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인근 산행〈21> 슈가로프마운틴
산마루의 시원한 풍경…'한국인의 산' 별명도
등산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은 나는 매주 일요일 아침을 설레면서 기다린다. 지난 몇 달 겨울 산행을 하면서
느낀 산마다의 다른 매력 때문이다. 멀리서 보면 산의 모습은 비슷하다. 그러나 막상 그 산으로 들어가 보면
흐르는 계곡은 유별나고 그 계곡을 따라 굽어진 능선길을 걷다보면 저마다 각양각색으로 아울러진 특유의
개성을 느낀다.
슈가로프마운틴(Sugarloaf Mountain)이 속해 있는 브레이크넥릿지(Breakneck Ridge)는 행정상으로는
뉴욕주의 더치카운티와 퍼트남카운티를 가로로 경계하며 하이랜드의 산맥은 북쪽 방향으로 연결되어 있다.
앞쪽에는 허드슨강이 묵묵히 흐르고 강을 지키는 장승백이 같은 스톰킹산이 오래된 친구처럼 마주하고 있어
이 산맥이 장구한 세월을 허드슨강의 방둑이 되어 지형을 이루었음을 알 수 있다.
이민생활에 분주하던 한인들도 대개가 브레이크넥릿지의 가파른 암벽 구간과 첨봉인 슈가로프 산마루의
시원한 풍경을 접하고 나면 다시 산을 찾게 만드는 그런 산 '뉴욕에 있는 한국인의 산'이라고도 한다.
오르는 길=산행은 세번째 파킹장에서 윌킨슨 메모리얼 트레일 노란색 마크를 따라 시작한다.
첫 0.7마일은 완만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약 350피트의 오름길이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직상하는 빨간색
브레이크넥 바이패스 트레일을 지난다. 여기서부터 정상까지의 직선거리는 0.4마일이 채 안된다.
그러나 경사가 있어 지그재그로 4번 꺾어 도는 트레일은 0.7마일 더 가야하며 고도는 550피트가 더 높은
900피트가 된다.
슈가로프마운틴 정상에 오르자 유령의 전설이 얽혀있는 6에이커의 작은 폴레펠섬(Pollepel Island)이 발 아래
처량하다. 정상은 암반으로 겨우 한 그루의 향나무와 오랜 풍상으로 하얗게 껍질을 벗긴 고사목 한 그루가 우리의
인생을 자연의 섭리처럼 말없이 표현하고 있다. 다음 교차 트레일인 파란색 너치(Notch Trail) 트레일까지는
최하 700~1100피트 고지를 오르고 내리며 비교적 완만하게 약2마일 간다.
겨울잠을 아직도 자고 있는 계곡은 아직도 잔설이라 표현 할 수 없는 눈밭이 살아있지만 늦잠을 깨우는 계곡의
물소리는 우렁차다. 파란색 너치 트레일을 만나 오른편으로 도는 코스가 산행의 분기점이 된다. 0.1마일 채 안가 좌측에서
오는 하얀색의 브레이크넥 릿지 트레일을 만나 약 1마일 이상 나란히 동행하게 된다. 동행하던 너치 트레일을 왼편에
두고 하연색 마크를 따라 0.25마일 지점에서 밑에서 지나쳤던 빨간색 브레이크넥 바이패스 트레일을 만난다.
이 트레일을 따라 하산을 하면 윌킨슨 메모리얼 트레일 노란색 마크를 만나 왼쪽으로 내려가면 올라 왔던 길로 산행을
마치게 된다. 그렇지만 하얀색의 브레이크넥 릿지 트레일로 하산 길을 잡는 것이 아기자기한 산행의 묘미가 있다.
브레이크넥릿지의 마지막 0.3마일은 강도 5.5(암벽등반에서 난이도를 표시하는 수치 5.4~5.13)의 가파른 암벽구간이
이 산의 하이라이트가 된다. 내려갈 때의 떨림이란 왕초보인 내게는 'Oh! My God'이었다. 바위 틈 사이로 흐르는 물기와
얼음들이 나의 발걸음을 위협했지만 경사진 바위에서는 몸을 붙일수록 더 위험하게 되고 가능한 수직으로 설수록 중심을
잡기가 수월하다는 것을 알고난 후에는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었다.
이렇게 하얀색 브레이크넥릿지 트레일로 하산을 마치면 전장 5.5~6 마일의 하루 산행이 된다.
가는 길=팰리사이드파크웨이 노스(N) 방향으로 40마일을 간 후 베어마운틴 브릿지를 건너 9D도 북쪽 방향으로
11마일을 가면 이 멋진 몸짱을 만나게 된다. 파킹장은 도착지점에 터널을 지나자마자 첫번째 두번째가 왼쪽 편에 있고
마지막 세번째 파킹장이 건너편에 있다.
글=한혜진(뉴욕한미산악회 http://cafe.daum.net/nykralpine)
첫댓글 제가 참석하지 못한 산행기라서 그런지 더욱 아쉬움입니다// 역시 멋있는 저의 미국 앤입니다! Breakneck Rid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