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1월4일 일요일
9시가 한참 지나서 일어나자 마자 빨리 가자는 민희
오늘을 헬스장 안가고 산에 간다고
어제 저녁에 약속 해잖어
그런데 왜이리 늦게 일어나
그럼 3시간정도 갈것인데
가다가 힘들다고 하기 없기다
응
그렇게 나선길
날씨가 봄이다 길이 난리가 아니다 민희야
나 운동화 어떻게
그런 걱정되면 집에 가든가
도랑에 얼음 밑으로 봄이 오는 소리 졸졸 들리제
아니
도대체 엄마 소나무 어디에 있는겨
저기
엄마가 말했제
이소나무하고 엄마는 같이 있고 싶다고
난 몰라
언니 한테 말해
내소나무 아래서 민희와 이야기 했다
소나무 잎은 3개
엄마 내가 그것 알아야되
당연히 알아야지
엄마 좋아하는 것하고 나좋아하는 것 하고 틀리다고
당연히 틀리지 같으면 더 좋고 ㅋㅋ
그렇치만 우리가 자연을 모르면 안되는거야
넌 고맙다고 해야되 엄마한테
왜
너어 친구들은 지금 니나이에 숲공부 하고 있냐
니는 엄마를 잘 만나서 지금 숲공부 하고 있는것 아니여 바보야
예 감사합니다
까불지 말고 잘 들어
잠시 잘못 왔다고 감지 하는 민희 갔았음당
잣나무 가지치기를 했네
민희야 전에는 나무 가지치기하는 것 보면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고
나무가 아프겠다는 생각도 했는데
자금은
가지치기를 하지 않으면 나무가 잘 자랄수 없다는 것을 알고 나니까
가지치기를 해주는게 나무한테 좋다고 생각해
사람들의 관계도 나무처럼 했음 좋겠다
가지치기
뭐 그런다는 것이고요 가자
엄마 시청 가깝다
우리 어디로 갈것인데 능선따라 가양공원까지
저소나무 바라 민희야
왜 이래
소나무에만 있는 재선충 벌레 때문에 죽은 거야
못잡아
잡을 수가없다네
왜
실처럼 생긴 기생충인데
무당벌레처럼 생긴 솔수염하늘소라는 벌레 배속에서 살아서 잡을 수가 없다는 구만요
그 벌레가 솔잎을 좋아해서
이소나무
저소나무 날아다니면서 솔잎을 먹을때 그 벌레 몸에서 나와서 소나무를 못살게 한다고 하더구만
아깝다
그렇치
이것은 거북꼬리풀이다
아직 새들이 못 봤나 열매가 남아있네
엄마 새들이 아껴 먹는것 아니여
그런가
엄마처럼 한참에 다 안먹거든
넌 꼭 그렇게 말을 해야겠나
사실을 말하는 거야 엄마
가자 그냥
이것봐
또 뭐
소나무 이 솔방울이 내년에 커서 열리는 거야
이것은 니기다 소나무
니기다가 뭐여 그냥 소나무구만
다르다니까 봐 나무 기둥이 지저분 하다니까
나 숲공부하려 온게 아니고 운동하려 왔어요 백순옥샘요
까불지 말고 이 눈도 좀 보고 생강나무 같다
생강이 산에 있어
김치할때 넣는 생강말고 옛날에 머리 기름으로 쓴것이라고 하더구만
이것도 보고가 꼭 우리 몸에 때같지
뭐가 아니구만
맞찮아 새까맣게 그래서 때죽나무라고 함당 잔가지들은 맹아지라고 한것 같은데 여기까지
엄마 저 돌 굴려 내릴것 같지
큰일이다 굴려서 내려가면 사람들 다치는데
민희야 그쪽으로는 사람 다니는 길도 없지만
아마 바위가 굴려서 내려간다고 해도
밤에나 움직일걸 자연은 사람에게 해를 주지 않으려고 조용한 밤에 움직이거든
그것은 엄마 생각이 아니고
아니라니까
계족산 다람쥐는 게으른가 보다
아직까지 도토리가 남아 있네
잠깐 새 좀 찍자
어디까지 가 힘들어 죽겠다고
능성
더가
길치고개로
정상
한시간 10분왔구만 엄마 혼자 오면 40분거리인데
엄마 하고 같애
뭐가 틀려
난 아직 어리잖어
누가 니가
힘들다고
그려 좋아서 좀 쉬어가자
저기 앉자서
엄마 대전역 쌍둥이 빌딩 높다
높지 날씨가 좋으면 선명하게 보일것인데
오늘 날씨가 흐리다
너무 좋다 올라오니까
그런 기분 때문에 산에 오고 운동하는 것 맞제
빨리 가자 땀 식으면 춥다
엄마 이게 뭐야
와아 이소나무 누가 필요해서 이렇게 해놓은 것일까
송진인데 소나무의 방어물질이라고도 하고
이송진이 있어서 소나무는 추운겨울에도 얼어 죽지 않고 늘 푸른색을 가지고 있당
무슨 나무일까
나이테가 선명하네
나무의 나이
민희야 이것봐
이것이 거위벌레가 잘라놓은 거야
벌레가 어디 있어
다 땅속으로 들어갔지 추우니께
더 못가겠지
나 가양공원까지 못가
그래 비룡동으로 내려가자
그런데 길은 안 좋다는 것 미리 이야기한다
왜
이길은 사람들이 많이 안다니는 길임당
잠깐
으름나무인가 오른쪽으로 감아 올라가는것 맞지
칡도 오른쪽으로 감아서 올라가지
민희야 숲 가까이에서 한번 봐
어떤 생각 들어
아무 생각도 안 들어
나무들이 다 보여주는데도
엄마만 그렇게 보이지 다른 사람들은 안 보인다고
그래 니말이 정답이다
어디로 가 길이 없잖아
그러게
길이 아니였네
없는 길도 만들어서 가면 되고요
길을 만들어 놓아야지 다음에 또 누군가가 내려 올때 수월하게 내려올수 있으니
오늘 우리가 길하나 만들어 놓고 가자
엄마 가시 질리고 이게 뭐여
신발은 아주 만신창이가 다 되었다
그래
사람 마음만 만신창이가 아님 되것이고
사람 마음 만신창이가 될때까지 살면 힘들어서 못살거든 ㅋㅋ 돼지야
신발이야 좀 만신창이가 되면 어때 집에가서 깨끗이 씻으면 되지
걱정 말거래이
엄니가 책임지고 오늘 운동화는 빨아준다
엄마만 등산화 신고 와서 미안해서리
저기로 가자
밭으로
우리가 가면 길이 되는겨
잠깜 이벌레 좀 보고가
싫어
낙엽으로 말아서 해놓았구만
내가 엄마 때문에 못살아
그래서 나가 올때 뭐라고 했노 헬스장 가라고 안했나
엄니 이제 산행도 좀 많이 하고
달리기 연습 해야 한다니까
대회나가
응 울트라
그것 80킬로에서 실패한것
순간
실패
포기가 아니고
맞아 실패한것이네
실패해서니 다시 한번 도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 민희야
도전하지 않으면 엄마의 기억속에
너에 기억속에 울트라 실패한 것으로 남아 있겠다 그쟈
뭐 그렇다고 봐야지
엄마 하는데 까지 한번 해볼란다
그럼 나쁜것이 아니라
좋은 것이지
할수 있다는 마음부터 용기가 생기는 것이니께
그래서 한번 해볼려고
많이 먹고 열심히 하면 되 엄마
근육을 키워야지
알았어 너 응원 나올거지
몇시에
새벽에
안되 자야지
너 엄니가 밤새도록 뛰는데 잠이 와
그것은 엄마가 좋아서 뛰는거 잖어
그러긴 하지만 집앞으로 지나가는데 얼굴도 안 보인다고
몇시에 지나가는데
우리집 한 밤 11시~12시 사이에 지나갈겨
알았어
날씨가 따뜻해서 할아버지께서 벌써 봄밭가리 하시는 것 봐라
엄마 나 사진 수업 받을때 마다 엄마 생각했는데
아마 엄마 같았음 교수님이 A뿔주고 더 주었을 것같애
무슨 수업인데
엄마처럼 사진 찍어서 그것으로 수업하는게 있어
그래
그 공부 하고 싶다
무슨 말을 못해
왜 엄마는 하면 안되
울트라 연습이나 잘하세요 순옥이는
아니 저기 페고속도로 밖으로 저게 뭐꼬
아니 쓰레기를 어디 버릴때가 없어
엄마 버러진 양심이 우리 동네에도 있네
여기까지 실고 와서 버린거잖아
그렇지 여기다가 CC카메라를 달아서 벌금을 억수로 내야 정신 차릴까
엄마 저런 사람들이 키피 한잔 5천원 짜리 마시면서 고상한 척 하는것 알지
뭐라고 너 어떻게 그런 말을 다하냐
그렇잖아
맞다 사람들의 그 속을 누가 알꼬
민희야 저 산 한번 올려다 봐
저기를 한바퀴 돌고 왔다
힘들었지만 그래도 잘 올라가서니
산아래로 잘 내려와서 올려다 볼수 있는 거야
산이 달라 보이지
아니 그냥 산인데
엄마 저기 농사 짓는 할머니 짜증 나겠다
저 쓰레기 때문에
그러게
민희의 마음에 비친 거리의 풍경이 못내 마음이~~~
민희야 이것 보고 가자 이끼
그만 안와 소리 지려지 말고
어 저나무는 왜 푸대로 싸놓은겨 해더니
민희의 대답~왜 싸긴 추우니께 싸준 것이지
그래 너 어떻게 알았어
딱 보면 몰라
너 농사 짓는 엄마 둔것 같다
다 내가 엄마 땜시 이렇게 된겨
엄마가 어때서
몰라
저기 새봐라 민희야
저 새가 뱁새인가 안보고 싶다고 나 새들 진짜 싫어 털도 싫고
무어라 엄니가 새공부 쪼금 해보니께 저 새들이 날기 위해서 얼마나 뼈를 갂는 아픔을 겪는지 알아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기억를 잘해야 고향을 다시 찾아가고 하더구만
돼지 왈
엄마 저 새들은 날기만 하고 먹이 구하는 것만 잘 하면 되잖어
다른 동물들도 똑같애
우리 사람들이 더 뼈를 갂는 아픔을 격고 있다고
이게 무슨 말이래
난 아무말도 못하고 있다가 그래 그렇게 생각해 넌
사람들은 최고가 되기 위해서 뼈를 갂는 노력을 해야하고
일하면서 돈도 벌어야하고
먹을 것도 구해야하고
할것이 얼마나 많아
그러니까 저 새들보다 우리 사람들이 더 힘들다고 생각해 나는
그러게 니이야기 듣고 보니 그렇다
엄마는 그기까지 생각을 못히봐거든
너 지금도 마음이 혼란스러운거야
아니
그럼 된다
저기 하늘 바라 좋다
천진난만
엄마 고구마깡 먹을래
고구마깡이 어디 있어
나가 가방에 챙겨왔지 순옥이 제일 좋아하는 것이니께
그래 먹자
철쭉농원 지나다가
이것만 보고 가자
아까 본 칡하고 틀리지 반대로 왼쪽으로 감고 올라가지
그런가
맞잖아
엄마 나가 오늘 운동한 기분은 하나도 안들고
숲공부 한 기분만 들어
뭐가 어때 아무것이나 했음 된 것이지
헐
다왔다
위에서 우리동네 한번 내려다 보고요
민희야 넌 우리집 여기 있는것 아직도 좋아
응 난 우리집이 제일 좋은것 같애
나가 1년 나가 있으보니께
더 집이 좋은것 같애
다행이다
아마 우리는 두시간 운동하고 오는데
아빠하고 언니는 아마 자고 있을것 같지 않어
아마 그렇겠지 하고 집으로 들어서는데
엄마 아빠 차세차 하고 있어
언니는 켈리그리피 연습하고 있네 티이보면서
우짠일이여 일요일날에
이민희 하는 말
뭐 나이들어가면서 철이 들어가나보네
엄마 운동해서니 배고프지
우리 삼겹살 먹자
부모와 아이들은 서로 비추어 보면서 알아가고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추면서 함께 걸어가야 하는 것인데 잘 안될때가 많다
오늘은 민희와 함께 한 계족산 산행길
나의 하루가 행복했다
첫댓글 저 길,
저 산,
저 소나무와 친구들,
저 바위...
힘드세요..?
요즘 운동 안하셨죠..?
잠깐 쉬었다 갈까요..?
좀 빠른가요..? 했던
저 길이...
이젠 사랑과 행복이 함께 하는
자연스럽고 자유스러운 길이 되었네요...
그동안 바친 열정이
저 길을 새롭게 다가오게 만들었나봐요...
감사합니다...^^
이세상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지요
이렇게 추억하면서 살아가야 잘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요
자연은 자연스럽게 다가서게 하고
자연스럽게 알아가게 하는것 같지 않았요 길벗님 2015년도 새롭게 다가오게
좋아하는 일들 만들기 입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