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쓰이던 게임 용어가 일상적인 말로 굳어져 대화에도 많이 쓰이고 있다.
먼저 '즐'이란 말은 '즐기다'는 말의 어근에서 파생된 것으로 보이는데, 옆으로 눕혀 'KIN'으로 쓰기도 하는 단어이다. 나이가 많은 세대는 이러한 단어가 어법에 맞지 않는 신조어로서 세대간 사용 언어 차이를 크게 하는 부정적인 요인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신세대어는 나름대로의 문법을 가지고 있고, 짧은 입력에 의한 인터넷상 최대의 효과 수단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해되는 표현 방식이다.
즉, '즐'로만 단독으로 말하면 '너 혼자 즐겨'란 의미로 '꺼져, 저리가' 등의 의미로 쓰이지만 '즐겜, 즐공, 즐넷'으로 '즐'이 다른 행위와 같이 쓰면 '즐겁게 게임합시다. 즐겁게 공부하시오, 즐거운 인터넷' 등과 같이 긍정적으로도 쓰인다. 우리말이 가진 조어력을 충분히 발휘한 쓰임새이다.
또 어미 '-삼/샴'도 요즘 자주 쓰이는 말인데, '안녕하샴', '공부하삼'으로 나타난다. 이 '-샴'은 높임의 뜻과 낮춤의 뜻도 아닌 어중간한 상태의 말로 상대를 모르는 상태에 말을 건네는 방법으로 유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말이 높임의 어미에 의해 서로의 관계를 결정하기 때문에 신분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샴·삼'의 표현은 관계를 집약적으로 표현한 효율적인 형태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인터넷 언어는 주로 입말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구어체의 표현이 자주 등장하고 사투리도 빈번하게 나타나 언어의 오용 측면에서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인터넷에 통용되는 말은 그 어원을 알기 어려울 뿐 아니라 여러 지역의 사용자가 자신의 말을 그대로 쓰기 때문에 개인어인지 사투리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빡시다(힘들다, 억세다). 종이를 줏어와라(주어 오너라), 뻘쭘하다(어색하다), 깔롱지기다(멋을 부리다), 부끄(부끄럽다)' 등이다. 이 중에 '빡시다, 뻘쭘하다, 깔롱지기다'는 사투리에 관계된 말이고 '줏어와라, 부끄' 등의 말은 입말을 그대로 쓰거나 줄여 쓰는 경우이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단어는 경상도 말이 신세대에 유행되어 쓰이는 경상도 신세대어로 보인다.
먼저 '빡시다'는 '힘들다, 억세다, 뻑뻑하다' 뜻의 경상도에서 주로 쓰는 말이다. 주로 '뻑시다'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뻑뻑하다+세다'가 어원으로 물건이 억세고 성겨서 다루기가 힘들 경우에 쓰는 표현이다.
이러한 표현은 사람이 너무 엄격하거나 융통성이 없는 경우에도 사용되며 어떠한 일을 감당하기 힘든 경우에도 쓰인다. 이 사투리가 주로 군대에서 많이 통용되어 일반 사람들은 군대에서 쓰는 말로 오해하기도 한다.
'뻘쭘하다'는 '계면쩍다, 뻣뻣하다'는 의미인데, 표준어 '버름하다'에 대응하는 단어로 보인다. 그러나 '사이가 벌다'는 뜻의 '버름하다'에서 '뻘쭘하다'로의 변이를 설명하기 힘들기 때문에 이 단어가 다른 어원을 가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즉, '뻘쭘'이 '어색하거나 뻣뻣하다'는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보아 '툭 튀어나오다'는 의미의 '불룩하다'나 사이가 멀다는 뜻의 '벌어지다'와 관계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참고로 경상도 말에서 '불룩 튀어 나온다'는 뜻으로는 '뻘룸하다'가 쓰인다.
'깔롱지기다'는 '깔롱대다' 혹은 '깔룽대다'의 '멋을 부리다, 재롱을 부리다'는 뜻의 경상도 말이다. 이 말은 지나치게 화장을 하거나, 옷을 화려하게 입은 경우에 쓰이는 것이 보통이고 어린 아이가 재롱을 부리거나 어른에게 잘 보이기 위한 행동을 할 경우에도 쓴다.
이 말을 '깔롱지기다'로 쓰면 부정적인 의미로 지나치게 눈 밖에 날 경우를 빈정대며 하는 말이다. 이 단어는 '깔롱'이라는 말로 전국적으로 분포하는데, 남과 다르게 멋을 부리고, 재롱을 부리는 행위를 그대로 지칭하고 부정적인 뜻으로는 쓰이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사투리는 늙은 사람만이 쓰는 옛말의 화석이 아니고 그 지역의 신세대와 구세대가 만들어 가고 있는 살아있는 말이다.
특정한 사투리가 젊은이들의 입말에서 지속적으로 사용되고 변이되는 한 사투리의 명맥은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 '앵통하다'는 '애통(哀痛)하다'에서 어두 음절에 'ㅇ'을 첨가하여 강화시킨 꼴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원통(寃痛)'이 '앤통'으로 발음되다가 다시 '앵통'으로 음운 변이한 꼴로 보는 것이 타당하며 '억울하다'는 뜻으로 쓰이는 단어이다.
'언성시럽다'는 '몸서리나다, 지긋지긋하다'는 뜻인데, 원래 원망하는 목소리가 날만큼 지긋지긋한 상태를 말하는 '원성(怨聲)스럽다'에서 변이된 꼴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