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명: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저자 : 장하준 저/김희정 역
출판사 : 부키 2023년 03월
선정자 : 가을햇볕
모임일 : 2023-05-21 (일) 12시
장소 : 목동역 버거킹
작성자 : 크로
참석자 : 가을햇볕, 여름숲, 아름두리, 크로
[가을햇볕]
이 책은 굉장히 독특하게 식재료나 음식과 비교해서 경제학에 대한 이야기를 전개하였는데 내용이 어렵지 않고 이해하기 쉬웠다.
일반 교양서로는 가독성도 좋고 내용도 아주 좋은 편이다.
식재료나 음식이 저자가 말하려는 경제학의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하나의 비유로 활용하여 내용에 대한 이해도를 상당히 높이는 역할을 하였다.
또한 각 챕터별로 말미에 결론에 해당되는 설명을 추가하여 이해를 도왔다.
나는 쉽고 재밌게 읽었는데 놀라웠던 건 저자의 음식에 대한 깊은 식견이었다. 저자는 주로 해외에 거주하면서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먹어봐서 그런지 음식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보여주었다.
요즘 tv나 유튜브에서 먹방 프로그램을 보면 우리나라에는 요리를 만드는 요리사보다는 평론가가 훨씬 많은 듯 보인다. 요리는 제대로 할 줄 모르면서 비평만 끊임없이 한다.
이 책은 경제학에 대한 아주 깊이 있는 내용은 없다. 하지만 경제학에 대한 초보자나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그런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음식에 대한 내용 중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이베리코 돼지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도토리만 먹기는 줄 알았는데 이 책을 통하여 도축전에 일정 기간만 먹인다 는걸 알았다.
이처럼 음식에 관한 내용은 새로 알게 된 부분이 많으나 책의 주제인 경제학에 대한 내용은 특별히 몰랐던 걸 새로 알게 된 그런 내용은 없었다. 하지만 경제학의 기본상식은 초보자도 알기 쉽게 잘 설명해 놓았다.
이 책은 지금까지 읽었던 저자의 책 중에서 가장 재밌게 읽은 책이다.
[아름두리]
이 책을 읽고 난 첫 느낌은 ‘가볍고 재미있다’ 였다.
저자가 어떤 유튜브에서 '이렇게도 해도 안 읽을 겁니까?' 이와 같은 말했는데 경제학 초보자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노력한 저자의 의도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 책의 주제는 하나의 이론이 등장하면 이론에 대한 교조가 생기나는데 저자는 경제학이라는 건 다양한 음식의 하나의 레시피처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저런 경제적 실패나 성공 사례를 나열하면서 경제라는 건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우리가 레시피처럼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 다양한 재료를 이용하듯이 경제학도 다양한 사항에 따라 가장 효율적인 정책을 적용하는 것이다. 그것을 잘 비유하기 위해서 요리에 관한 내용을 차용한 것이다.
처음 읽으면서 느낀 것은 다윈의 진화론이 이 책의 전개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진화론 책의 시작에 비둘기에 관한 내용이 나오는데 당시에 비둘기 키우기가 아주 유행했다고 한다. 다윈은 이를 이용하여 진화론까지 자연스럽게 넘어갔기 때문에 당시에는 그게 너무 재미있어서 사람들이 그 진화론을 읽기 시작했고 그래서 베스트셀러가 됐다고 한다.
저자도 너무 어려운 얘기보다는 좀 가볍게 시작을 해서 진지하게 나가는 방식을 택한 듯 보인다. 그래서 아마 다음 책에서는 좀 더 진지한 내용의 책을 쓸거란 생각이 들어 더 기대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경제학, 심리학, 철학과 같은 건 사람들에게 의심받는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학문은 소수 엘리트가 인간은 원래 이러이러 하다고 정의를 해놓고 거기에 끼워 맞춘 학문이기 때문에 실제 사람들의 실상과는 거리가 먼 그들만의 이야기일 수 있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실상황에 적절한 음식이라는 소재를 이용하여 결국 복지사회로 가야 되는게 단지 좌파의 문제가 아니고 자본에 있어서도 옳다고 주장하며 현실주의적인 면모를 보인다.
저자는 딱 지금이 우리나라가 그렇게 해야 할 때라고 주장한다. 얼마 전에 유튜브에서 최재천 교수랑 대담에서도 비슷한 얘기를 한 것이 떠올랐다.
특히 신자유주의가 처음 등장했을때 나도 잠시 혹하긴 했는데 한참 지나고 보니 이것은 그냥 인간에 대해 너무 무지했던 학문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름숲]
이번 책은 저자가 기존에 주장했던 많은 얘기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던 것 같다.
저자의 의도는 기존의 내용들을 입문자들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음식이라는 소재를 통하여 풀어낸 것이라 생각된다.
이것이 이 책의 미덕이자 장점이지만 장하준 책을 몇 번 읽은 사람으로서는 새로울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이 책의 단점이라 생각된다.
책 자체는 재미있다. 저자의 식재료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인문학적 소양이 높다는 걸 알게 되어 좋긴 했지만 다만 경제학 관련 새로운 내용이 없어서 아쉬웠다.
내심 저자가 또 얼마나 발전된 다른 어떤 주장을 할 것인가에 대한 기대가 있었는데 그런 것이 없었다.
막판에 저자가 얘기했듯이 '맥락이 맞지 않게 생뚱맞게 건너뛴 부분이 있는데 그래도 이해해 달라'라고 하는데 이 정도로 쉽게 쓰려면 그 정도는 이해해 줘야 되지 않는가라는 생각한다.
주요 내용은 우리가 예전에 읽었던 '사다리 걷어차기'를 좀 더 쉽게 풀이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서구 열강들은 자신들은 유치 산업론 통해서 19세기 20세기 초반까지도 어마어마한 보호 무역을 해놓고 이제 와서 자유무역 신자유주의를 주장하는데 이는 후진국 입장에서 정말 굶어 죽을 자유밖에는 없다는 것이다.
지금 신자유주의자들은 자본가의 자유만을 논하는데 저자는 복지에 있어서 기회의 평등뿐만 아니라 결과의 평등이 중요하다고 얘기한다.
가난한 국가가 가난한 이유는 그 사람들의 게으름이 아니라 생산성 증가에 관련된 기반이 갖지 못해서 그렇다는 것이다. 이는 코코넛과 관련된 얘기에서 나오는데
p89 ~ 90) 페이지
'문제는 생산성이다 ... 중력 ... 그리고 이렇게 생산성이 낮은 것은 교육 수준, 건강등과 같이 노동자 개인의 능력이나 조건과 크게 상관없다. ... 중략 ... 그렇다. 그들의 생산성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은 더 양질의 사회 기반 시설(전기, 교통, 인터넷등)과 더 잘 기능하는 사회적 체제(경제 정책, 법률 체계등)를 기반으로 해서 더 잘 운영되는 생산시설(공장, 사무실, 가게, 농장등)에서 더 나은 테크놀로지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에서 후진적인 국가나 가난한 국가는 식민 역사의 잔재나 만성적인 정치 분열 그리고 기득권 엘리트 영향 국제 경제 체제 이런 것들 같은 생산 기반의 문제이며 서구 열강이 억압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개인에게 빗대어 본다면 부모 잘 만난 아이들은 그 기반이 좋기 때문에 기회를 떠나 결과까지 좋을 수 있고 기회를 똑같이 줬다 하더라도 책상도 없는 단칸방에서 사는 아이가 가질 수 있는 역량과 정말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결국 기반 인프라의 차이다.
저자는 책을 쉽게 재미있게 쓰긴 했으나 대안 없는 기존에 했던 주장의 반복이라 개인적으로 약간 실망을 했다.
기존에 했던 얘기에서 진일보한 것은 없고 단지 입문서로의 역할 정도는 충분하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기대한건 뭔가 통렬한 비판이라든가 대담한 대안은 아니더라도 서구열강에 대한 비판이나 브렉시트를 한 영국에 대한 경제학적인 설명과 같은 것이 좀 더 들어가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크로우]
이 책을 읽기 전에 이미 저자가 유튜브에 나와서 책에 관하여 인터뷰한 것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 대충 어떤 내용인지는 알고 있었다.
저자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경제학자이며 저자의 경제학에 대한 논리도 공감되고 글도 너무나 쉽기 때문에 저자의 책은 거의 다 읽은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음식과 요리에 관하여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직접 요리도 하며 음식에 정말 애정이 많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사실 음식과 경제학을 이렇게 많은 카테고리로 연결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걸 어떻게 경제학이랑 연결할까? 챕터별 개별 음식들을 어떻게 경제학 내용과 연관하여 풀어갈까?' 생각하며 읽는 재미가 있었다.
약간 억지스러운 부분도 있긴 하지만 대체로 잘 연계하여 풀어나간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경제학보다는 각 나라의 음식과 요리에 관련된 부분이 재미있었다.
저자의 경제학 관련 논리는 다 좋아하지만 가장 핵심은 경제는 결국 생산성과 효율성의 문제라는 것이다.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유치산업 보호도 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원히 보호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산업이 성숙하면 더 이상 보호하지 않고 스스로 해외기업과 경쟁해 나가며 자립해야 하며 국가의 도움에만 안주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경제학의 본질은 결국 한정된 자원으로 최대한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며 이를 위해 제도, 정책, 교육, 인프라 투자를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가장 효율적으로 구성을 해야 된다는 것이다.
이것을 가장 잘 표현한 것 중 하나가 다국적 기업은 어떻게 활용 하냐에 따라 경제에 득이 될 수도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필리핀은 수출품으로 전자제품이 가장 비율이 높은 나라지만 단순히 제품 조립하는 곳으로만 다국적 기업이 활용하기 때문에 그다지 다국적 기업이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가 말했듯이 이 책은 경제학에 거부감이 있는 독자를 위해 경제에 대한 깊은 내용보다는 음식을 이용하여 경제학을 쉽게 접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볼 수 있다.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ㅎㅎㅎ
수고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