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30일 비트로팀은 서울교육대학교 (서울교대)를 방문해 교수들과 학생들에게 재능기부를 하였다. 금싸라기 같은 강남 한 복판에 있는 서울교대는 클레이 코트 4면이 있어 테니스 환경은 매우 좋았다.

“비트로팀의 방문은 저희 테니스 동아리에 큰 전환점이 되는 행사였습니다. 한 번 더 방문해 주시면 안 될까요?” 늦은 시간 이형철 동아리 회장은 카톡으로 다시 연락을 해 왔다.

비트로팀의 테니스 구력은 평균 25년. 비트로팀의 재능기부는 서울대 교수들이 쓴 책 '축적의 시간'에도 나왔지만 실패를 통해 수도없는 시행착오를 거쳐 쌓은 경험의 엑기스를 전달해 주는 시간이다. 2시간 동안 많은 것을 가르칠 수 없지만 테니스에 대한 전환점을 만들어 주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서울교대 테니스 동아리 이름은 탄아해, 테니스를 열심히 해서 까맣게 탄 아이들이라는 뜻. 매 주 월요일과 화요일에 모여서 운동을 하는 탄아해 회원은 50여 명, 하지만 최근 전국대학생 테니스대회에 나가서 입상한 적이 없으니 침체기다.


탄아해 지도교수인 엄우섭 교수는 “학생들이 인원은 많지만 미온적으로 활동하는 데는 보고 배울만한 롤 모델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며“아마추어 고수들의 지도를 받은 학생들이 이번 재능기부를 통해서 자신감도 생기고 새롭게 도전할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교수진과 학생들은 네 그룹으로 나누어서 진행되었다. 테니스를 시작한 지 6개월 미만인 학생들이 가장 많았다. 테니스는 무조건 재미있게 해야 한다는 조성진이 초보자를 지도했다. 제일 먼저 조성진은 라켓에 공을 맞출 때 라켓 면이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 수도 없이 연습시켰다. 예비 선생님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한 모습으로 집중했다.

서울교대 교수팀들은 테니스가 탄탄한 편이다. 2016년 전국교대교수테니스대회에 나가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배우려는 열정이 대단했다. 교수팀은 이순규가 담당. 이미 굳어진 폼을 바꾸기 보다는 현재 상태에서 가장 볼을 잘 칠 수 있는 방법론을 설명했다. 한 쪽에서는 계속 동영상을 찍고 있었다. 노력하는 교수들의 모습들은 학생들에게 좋은 본보기였다.


인상 좋은 이문진 교수도 레슨을 받았다. 이 교수는 "맞춤형 원 포인트 레슨을 해 주니 몰랐던 것을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되었다"며“평소 스키를 강습해 보면 중급자까지는 아마추어 고수들이 지도하는 것이 더 빨리 이해를 하는 경우와 같은 이치다"고 전했다.



이형철 동아리 회장은 “선배들 실력이 미비하니 후배들을 지도할 때 어려움을 겪는다”며 “오늘 배운 내용을 정리해서 밴드에 올려 다 함께 공부해 갈 것이다”고 했다. 또 “교대에서는 이렇게 멋진 행사가 처음 있는 일이다”며 “마른 대지에 단비가 내린 듯, 참여한 학생들 모두 흡족해 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고 전했다.


2학년 권정진은 “그동안 테니스는 지도만 받았고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질문은 하지 않았다”며 “오늘 교정 받은 것을 계기로 앞으로 실력 향상에 총력을 기울여야 겠다”고 했다.


체육교육과 이영석 교수는 핸드볼을 했다. 그런데도 스텝이 정확해서 여러 차례 칭찬을 받았다. 이 교수는 “교수 테니스회 총무를 맡아 활동은 하고 있으나 레슨을 받지 않아서 자신감이 없었는데 새로운 욕심이 생겼다"고 했다.
재능기부를 마친 비트로 팀원들은 라이트 불빛만큼이나 환한 마음으로 정문을 나섰다. 어찌보면 비트로 팀원들은 게릴라다. 침체된 대학 테니스 문화를 몇 년째 휘젓고 있기 때문이다.
글 사진 송선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