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야를 지나며 ♧
코로나19 감염의 무서운 공포는 결국 우리 삶의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던 교회 예배의 패러다임까지 바꿔 버렸습니다. 국내 대부분의 교회가 확진자를 통한 감염의 사태를 우려하여 교회에 출석하여 드리는 예배의 형태를 인터넷방송을 통한 예배의 형식으로 바꾸어 드리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제가 섬기는 교회도 오랜 숙고 끝에 이에 동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다만 교회에는 최소한의 예배위원들과 절박함으로 교회에 나와 예배를 드리기를 원하는 소수의 성도들이 철저한 방역을 거쳐 참석하여 예배의 형식에 따라 예배 드리고 그 모습을 실시간 동영상에 담아 업로드하면 대부분의 교인들이 가정이나 그 밖의 정한 곳에서 동일하게 예배를 드리는 예배 방식을 취하기로 했습니다.
어제 저도 교회에 출석하여 소수의 예배자가 되어 절박한 심정으로 예배를 드리는 도중 교회 합창 자리를 대신한 어느 솔리스트의 독창 찬양곡이 오늘 우리 대한민국이 직면하고 있는 상황을 그대로 담아내는 듯 함께 예배를 드리는 성도들의 심금을 울려 그 찬양곡의 가사를 옮겨봅니다.
" 왜 나를 깊은 어둠 속에 홀로 두시는지 어두운 밤은 왜 그리 길었는지
나를 고독하게 나를 낮아지게 세상 어디도 기댈 곳이 없게 하셨네
광야, 광야에 서있네
주님만 내 도움이 되시고 주님만 내 빛이 되시는 주님만 내 친구 되시는 광야
주님 손 놓고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곳 광야, 광야에 서있네
왜 나를 깊은 어둠 속에 홀로 두시는지 어두운 밤은 왜 그리 길었는지
나를 고독하게 나를 낮아지게 세상 어디도 기댈 곳이 없게 하셨네
광야, 광야에 서있네
주님만 내 도움이 되시고 주님만 내 빛이 되시는 주님만 내 친구 되시는 광야
주님 손 놓고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곳 광야, 광야!
주께서 나를 사용하시려 나를 더 정결케 하시려 나를 택하여 보내신 그곳 광야
성령이 내 영을 다시 태어나게 하는 곳 광야, 광야에 서있네
내 자아가 산산이 깨지고 높아지려 했던 내 꿈도 주님 앞에 내어놓고
오직 주님 뜻만 이루어지기를 나를 통해 주님만 드러나시기를
광야를 지나며 "
저희 교회 찬양대에서 솔리스트를 담당하던 성악 전공자가 몇 년 전, 독일로 유학을 떠난 후 이번에 잠시 한국으로 들어와서 어려운 상황가운데 위험을 무릅쓰고 어제 교회에 출석하여 특별 찬양으로 부른 ‘광야를 지나며’라는 곡입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절박함으로 드리는 예배 위에 마치 광야의 외침같이 간절함으로 울려 퍼진 저 곡의 가사 하나하나가 그대로 듣는 이들의 가슴에 파고들어 깊은 감동과 울림을 전합니다.
찬양을 듣는 내내 눈물이 났습니다. 마치 저 노래는 교만하고 패역했던 이 세상을 향해 심판하는 상황을 연상케 했으며 그런 우리들의 모습을 철저히 회개하며 다시 갈급한 모습되어 큰 구원의 힘을 갈구하는 광야의 선지자의 외침과도 같이 들렸습니다.
이 찬양의 가사처럼 지금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면 어쩌면 우린 그런 광야에 서 있으며 그 광야를 힘들게 지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 동안 부족한 것 없이 누렸던 축복과 은혜를 저버리고 교만하고 이기심으로 가득 찼던 우리들의 모습을 겸허히 내려놓고 다시 감사의 마음을 회복하자는 외침의 소리와도 같았습니다.
얼마 전에 오스카 상에 빛나는 영화 ‘기생충’을 소재로 ‘자랑스런 대한민국’을 호들갑스럽게 외치며 급하게 샴페인을 터뜨린 지 불과 몇 주일이 지나기도 전에 다시 대한민국은 국가 통제의 기능까지 위협을 받으며 점차 혼돈과 실의에 빠져가는 형국입니다. 지난주 ‘의연하고 그리고 담대하게’ 이 상황을 바라보기를 바라는 심정을 담아 나누었던 글이 심히 무색할 정도로 대한민국은 지금 코로나19의 무차별적인 공격으로 인해 상황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음을 바라봅니다.
급기야는 우리 인간 삶의 마지막 정신적 보루라고 하는 영역인 성지까지 뚫리는 세균테러의 현장 속에서 우리의 교만하고 불순종했던 모습을 겸허히 내려 놓고 회개하기 원합니다. 그리고 이 시대를 향한 큰 뜻을 담은 설교의 말씀이 전하지는 시간에 감동으로 마음을 울린 저 찬양의 가사가 살아있는 음성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지기 원합니다.
비록 지금은 광야를 지나는 길이 힘이 들지만 어쩌면 이 길은 더 큰 영광을 드러내기 위한 길이요, 그리고 우리가 하나되어 철저히 낮아진 모습으로 한걸음씩 걸어가면 언젠가는 끝이 나게 될 길임을 믿고 인정할 때 이 광야의 길은 반드시 끝이 나고 더 큰 축복의 시간이 될 수 있음을 믿습니다.
감격스런 예배와 찬양을 들었던 어제는 마침 3월 1일로 101년전 3. 1 운동이 일어났던 날입니다. 그 기념일에 모든 기념행사를 접고 인터넷방송 예배를 드리면서 그 가운데 찬양과 말씀을 통하여 분명한 음성을 들려주신 뜻은 우리 대한민국이 범상치 않은 나라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하기 위함이라는 생각입니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이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유일한 분단국가요, 그 동안 일제로부터 36년간의 압제를 당하면서도, 그리고 동족 간 서로 총부리를 겨누면서 싸우는 가운데 국토가 초토화된 전쟁의 잿더미 위에서도 우린 보란 듯이 세계가 깜짝 놀랄만한 경제의 기적을 일으켰습니다. 수많은 역사의 질곡 가운데 민족 특유의 슬기와 불굴의 정신으로 우린 능히 이겨냈으며 가까이로는 IMF라는 국가부도의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도 세계가 놀랄 정도로 빠른 시간에 그 위기를 벗어난 나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코로나19로 인하여 다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대하드라마와도 같은 세계 역사의 큰 흐름 속에서 대한민국은 마치 그 속에서 우여곡절과 영광을 쉼 없이 겪는 주인공 국가라는 정체성을 이 코로나19를 통해 다시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이 어려움을 능히 이기고 세계를 놀라게 하며 결국은 영광의 자리에 올라서는 그런 투혼의 역사를 다시 한 번 쓸 것임을 믿습니다.
어제 마음을 크게 울리며 큰 음성으로 다가 온 ‘광야를 지나며’라는 곡의 숨은 비밀의 메시지를 들으며 깨우친 놀라운 깨달음으로 오늘 도탄에 빠진 대한민국이 다시 희망가를 쓰기 원합니다.
늘 그랬듯이 우리는 세계역사 속에 찬란히 빛나는 주인공 국가로 이 광야를 지나는 시련을 분명히 이겨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