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옛날이야기를 들어보면 엄마는 꿈 많은 한 소녀였다. 하고 싶은 일이 참 많았고, 꿈도 많은 사람이었다.
엄마는 옛날에 친구들과 함께 늦게까지 노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엄마는 중학생 때 수학여행 한 번을 못 가봤다고 했다. 엄마의 아버지, 즉 나의 외할아버지는 엄마를 수학여행에 안 보내주셨다고 했다. 또 엄마는 마음껏 티브이를 보는 걸 원한다고 했다. 스무 살 때까지 한 번도 자신이 티브이를 마음껏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한 번 마음 편히 드라마를 정주행하는 걸 원한 적도 있다고 했다. 성인이 된 후로 엄마는 창업을 원했다. 베스킨라빈스라던가 서브웨이를 창업하고 싶었다고 말했었다. 만약 그랬다면 지금쯤 부자였지 않았을 거라고 장난 식으로 말씀하시곤 했다. 그리고 세계 일주를 해보고 싶다고 하셨다.
엄마는 왜 하고 싶은 게 참 많으셨는데 왜 안 하셨던 걸까?
"결혼 때문이지!"
엄마는 웃으면서 말씀하셨다.
'무뎌졌다.' 이 단어가 엄마를 표현하는 가장 적절한 단어가 아닐까? 엄마는 이미 세월이 오래 지나 자신의 꿈에 대해 무뎌진 것이다. 그리고 바쁜 삶에 치여 꿈을 꿀 수 있는 나이임에도 엄마는 자신의 꿈을 추억이라는 단어에 가두어버렸다.
드라마에서 흔히 보이는 스토리 중에 부모님의 어린 시절 과거로 가는 내용이 있는데, 만약 내게도 그런 일이 생긴다면 난 엄마한테 이런 말을 전해주고 싶다.
"마음 가는 대로 살아주세요." 나는 엄마가 추억이라는 단어에 자신의 꿈이 무뎌지는 걸 원치 않는다. 엄마이기 전에 한 명의 사람이니까.
첫댓글 좋다. [세상에서~] 작품 얘기도 넣으면 더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