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란 공항에서(산문)
溫州 김익
4십몇 년 전 고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려
에어컨도 없는 버스에 집에 간다고 양복에 넥타이에 멋을 부리고
장장 열 시간이 넘게 불볕 사막을 가로질러 다란 공항에 도착한
우리들의 몰골은 글자 그대로 쑥대머리 꼴이었습니다
그래도 건설 현장에서 발파 등 위험 시간이면 가죽 채찍을
휘두르는 그 나라 감독들의 인격 모독 등을 참고 참으며
또 휴일에 리아드(그 나라 수도)등등에 쇼핑하러 가면
당시 북한 보다 못사는 우리들을 거지 취급하던 서러움 등을 뒤로 하고
고국으로 돌아간다는 기쁨으로 모두의 얼굴은 웃음꽃으로 활짝 피었지요
그 당시 사우디 노선의 대한항공은 중간중간 기착지 몇 곳의
몇몇 외국인을 빼면 나머지는 모두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수송기였습니다
1년 전 또는 몇 년 전(돈 때문에 몇 년씩 연장 근무한 사람들)에
김포공항에서 출발할 때는 그냥 설레임과 두려움이 있었으나
편지 외에는 아무 소식도 전하고 들을 수 없던 그곳에서
(사고로 많은 분들이 다치고 돌아가심) 사랑하는 가족 품으로 돌아간다는
들뜬 마음으로 비행기에 탑승한 순간 비행기 정 중앙에
게양된 태극기만 보아도 눈물이 날것 같은데 하필 멘트까지
"여러분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지금부터 이 비행기는
여러분의 고국 대한민국에 사랑하는 가족 품으로 돌아갑니다"
이 멘트가 끝날 무렵 여기 저기에서 소리내어 우는 우리 근로자가 많았습니다
지금 이 나라는 이렇게 키운 나라입니다
1983년 6월 21일 저도 몇년 간의 고생 끝으로 이 비행기를 탔습니다
그때의 그 감정이 너무 허투루 행동하며 사는 사람들을 보면
아픈 가슴으로 뒤돌아보게 되는군요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우리 모두 애국하는 국민이 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