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世 이인엽(李寅燁)
[세 계] 형조판서 시발의 손자, 좌의정 경억의 아들
[생몰년] 1656년(효종 7)∼1710년(숙종 36). / 54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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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담(仙遊潭)
靑山寂歷萬松幽(청산적력만송유)
푸른 산은 고요하고 만 그루 소나무는 깊이 적막한데
中有澄潭澹不流(중유징담담불유)。
그 가운데 맑은 못은 잔잔하여 흐르지도 않네.
仙侶同舟千古事(선려동주천고사),
신선과 함께 배 탔던 일은 아득한 옛일이 되었고
桑田滄海至今愁(상전창해지금수)。
세상 바뀌는 변천의 회한은 지금까지도 남았구나.
蓬瀛舊路無黃鶴(봉영구로무황학),
봉래와 영주로 가던 옛길에는 황학도 보이지 않고
蘆葦深叢有白鷗(노위심총유백)。
갈대 우거진 깊은 곳에 흰 갈매기만 떠 있네.
采采芳洲蘭杜晩(채채방주란두만),
향기로운 물가에서 난초와 두향초를 따려니 해는 저무는데
長歌回首昔年遊(장가회수석년유)。
긴 노래를 부르며 지난날의 유람을 돌아보노라.
회와시고(晦窩詩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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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
◇적력(寂歷): 고요하고 적막한 상태.
◇징담(澄潭): 맑고 깊은 못.
◇선려(仙侶): 신선의 짝, 여기서는 이상을 함께하는 동반자를 의미.
◇상전벽해(桑田滄海): 뽕나무 밭이 푸른 바다가 된다는 뜻으로, 세상일의 변화가 매우 심함을 비유.
◇봉영(蓬瀛): 봉래(蓬萊)와 영주(瀛州), 신선이 산다는 전설 속의 섬.
◇황학(黃鶴): 전설 속의 학, 선경(仙境)의 상징.
◇방주(芳洲): 꽃과 향기가 있는 아름다운 물가.
◇난두(蘭杜): 난초와 두향초. 고결한 선비의 기상을 상징.
[주석]
◇작가 및 창작 배경: 회와(晦窩) 선생이 신미년(1691) 가을, 간성(杆城: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을 방문했다가 최효백(崔孝伯,1669~1720,
최석정의 아들 최창대)과 함께 풍악(금강산)을 유람하며 지은 시(詩)이다.
◇문학적 가치: 본시는 선유담의 자연 경관을 배경으로, 신선 세계에 대한 상상과 현실적 시간 의식을 결합한 기행 서정시이다.
◇평가: 초구에서는 정적인 자연의 구조를, 중구에서는 신선과 함께했던 과거와 변해버린 현실의 대비를 담담히 서술한다. 후구에서는 이상
세계의 상징이 사라진 자리에 현실의 생명인 갈매기를 배치하여 탈신선화(脫神仙化)된 세계를 투영하였다.
결구에 이르러 향초를 채취하며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는 행위는, 무상감 속에서도 잃지 않는 고결한 선비의 회고적 정조를 잘 보여준
다. '제민력'과 '위국성'을 넘어 개인의 내면적 성찰과 자연에 대한 철학적 관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출처 >전통명문경주이씨종친회 ㅣ 이상훈(李相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