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소세지가 오늘 반찬입니다. 오늘은 특별히 두 개씩입니다. 그리고 스프는 콩나물 두부국입니다. 콩나물 비슷하게 생긴 것을 Toge라고 합니다. 콩나물 길이가 아주 짧습니다. 어제는 우리 민들레국수집 장학생인 구아리노네 집을 방문했습니다. 에이제이와 진 로즈, 죤 케네디가 민들레국수집에 옵니다. 아빠는 노동일을 하는데 하루 350페소(8,750원) 정도 법니다. 그것으로 일곱 식구가 살기는 참으로 힘이 듭니다. 매일 일거리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엄마가 두 살짜리 프린세스를 데리고 길거리에서 뽑기 비슷한 것을 하면서 살림살이를 보탭니다. 집이 없어서 월세를 살고 있는데 한 달 800페소(2만원)랍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방에 누우면 하늘이 그대로 보입니다. 비닐로 지붕을 삼았기에 그렇습니다. 집주인이 집을 고쳐서 쓰면 월세에서 공제해주겠다고 했지만 아빠의 수입으로는 도저히 집을 고칠 수 없습니다. 양철 지붕이라도 덮으려면 약 6,000페소(150,000원) 정도 재료비가 들 것 같습니다. 민들레국수집으로 돌아와서 이것저것 셈해 보다가 구아리노네 집을 조금이라도 도와줘야겠다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제가 27년 전에 필리핀 라디오 베리따스에 근무하 때 만났던 아론 형제입니다. 그 당시에는 수도회 소속의 신학생이었고 필리핀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론 형제는 얼마 후에 신부님이 되었지만 그만 환속해서 필리핀에서 결혼해서 살고 있습니다. 라살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칩니다. 지난 해에 운전기사였던 필리핀 사람이 스스로 그만두었으면서도 필리핀 고용부에 저를 고소했습니다. 그때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구아리노 집이야기를 했습니다. 선뜻 10,000페소(25만원)를 내어 놓습니다. 세상에! 구아리노네 집에 필요한 건축재료를 사서 보냈습니다. 아기 엄마가 고맙다고 인사를 왔습니다. 참 좋습니다. 까르디아오네 집에서는 두 아이가 민들레국수집 장학생입니다. 성당 이층에서 지내고 있기에 괜찮은가 했습니다. 그런데 사는 곳에 가 보니까 세상에 집이 아닙니다. 그냥 이층 처마 옆에 천막을 치고 살고 있습니다. 비바람이 그대로 들이치는 곳입니다. 어렵게 어렵게 에빌라 선생의 도움과 하비에르 수사님의 도움으로 겨우 형편을 알아들었습니다. 까르디아오네 집은 본래 비엠비에이 마을 개울가에 있었는데 그만 지난 화재로 홀랑 타버렸습니다. 아끼고 아껴서 집을 지을 돈을 모았다고 합니다. 40,000페소(백만원) 정도가 드는데 10,000페소도 아직 모으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집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조금만 도와달라고 합니다. 아이 엄마인 멀씨 아주머니는 성당 처마에 곁들어 살면서 성당 청소를 돕습니다. 아침 미사때마다 헌금바구니 돌리는 일을 하고 미사 마치면 정리하는 일을 합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을 학교에 잘 보내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도와주어야겠습니다. 벌린 아기가 건강해졌습니다. 약을 먹으니까 금새 나았습니다. 벌린 엄마가 모기같은 목소리로 집에 쌀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아기 우유도 떨어져다고 합니다. 우유값이 얼마면 되는지 물었더니 300페소(7,500원)랍니다. 드렸습니다. 그리고 쌀을 5Kg 봉지에 담아드렸습니다. 아주머니는 아기를 안고 있어서 쌀봉지를 들 수 없습니다. 꼬마 아들 둘이 사이 좋게 쌀봉지를 들고 엄마 따라갑니다. 말라본 시티의 파라다이스 빌리지에 있는 작은 공소에 이층 건물의 창문을 선물했습니다. 철근을 사다가 하나하나 직접 자르고 용접해서 멋진 창틀을 만들었습니다. 창문이 여섯 곳입니다. 30,000페소에 계약을 했습니다. 이곳은 계약할 때 50%를 드리고 다 되면 나머지 50%를 드립니다. 어제 나머지 잔금을 치렀습니다. 참 좋습니다. 농구대를 만들고 있습니다. 쇠 파이프를 사다가 직접 제작해야 합니다. 거의 완성이 되어갑니다. 다음 주부터는 아이들이 신나게 농구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