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보내는 아홉가지 이야기
1
아! 당신
새벽 두시 꿈을 꾸고 계시군요.
아! 당신
눈이 오는 밤
불을 켤 필요가 없네요.
당신의 고운 백색의 자태만으로도 오늘 밤은 충분히 밝고 초롱초롱하니까요
아! 당신 늦은 밤 시계를 볼 필요가 없네요.
당신이 나에게 안겨주는 기다림의 시간만으로도 새벽의 꿈이 넉넉하니까요
그렇게 오늘 당신의 힘찬 용솟음에 뜨거운 사랑의 맹서가 단꿈을 꿉니다.
2
징그럽네요.
황사는 내몽고 고비사막에서 바람이 불어 오는거죠 !!
모래바람을 따라 머나먼 여행을 하다 태평양에 풍덩!!
붉은 진흙에 말라비틀어진 바람은
오늘 반도의 땅을 지나
슬픔을 막고 서러움을 덮고 메케한 지난 세월을 몰고 가면 좋을걸
그놈과 함께 서러움 슬픔 그따위 허접한 것은 태평양에 후딱 버렸으면 좋겠네요.
당신은 오늘 어떠셨나요.
3
비가 계속 오네요.
장마도 아닌 것이 슬그머니 오는 것도 아닌데 오래 찔끈 찔끈 오네요!!
오늘 아들놈이 중학교 졸업을 하네요.
열심히 하는데 깡짜도 부리고 사춘기인지 커가면서 미운오리새끼가 되는지 모르겠네요!
지금도 비가 옵니다.
오늘 내내 온다는 일기예보도 있는데
올해도 역시 원주는 지난번 폭설을 제외하곤 눈은 보기 힘드네요.
비가 오는 겨울은 왠지 청승 맞는데 오늘도 역시 비가 옵니다.
4
아! 당신
지금 밖에 봄이 오고 있어요.
귀 기우려 봐요.
지금 오는 봄 소리에 새순에 물오르고 있는 것 보이지요
5
관광버스가 지나가네요.
개나리 곁을 쫑쫑거리며 지나는 병아리
봄날 아직은 버들강아지 보드라운 털이 그리워지지만
나도 새봄의 상큼함에
당신과 함께 관광차에 올라
절절한 마음에 매실짱아찌 한절음과 벛꽃동동주 한잔을 얹어 마시며
물한모금 마시고 하늘 보고~~~까륵 ~~~
올해 꽃놀이는 진해가 좋을까 청풍이 좋을까
생각만 해도 소풍전날 밤잠 설친 아이들 마음처럼 까르-르-륵
웃음이 나네요.
6
르망이라는 말을 알고 계신가요
프랑스 르망에 사는 사람은 르망이라는 욕망 가득한 세단을 몰지 않습니다.
또한 우리가 아는 르망의 로망을 알지 못하고요.
르망은 속도이고
르망은 잊혀져간 추억이며
르망은 즐거웠던 기억이기도 하지요
그들과 우리가 다른 것은 같이 살아가는
공간이 다른 로망을 가진 로맨티스트라고 볼수도 있지요
아! 당신
당신은 로맨티스트인가요.
7
술을 마시면 노래가 부르고 싶고 노래를 부르면 지나간 시간의 추억들이 생각나지요 !
아! 당신
추억이 아름다우면 미래도 아름답겠죠!!!
대문 밖 바람이 싸늘하네요
지금 술 거나하게 들고 집에 오는 길 밀린 뒤치닥거리에 피곤함을 느끼지만
아침 일어나자마자 박장대소로 웃는 겁니다.
하하하 나는 행복하다 외치면 행복해지실 겁니다.
재미있죠.
이 말을 쓰며 나는 웃습니다.
긍정의 힘 그놈을 믿는다고 생각하네요.
8
아! 당신
오늘은 빨간날인가 봐요
그리고 바다로 떠난 사람들이 귀향하지 못하는
군함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고
속 답답한 하루를 보며
정신적 멘토가 그리운 내 가슴 깊은 곳으로
붉은 피를 쏟습니다
차가운 바다를 포말 부서지는 꿈을 꾸다
텔레비젼의 다큐를 봤어요
를루타강을 거슬러 오르면 칠레의 화산이
라마의 등짐을 타고 오네요
소코로마로 가는 사람들은 바다를 모르죠.
등줄기를 가로지는 머나먼 계곡의 곁에서
갈라파고스의 꿈을 씹는
등껍질 갈라진 육지거북이
남아메리카의 설움을 메고
미이라가 되는 칠레를
멘토인 당신과
오늘 함께 걷고 싶었습니다.
아! 당신 인생은 무얼까요
9
까먹지 말 것 이 뭘까
오늘 여기서 우리가 만나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기억 할지 !!
담배 한 대 물고 홀연한 하늘을 보며
바람이 불면 부는 곳으로 가는데 달라질게 무언지.
아! 당신은 아나요?
가슴속에다 허름한 거적 펼치고 평상심을 이고 사는 메아리이거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