘친구 안녕, 나는3학년2반, 13번, 신영숙이야. 얼굴은 한 번도 본 일은 없지만
같은 책상에서 공부하게 되어 반가워, 방석 커버가 없기에 내가 만들어 끼웠어,
졸업 때까지 우리 공부 열심히하고 예쁘고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 졸업해서
대학도 가자 친구야 그럼 안녕’
설레는 마음으로 귀여운 친구의 답을 상상하며 이주 후 학교를 갔다.
아ㅡ니 내 자리에 있어야할 방석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온 교실을 다 찾아봐도 보이지 않아 쓰레기통을 들여다보니, 방석 솜은 간곳도 없고,
커버는 뜯기어 쓰레기통속에 버려져 있었다. 나는 너무나 황당했지만 즐거운 이야기도
아니고 옆 친구들에게 말도 못하고 내 자리 그 학생은 어떤 학생이며 무슨 생각을 하며
학교는 나오는지, 공부는, 가정환경은, 모두가 궁금했다.
왜 기분이 나빠서 뜯어 버렸을까! 내가 젊은 학생의 심기를 상하게 한건가.
이런 저런 생각이 하루 종일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남의 작은사랑을 받을 줄도 모르고 줄지도 모르고...
2학기가 시작되어 졸업이 가까이와도 어른을 봐도 인사 할줄 모르는 요즘아이들,
그 옛날 우리들이 공부하던 시절엔 선생님은 그림자도 밟아서도 안 된다는
웃어른들의 가르침에 순종하며 살아온 그시절이 마냥 그립고 또 그립다.
티없이 순수하게 자라 나라를 이끌여야 할 후세들의 미래가 걱정돼는 하루였다.
풍요로운 세상에서 자유롭게 부족한 것 없이 살아서일까.
자신밖에 모르고 배려할줄 모르는 꿈나무들의 밝은 먼 훗날을 기대하면서
씁쓸한 내 마음을 적어 본다.
2024 9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