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날 아기 천사님도 오셨습니다 🌸
갑자기 양수가 터져서 병원에 갔다가 응급상황이라면서 지금 당장 수술을 하던지 아니면 큰 병원으로 당장 가야된다고 하는 의사 선생님 말씀에 약간 쫄아서 대학 병원 앞까지 갔다가 수많은 환자들의 지치고 아픈 얼굴과 정신없는 병원 상황에서 도저히 마음이 편안해지지도 않고 세시간 넘게 진료를 기다리라는 말에 병원에서 하는 말 다 무시하고 조산원 원장님 믿고 조산원으로 갔는데 원장님이 해볼 수 있는데 까지 해보겠다는 그 희망적인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을 걸고 기적적으로 아가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뜨거운 핏덩이가 제 밑으로 나와서 뜨거운 심장위에 올려지는 그 순간! 모든 신들에게, 그리고 제 앞에 있는 또다른 신, 삼신할매에게 감사하다는 말이 계속 흘러나오드라구요. 지금까지 살면서 참 많은 귀인을 만났는데 조산원 원장님 안 만났다면 어땠을까 생각하니 아찔했어요. 아가는 뱃속으로 들어오는 칼이 얼마나 무서웠을까,약에 취해 이 순간을 기억을 하지 못한다면 얼마나 아쉬울까.
아마 이 상황에 수많은 산모들이 자연분만을 포기하고 한 순간에 출산의 기억이 달라질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정말 감사하고 신기하게도 황홀한 출산의 기억은 남고 고통의 순간은 지워지는 듯 해요. 엄마도 조물주가 그 기억을 사라지게 하는것 같다고 ㅎㅎ
밤새도록 진통을 하면서 말로 설명하기 힘든 고통의 순간들이 찾아왔지만 자연주의 출산을 한 엄마들이 경험하면서 전해줬던 말이 정말 큰 힘이 되었어요. ‘ 아가를 낳는 순간 고통이 0이 된다. 고통스럽지만 출산 할 때 환희의 기쁨으로 가득찬다. 병원과는 다른 평화로운 출산 환경이 출산 후 몸의 회복도 빠르다’ 등등의 긍정적인 말들을 생각하며 속으로 성모송을 계속 하며 힘을 주는데 아침부터 병원을 왔다갔다 하며 진을 빼서 졸립기도 하고 피곤도 급속도로 몰려오면서 빨리 아가가 나와서 자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는데 신기하게 아가를 낳고 나서 오히려 엄청나게 각성되서 잠도 안오고 눈도 말똥 말똥 해지드라구요.
그 느낌이 명상이 엄청 잘 됬을 때, 그리고 엄청 행복할 때, 충만감으로 가득 찰 때 느낌이랑 비슷했는데 원장님이 출산 당일 날 엔돌핀, 옥시토신 호르몬이 가장 많이 분비되서 그렇다네요. 암튼 출산 당일날에는 남편이랑 조산원 원장님이랑 한참동안 수다를 떨다가 잠이 들었는데 눈뜨고 일어났더니 배가 홀쭉해지고 아가가 제 옆에서 새근 새근 자고 있는게 어찌나 신기하던지-
다행이도 그리고 감사하게도 (?) 의사 선생님이 하셨던 말씀은 하나도 맞은게 없었어요. 초음파 검사 했을 때 아가가 작아서 인큐베이터 들어갈수도 있고, 장에 변이 가득차서 태어날때 똥을 먹고 태어날 수도 있고, 아가가 하늘을 보고 있어서 위험하다 등등등의 산모에게 주는 엄청난 불안과 공포심은 산모에게 걱정과 긴장과 염려만 가져다 줄 뿐 실질적으로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불안감 때문에 많은 비용을 지불하면서 각종 검사를 받고 약물을 투여하며 시간과 돈을 쓰는 것도 제 경험상은 정말 불필요한 낭비라는게 이번 경험을 통해 저 몸으로 깊게 느끼게 된거 같아요.
정말 엄마의 직관! 그리고 자신을 믿는 믿음! 누군가의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말 한마디. 심상화! 그것이 때로는 비 과학적이고 비 논리적이고 비 의학적이라도 강력하다는 것. 이번 출산을 통해 저는 더 깊게 경험하고 깨달을 수 있어서 소중하고 값지네요. 무엇보다 아가도 저도 너무 건강하다는 것, 남편과 함께 이 모든 순간을 함께 경험 했다는 것, 병원에서 출산했으면 회음부도 절개 했을텐데 회음부 열상과 통증도 없고 태어나자마자 한시간 남짓 제 가슴에서 캥거루 케어를 하며 아가와 호흡 하며 교감했던 경험은 평생 잊지 못할거 같아요. 다시한번 조산원 원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옆에서 든든하게 둘라 역할을 해준 남편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저 또한 출산을 앞둔 산모님들에게 순산 에너지 팡팡 보내요 🌸
* 조산원 원장님 믿고 숙제 잘 하세요!
저는 막달에 이사까지 겹치기도 했는데 평소 명상 호흡 수업까지 하던 사람이라 호흡의 중요성은 알고는 있었지만 원장님이 가르쳐주신 호흡을 평소에 많이 연습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정말 통증에 따라 어떻게 호흡을 하고 힘을 줄 때 어떤 호흡을 하느냐에 따라 회음부 열상없이 몸도 덜 아프게 출산 할 수 있는거 같아요.
회음부 마사지도 잘 못해서 내진 할 때 많이 아팠는데 그날 이후로 남편이랑 더 열심히 하고 평소에 짐볼도 열심히 타고 정신이 다 나갈 지경에도 정신 차리고 원장님이 하라는 대로 호흡 맞춰가면서 했더니 회음부 열상도 크게 통증도 없이 잘 회복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는 양수 터지면 엄청 위급상황이라 당장 수술 하라고 하는게 일반적인거 같아요. 하지만 자궁 문이 조금이라도 열리면 양수 터져도 원장님이 도와주실 수 있으니 출산 가방 챙겨서 조산원으로 가세요. 저는 양수 터지고 거의 하루 반 지나서 원장님 만나고 조산원에 도착하자마자 원장님이 주신 불수산 먹고 나자마자 진통이 오기 시작하더니 열시간 정도 진통후에, 세시간 힘주고 아가 만났어요. 내진 했을 때 원장님이 진통 오래 갈거라고 하셔서 한 이틀 정도 생각하고 있었는데 가르쳐주신 호흡도 잘 안되고 신음소리만 자꾸 들리니 남편이 원장님께 전화해서 4층에 계셨던 원장님이 옷 갈아입고 내려오셔서 진통 다섯시간 정도 지난 후에 내진 하셨는데 자궁문 4센치 열렸다고 하시면서 오늘 아침에 아기 만날 수 있을거라고. 이 말이 진짜 어찌나 힘이 나던지! 그러고 가장 강한 강도의 진통의 파도가 찾아온 후에 옆방에 계시던 원장님이 오셔서 아가 받을 준비 하셨어요.
방안에서 걸어다니기도 하고 짐볼도 타고 서있기도 하면서 제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며 태교 할 때 자주 들었던 명상 음악 들으면서 성모송 기도도 하며 그렇게 버텨내고 동이 트자마자 힘주기 시작 해서 세시간 후에 아가 만났네요. 아직도 그 깜깜한 터널을 지나 아침을 만났던 그날이 꿈만 같아요. 그렇게 아프더니 아가가 뱃속에서 쓩 하고 빠져나가는 순간! 고통이 0으로 변해요. 그리고 환희의 기쁨으로 온몸이 물드는거 같은 신비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 생각만 하시면서 진통 잘 참으시고 순산 하시기를 바래요!
첫댓글 너무 축하드려요~진료 보실때 마주쳤던 산모예요 ㅎㅎ 출산하신날 진료 갔었는데 애기 울음소리들으니 저도 너무 기분이 좋더라구요 순산 축하드려요^^
호흡 숙제 잘 하시던 모범생 엄마신가보네요 ㅎㅎㅎ 그날 진료 보실 때 저는 방안에서 출산 후 완전 뻗어있었네요 ㅎㅎ 선생님이 내주신 숙제 잘 하셨으면 순산 하실거에요. 순산 에너지 팍팍 보내드려요!
병원까지 가셨다가 조산원으로 발걸음 옮기기 쉽지 않으셨을텐데 정말 대단하세요. 그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살면서 고민을 많이 안하고 사는데 그 순간에 정말 고민이 되기는 하드라구요. 그래도 조산원 원장님 얼굴 한번 보고 결정하고 싶다는 마음이 진안에서 청주까지 달려간게 아닐까 싶어요. 그만큼 원장님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 맡기고 싶은 마음도 컸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