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를 장악하고 있는 사극을 보면 서민들이
찾는 주막이 나온다.
'주모, 여기 국밥 한그릇 말아주소~'하면 작은
소반에 김이 설설 나는 국밥에 뚝배기에 담겨
나오고 탁주 한 병이 따라 나온다.
숟가락으로 뜨거운 국밥을 살살 저어가며 또
불어가며 맛나게 국밥을 먹는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입안에 침이 고인다. 이럴 땐 경주역에서
지척인 팔우정으로 가자.
팔우정 로터리에 자리한 20여 곳의 해장국집
횡단보도를 건너면 이쪽 저쪽에 해장국 집에
즐비하고 이곳 해장국집에 가면 펄펄 끓는
국밥이 나온다. 물론 집마다 다르지만 국을 밥에
말아 국밥으로 나오기도 하고 '따로 국밥'이라하여
뜨끈한 국에 공기밥을 따로 주기도 한다.
◆
왼쪽부터 따끈한 해장국 한 그릇, 군침
도는 해장국 1인분의 상차림
하지만 양이 적은 현대인들을 위해 따로이 밥이
나오는 것이 더 일상적인데 아무튼 그 분위기는
마찬가지다. 이곳에 자리한 해장국집은 15~20여
채. 쌍뚱이 할매집, 두꺼비 해장국, 뻐다귀
해장국, 경주 로타리 해장국, 황남 해장국, 대구
해장국, 팔우정 해장국, 옥천 해장국 등 그
이름과 분위기가 비슷비슷하다.
시원한 콩나물에 김치, 모자반.....
◆
이제는 일약 명소가 된 팔우정 해장국
거리의 이정표
안으로 들어서면 탁자 몇 개가 놓여있고 마음씨
좋은 아주머니가 반기며 기본 메뉴로 해장국에
선지국, 수제비, 추어탕 등이 있다. 30여 년 전,
염매시장에서 어느 노부부가 멀리서 새벽장을
보러 오는 장꾼을 위해 개설했던 곳으로, 그 후
염매시장이 없어지자 누군가에 의해 전수되어
해장국을 만들어 팔던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는
팔우정 해장국 거리다.
이 해장국에는 신선한 콩나물과 묵, 그리고
각종 양념을 들어가는데 시원한 국물맛으로
애주가들이 특히 많이 찾았으나 요즘에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찾고 있어 먹거리
관광코스로 찾고 있다. 반찬으로 시원한
동치미와 김치 외에 경상도의 전통 반찬인
콩잎이 나온다. 해장국은 기호에 따라 콩나물과
김치 외에 모자반을 얹어주며 메밀묵을 얹기도
한다.
여기에 밥 한공기를 말아 후루룩 쩝쩝 먹고 나면
시원한고 담백한 맛에 포만감이 잇달아 더할
나위 없이 기분이 좋아진다. 속이 시원해지는
경주 먹거리 여행이 아닐 수 없다.
인터뷰 - 이웃집 아주머니 같은 편안한 맛
"최귀연 씨"
◆
어머니 같은 느낌의 최귀연 할머니
팔우정 해장국 거리에 자리한 수많은 해장국집
중의 하나인 '25년 원조 두꺼비 해장국'. 그리
크지 않지만 구수한 인정이 넘칠 것 같은 허름한
외관의 두꺼비 해장국에 들어가면 입구에
테이블이 몇 개있고 안쪽에 방으로 된 좌석이
준비되어 있다.
주방에서는 우리네 어머님 같고 이웃집
아줌마 같은 최귀연 할머니(?)가 반긴다. 마치
학교 다녀온 아들 딸을 대하듯 말을 걸고 김이
설설 오르는 해장국을 식탁에 올려놓으며
일상스런 말을 건넨다. 매일 마주했던 사람인 것
같은 느낌...
이 자리에서만 25년이 넘은 때문이리라. 처음
오는 사람이나 오랜만에 찾은 사람이나 모두
아침에 보고 저녁에 만나는 듯한 정겨움이 있는
곳. 어쩌면 해장국보다 그 살가운 분위기라 더
맛난 것이 아닐까 싶다.
◐ 여행메모 ◑ 가는 길 : 경주역을 찾으면 쉽다.
경주역에서 왼쪽으로(박물관 방향) 300~400m 거리.
횡단보도를 마주하고 서면 앞쪽으로
해장국집들이 보인다. 영업 : 연중 무휴로 24시 영업한다. 가격 : 3~4천 원 선 주차 : 대로 양편에 가게가 위치하므로
가게 앞 도로변에 눈치껏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