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6.18 05:41
타클라마칸 사막
한때는 물이 흘렀을
건천을 지나가며
내 생도 지고 가는
목마른 낙타 등에
사막을 가로질러 온
낮달 저만 드높다
이리주 한 모금에
길은 자꾸 늘어지고
죽비로 치는 햇살
온 몸으로 견뎌내며
시간을 되감아간다
모랫바람 비단길
―김민정(1959~ )
- /유재일
'이리주 한 모금에 / 길은 자꾸 늘어지'는데, 마음은 이미 서역이다. 모든 흔적을 품에 묻고 거듭나는 사막. 그 속을 건너자면 그대로 묻혀 모래가 될라, 불현듯 떨리기도 하리라. 그러다 보면 우리 생 또한 한 알의 모래가 아닌가. 무슨 끝이라도 맛본 듯 텅 빈 눈으로 웃기도 하리라.
낙타와 함께 햇살 '죽비'를 맞으며 터벅터벅 모래가 되어보는 사막. '시간을 되감아'가듯 '모랫바람'을 당기며 마음이 먼저 걷는다. 언제쯤 거기 발목을 묻고 멀리 한번 울어볼까. 명사산(鳴沙山)처럼 혹은 월아천(月牙泉)의 별처럼. <정수자 / 시조시인>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첫댓글 회장님! 축하드립니다.
시조시학 2014, 여름호 집중소시집에서 본 듯도 한데...
네, 맞아요. 거기에 실렸던 것을 정수자 시인이 보고 실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