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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전국적으로 내린다는 예보이었지만 다만 인연에 따를 뿐이라는 마음의 여유는
그 어디에서 나오는지 아님 무식해서 용기가 있음인지...
나와 김해거주 거사님은 미리 약속장소 근처의 도반님 집에 하루 전에 와서
머물기도 하였고
부산에서 새벽녘에 출발한 보살님과 만나 아침5시 정토마을에서 출발하여
언양 터미널근처에서 합류하기로 한 도반님들을 태워 경부고속도로를 거쳐 중앙고속도로로 접어들면서 하나 둘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조금더 가니 굵은 빗방울로 내리다가 소강상태를 보이다가를 반복 하는 가운데 생각보다 약 1시간여 빠르게 도착한
설악산 백담사 주차장.
주차후 약간이른 점심을 먹고 드디어 본격적인 우중산행을 위한
준비를 마치고 마을버스에 몸을 실었다
하나 둘 사람들로 메워지더니 이내 가득차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외에도 미친사람들이 또 있구나라며 묘한 동료애 같은 편안함도 드는 가운데
백담사에 도착하여 다시 한번 더 우중산행 준비를 점검하고 드디어 출발...
애시당초 계획에도 늦어도 12시 출발하고 연세가 있는 도반님들을 고려하여 6시간정도의
산행시간을 예상하였는데 정확히 12시에 출발하게 되었다라는 안도감도 느끼며..
그나마 가늘어진 빗방울이 희망으로 다가오더니 어느새 가랑비로 변하고
이내 바람으로 나뭇잎에 묻어있던 빗방울들만 떨어지는 광경을 접하곤
현실로 드러난 바램에 흐뭇해 하며 걷다보니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로
나무뿌리가 어찌 이렇게 될 수가 있을까라는 생각이면에
과연 봉정암이 어떠하길래 이렇게 평일 우중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을까라는
물음이 다가온다
이런 물음과 두런 두런 도반님들과 얘기를 나누다가 보니
어느새 영시암에 도달하게 되었고 너나 할것없이 우의를 벗어내고 홀가분해 하는 모습이었다.
재충전하듯 오이등 간식거리를 먹고선 다시금 길을 재촉하게 된다
서서히 앞서가는 도반님들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그래도 연세가 있는 도반님들과 보조를 맞추며
이런 풍경 저런 광경도 이젠 구경하고 걸어갈 만큼 날씨도 약간의 바람에 햇살도 없는 천혜의 등산조건을 만들어주었다
아마도 전체거리의 1/3 정도는 날씨마저 우리들을 도와주는구나라며
그저 고맙고 감사하다라는 맘으로 맑은 물, 길가의 산죽꽃, 산 목련등의 꽃등을 바라보는 여유있는 걸음걸이로 나아간것같다
비취색의 물소리는 세속의 찌던 때를 말끔히 해 주기에 충분하였고
게다가 올라가는 길도 많이 편리하게 고쳐놓아 더 다행스러운 마음이었기에
연세드신 도반님들의 봉정암 순례길이 원만히 성취될 것 같은 안도감
게다가 두 거사님은 생전처음이고
작년에 여기에 오기로 하였다가 건봉사로 바뀐 미안함도 싹 가시었다
그런데 어찌 산행길이 평탄한 길만 있겠는가
하여 때론 쉼으로 때론 간식꺼리 섭취등으로 쉬엄 쉬엄 오르기로 하였다
시간상으로 이렇게 올라가도 충분할 것 같고..
조금 힘들어 하며 오르다 보면 이내 보답이라도 하듯 절경이 나타나고
감탄사를 연발하며 폰을 들여대며 흥분해 하다가, 또 다시 헉헉 숨소리가 거칠어지는가
하면 또다시 폭포수의 장엄함에 다함께 기록을 남기는등을 수차례 하다보니
어느새 깔딱고개라...
하여 잠시 숨을 고르고 간식으로 영양보충(?)하고선 도전...
역시 쉽지않는 길임에는 그 짧은 거리를 아마도 여태껏 올라오며 쉬었던 숫자보다
더 많이 쉬었던 것 같다
그렇게 하여 드뎌 다소 세찬 바람과 더불어 목탁소리가 들려오는 순간을 맞이하고선
다함께 해냈다라는 성취감으로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법당 앞마당에 도착하니
먼저간 도반님들이 예약해준 방사관계를 확인하고선 맞이하였다
오늘 여기에 온 목적이 6차 백일정진회향법회였기에 상황이 허락하는지
종무소에 들려 여쭤보니 역시나 할 공간이 없었다
하여
내일 예정되어있는 진전사에서 하기로 합의 하였고
일단 정리후 법당에 들려 예를 갖추고 저녁공양이후엔 각자의 시간을 가지기로 하였다
이렇게 봉정암의 첫날은 올라오면서 소진한 체력으로 거사님들은
저녁예불이 끝난 이후엔 이내 주무시게 되었다
오기전 이미 여러모로 준비(한 거사님은 미리 허리 통증예방 주사를 맞기도 하는등)를
한다고 하였지만 나이는 어찌할수 없음인가보다.
그래도 이렇게 무탈하게 올수있음이 그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그리고 한 보살님은 차에서 내릴 때 들어보니 남자인 나도
무거워 힘겨워 할 정도이었는데도 영시암에서 잠시 만나 “괜찮겠습니까”라며
“제가 대신 멜까요“라는 물음에 ‘괜찮아요”라며 먼저 올라가신 이후엔 여기 봉정암뜰에서 만나 뵐수 있었고
그때 알게 된 사실이었지만
여기 계시는 스님들께 공양하기 위한 미나리를 세단이나 준비하여 올라 오셨다니
그것도 평소 걸음을 절뚝거리며 걷는 보살님인데..
아마도 이런 정성스러운 마음이 있어서 가능하였을테다
여기서 백일 회향법회를 위해 법복과 법요집, 동안 정진하였던걸 기록한 노트와 보시금
그리고 각자 공양물로 쌀을 가져오기로 하여 준비를 하였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으니
억지로 할 필요성을 못 느끼기에 각자 시간을 가지기로 하였지만 약간의 씁쓸한 맛은 있었다
그러나 나도 올라오는 길이 피곤하였던지 방에서 다른 분들과 잠시 얘기를 나누다가
이내 곯아 떨어진 것 같다
너무나 방바닥이 뜨거워 좌복을 깔고 누워야 할 정도이었으나 피곤함에는 그 또한 무색할 정도로 잘 자다가
소변이 마려워 일어나 볼일을 보고 방으로 돌아오는데 법당에서
기도소리가 조곤조곤 들려온다
몇시인지는 정확히 몰랐지만 뒤에 도반님들 말을 들어보면 새벽 1시 30여분쯤이 되었던가 보다
법당에 들어가 보니 스님과 15여명의 보살님들이 정근기도를 하고 계셨다
아.. 이런 모습이 여길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찾는 이유였구나라며 처음의 물음에 답을 얻은듯하고
이내 좌복에 앉았는데 희한하게도 “ 이 염불소리를 듣는 이는 누군가”라는
물음이 또렷히 반복되어짐을 느끼며 묻고 있을 뿐이었다
이런 가운데 새벽 도량석 도는 소리가 귀에 들려왔고 이내 약간 소란스러운 맛이 느껴졌지만 게의치 않고
그냥 “누군가”라는 고요하고 차분한 맘으로 예불이 시작되기전까지 지속되어진 것 같다
세 번의 봉정암순례길에서 실마리를 이 시간에 희미하게 느껴보았다
한 도반님도 이 시간대에 여기에 왔었고 왠지 모르게 정근를 하면서 눈물이 날 정도로
환희심을 느꼈노라는 사실을 뒤에 알게 되었기도 하다
그리고 한 보살님은 이 시간대에 사리탑에 올라 기도정진을 하였음을 알게 되었고 때마침
사리탑에 걸린 밝은 달을 폰에 담아 전해 주기도 하셨다
약 한달전 이 보살님이 다니시는 사찰에서 오셨던 스님과 신도분들이 기도정진중에
신비한 체험( 사리탑 양쪽으로 두 그림자가 약 5여분간 나타나는 현상)을 하기도 하였음을
마지막날 인연이 닿여 그 스님을 직접 찾아 뵙고 좋은 법문과 경전까지 챙겨주시는 은혜를 입으면서 듣게된 터라
이 보살님도 개인적으로 그때 함께하지 못함이 못내 아쉬워 했을 것이고
게다가 연지회에선 회향법회도 못하게 됨이니 씁쓰레한 마음이 충분히 짐작되기도 하다
하여 나름대로 홀로 정진을 하셨으리라
이렇게 각자의 근기에 맞게 나름되로 정진을 스스로 알아서 하는 이것,,,
이 외에 달리 무엇을 하리오
각자 나름되로 의미있는 시간을 맞이하고선 아침공양 이후 사리탑에서
전체 사진을 남겨 놓는 것을 뒤로 하고 오세암쪽으로 길을 잡고선 하산하기로 하였다
약간은 하산길이 힘겨울 것이라고는 예상은 하였지만 이렇게까지 길이 엉망(?)인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
아마도 너무 쉽게 생각한 측면도 있었으리라
게다가
한 보살님은 하산공포증(?)이 있을 정도로 한발 떼어 놓기가 처음 시작단계의 길목에선 무척 힘겨워 하셨고
한 거사님은 발가락 부위 상처로 내려가는 게 무척 힘들어 하셨다
그나마 이 난 코스를 벗어나니 비록 오르락 내리락 하는 작은 산덩성이가 연속적으로 이어짐이었으나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놓다보니 서너번의 쉼으로 오세암에 도착 할수 있었다
걱정되는 것은 내리막길에서 만났던 보살님 게다가 한 노보살님이 뇌리에 남는다
뭔가 사정은 있겠지만 굳이 이 길로 봉정암으로 가게끔하는 주최측의 의도가 못내 궁금하였다
부디 무탈하게 잘 다녀가셨으면 하는 바램을 모든 도반님들의 한결 같은 바램이었음을
오세암에서 목을 축이면서 약간 쉼을 가질 때 이야길 나누면서 알게 되었다
때마침 사시예불을 준비하는 스님께 저희들이 가져온( 봉정암에 올릴 예정이었던 쌀과 사과몇개를 오세암 법당에 올리자는 의논에 따라 백담사에서 봉정암 그리고 오세암으로 짊어지고 가져온 정성이 대단하였으니 부처님도 아시겠지요 ㅎㅎ)
공양물을 올려도 되겠습니까 여쭤보고 올렸다
그리고 이내 시작된 천수경 독송을 시작으로 동참하다가 시간이 너무 지체되어 중간에 나오면서 법당 뒤 배경으로 단체 인증샷을
남기고 백담사로 향했다
개인적으로는 봉정암 산행길에선 여기 이 구간이 제일 힘겨웠던 것 같다
이젠 올라갈 때 뒤에서 힘을 보태는 것도 내려갈 때 험난한 길목에선 부축해 가며
맨 뒤에서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구간들이라 긴장을 풀게 됨도 한 몫을 하였으리라 여긴다
2키로 남짓한 길이 왜 그리 멀게 다가오고 어깨도 욱신 욱신 하여 배낭끈을 조였다가 풀었다가를 반복하면서
마지막까지 긴장을 풀지 말라는 주문도 잠시 말 그대로 인욕정진의 한 발자국 한 발자욱이었다
그래도 한 발자국 나아감은 한 발자국 다가감이란 걸 알기에 그저 한 걸음 한 걸음에 집중하려고 애를 쓰다보니
어느새 백담사 계곡의 돌탑이 보였다. 무척 반가웠다
하여 다시 힘을 내어 드디어 도착하였고 이미 와 계신 보살님들은 계곡물에 발을 담구고 계셨다
오라며 손짓하는 보살님들을 지나쳐 시원한 그늘에서 아이스크림 하나를 먹는 게
더 나을 것 같아 돼려 나오시라 하며 지나쳤다
하여 거사님이 사다준 아이스크림을 하나 먹고 잠시 쉬다보니 이내 원기가 회복되어
여태껏 지나친 백담사 부처님께 예를 갗춰보리라 했건만 이번에도 핑계고 정성부족이지만
밖에서 예를 드리고 만공스님 흉상 앞에서 단체 사진을 찍고 흔적을 남기며 총총히
버스 승강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예상외로 하산길에 많은 시간을 지체하였기에 진전사로 가서 회향법회와 이후 울진에서
이미 저녁식사 준비와 방을 예약한터라 너무 늦지 않아야 할 상황도 있었다
이렇게 무탈하게 봉정암 순례를 마칠 수 있었기에 너무 고맙고 감사한 마음으로
마을 버스에 올라 앉았는데 이내 그 짧은 순간에 잠을 잤고 눈을 뜨니 주차장이었다
배고픔도 몰려와 급히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여 막국수로 간단히 처리하였다
이번 일정길에서 가장 난코스를 무사히 다녀온터라 모두들 약간은 들뜬 가운데
1시간여정도 떨어진 양양 진전사로 가면서 약간의 공양물을 과일가게에 들려 준비하여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해 하였고 와 보고 싶은 기대가 큰 여정길이어서 그러한지
점심 이후의 식곤증도 없는 가운데 마침내 도착하게 된 진전사..
우리 조계종의 종조로 모시는 도의선사의 부도탑과 삼층석탑이 있는 역사적인 현장이
여태껏 방치 되다가 2005년부터 불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찰
이 또한 이 사실을 이 지역 포교사님들의 도움으로 알게될 정도로 홍보도 없었던 곳
한 집안에도 어른이 있고 정성을 다하는 것을 어찌 여태껏 이 종단에선 이러고 있음인가라는 맛을 풍겨주는 첫인상은
이리 저리 찾아 마침내 만나게 된 스님의 처신에서 1차적인 씁쓰레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우리가 온 목적을 이야기하고 회향법회를 하여도 무방한지 여쭤보니 주지스님께
여쭤보고 답을 주신다고 하면서 조금전 들린 종무소로 가신다
이미 그기에 먼저 들러 보아 아무도 없었는데 하는 순간 이내 돌아와 가능하다라 하신다
하여 준비한 공양물등과 법복으로 갈아입고 최대한 간소하게 치뤘다
이 또한 울진까지 약속시간에 맞춰 가야한다는 것이 발목을 잡을 줄이야
그래도 이미 예약까지 마친터라 너무 늦지 않는 게 도리이기에
참으로 어렵게 알게된 진전사에서의 도의선사 흔적을 더듬어 볼수도 없고
백일정진 회향 소회도 들어 볼 수 없는 안타까움을 뒤로 하고 나오게 되었다
이젠
이틀동안의 강행군으로 심신이 피로할 즈음의 시기인지라 저녁만찬과 더불어 휴식을 취할 울진까지 무탈하게 가야하는 행보가
남아 있었다
다시 한번 더 식당과 잠자리를 확인하고선 동해바다의 풍경도 감상해 가며 무사히
도착하여 회포를 풀게 되었다
푸짐하고 신선한 재료들로 차려진 정성 담긴 식단은 마침 울진이 고향인 보살님의
지인이었기에 가능하다고 보면 인연닿임이 이렇게 소중하고 의미있음을 다시금 절감하게 된다
배부르고 등 따시니 오는 것은 잠뿐이고
그것도 이틀동안 강행군에 따른 여파까지 있으니 숙면을 취한듯하다
봉정암에 다녀온 터라 약간의 다리통증은 느껴졌지만 그래도 가뿐하게 일어나 동해바다 일출을 접하며
인근에 있는 덕구온천욕으로 동안의 피로를 풀게 되었음이니
그 따스한 온천수에 몸을 담구며 느껴져 오는 그 황홀한 그 맛을 어찌 짧은 언설로 표현하리오
그냥 이렇게 온 종일 쉬고 싶음 마음 뿐이었다
2박3일의 첫 계획은 3일차는 이렇게 힐링의 시간으로 단합과 화목을 위한 움직임으로 짜였는데
호스피스 교육때 첫 인연을 맺고 정토마을에서 인연이 닿인 스님이 인근 불영사에 계시고 연락이 닿여
점심공양을 함께 하기로 약속이 되어졌고
또 한 보살님이 다니시는 스님이 영덕에 토굴을 마련하여 계시기에 연락을 취해 보니
울산 본 사찰에 계셨고 귀로길에 뵙기로 약속이 되다보니 본의 아니게 오늘도 사찰 나들이로 잡혀져 버렸다
뭔가 덤으로 곁드린 축복으로 여겨지며 온천후 약간의 시간이 남아 개인적으로는 학창시절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는 추억( 3명이 대관령에서 버스를 타고 울진까지 왔었는데 나홀로 멀미를 하였고 인근에 있는 여인숙에 투숙하여 머릴 싸매고 누워있는데 때마침 부산에서 올라온 여학생 3명과 저네들끼리 성류굴로 희희낙락하며 즐기던 괘씸한 녀석들이 언제나 회상됨 ㅎㅎ)이 스멀 스멀 떠오르는 성류굴을 들려 드디어 억겁의 세월을 지나며 형성된
자연작품을 감상하는 행운을 가지기도 하였다
이러 하다보니 어느새 약속시간이 임박하여 발길을 재촉하며 불영계곡을 타고 15여분을 가니 드디어 불영사라는 안내문이 보였고
모처럼 만나 뵙게되는 스님이라 약간의 흥분된 맘도 느껴졌다
도착하니 스님께서 반가이 마중을 해 주셨고 이미 점심공양 준비까지 셋팅을 해 놓아
맛나고 반가움으로 공양을 마치고 찻실에서 차를 나누며 동안의 이야기로 근황을 묻고 나누게 되었고
불영사의 보물들과 전각에 곁드려진 비사들도 알게 되어 의미까지 더하니
여기서도 인연닿임의 지중함을 알게 되었다
시간을 더 함께 하고 싶었지만 차를 나누는 중간 중간에 벨소리도 울리고 하는등 바쁘신 스님에게
너무 지체해도 아니될 것 같고 또 울산에서의 약속도 있으니 아쉬움을 뒤로하고
차후를 기약하며 헤어져 나오며 스님께서 알려준 전각들을 들려 나오게 되었다
시원한 방안에 있을땐 모르겠더니 따가운 햇살이 내리비치는 점심이후의 시간대라
차안의 온도가 후끈거려 힘겨움을 안겨다 주는데 이도 점심 이후의 수마의 위력앞엔 무기력함일터
그것도 울산까지 가려면 족히 3~4시간을 달려가야 하는데...
이런 나의 마음을 이젠 귀신같이 아는 도반님들인지라
피곤하시면 운전대를 넘겨라는 말씀도, 커피를 한잔 먹고 가자는 말씀도
때론 Y담도 곁드려진 가운데 그래도 잘 견뎌가며 하는가 싶는데
어느새 스르륵 몰려오는 그 녀석은 나를 힘들게 하였음은 사실이었다
언제나 그러하듯 제일 중요한 것은 무사귀환이라는 유종의 미를 거둬야함이고
이를 위해선 운전대를 잡은 사람의 역할이 너무 지중함을 알기에 속으론 부디 라며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하고 있었다
이번 여정길이 길어 운전자 보험도 들어 만약의 상황에 대비는 하였지만
그래도 역시나 도반님들이었다
왜 하나같이 이 시간대가 너무나 달콤한 그 유혹이 없겠는가
그것도 연세가 있는 분들인데다 지난 여정길이 어찌 그리 녹녹한 걸음걸이 였던가
이러함에도 하나같이 서로 마음을 내어 합심하며 졸음을 이겨내려고 애쓰는 그 고마운 마음들을 알기에
무사히 원만회향이라는 결과를 얻게 됨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게다
이럴땐 19금 이야기도 오히려 모두에겐 유익함을 알게 되었다
아마도 이번 여정길에서 가장 힘겨운 시간대의 운전이었음은 부인하지 못하지만
이렇게 도반님들의 배려와 응원이 있기에 운전함도 그리 힘겹지 않았음이다
이렇게 때론 박장대소로 뒷목이 뻐근하기도 하였고 때론 휴게소에 들려 커피 한잔을 나누며
마침내 도착한 이번 여정길의 최종단계인 람림학당
준수한 외모에 수행력을 갖추신 스님을 2000년 합천 해인사 수련에서 처음 대할 때
마치 신선처럼 느껴져 왔던 기억이 있는데 이렇게 또 여기서 만나 뵈올수 있으니..
게다가
저녁공양시간도 한참 늦춰가며 저희들을 위해 차담을 곁드려 소참법문을 해 주시는
그 은혜로움과 문수보살님의 지혜로움을 담은 경전까지 한권씩 나눠주시니
어찌 짧은 언설로 그 고마움을 표현하겠습니까
그저 주어진 자리에서 덜 부끄럽도록 애쓰보겠습니다라는 다짐밖엔...
[깨달음에 이르는 길]을 가르켜 주는 곳이라 하여 붙혀진 람림학당
이런 곳에서 가르침을 받는 불자들은 참으로 행복할것이다라는 부러움을 안고 학당을 나와
언양에서 늦은 저녁을 먹고 이번 여정길의 대단원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무사히 그것도 날씨까지 도와주고 뜻밖의 훌륭하신 스님들과 만남 그리고 도반님들의 배려와 단합된 모습을 확인하는 자리였기에
많은 의미를 담은 이번 순례길은
비록 몸은 고단하지만 마음은 뿌듯한 그 무엇으로 가득차 있다
무사히 원만회향하게 해준 도반님들께 삼배의 예를 올립니다
그저 고맙고 감사합니다
<
첫댓글 봉정암 순례의 여정 참 잼있게 실감합니다.
부디 성불하소서.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
청림거사님
고맙고 감사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 고마운 맘들이 모여
가능하였음이니 앞으로도 이런 행보가 되도록 애쓰보겠습니다
언제나 청안여여 하시길요
원학합장
봉정암에서 오세암 하산길이 너무도 힘이들던데.. 고생 많으셨읍니다 ()
그렇지요
개인적으론 이번 순례길은
"함께하기"로 정하고선
힘들어 하시는 도반님들과 함께 하기로 작심하고선 행하다보니
힘은 들었지만 남다른 의미가
있었지요
일전의 두번 오를땐 그냥 나홀로
올라갔다 내려오는 형국이었구요
하여
이번 여정길이 더 맘에
와 닿았어요
날이 너무 더워 힘겨운 나날입니다
다함께 건강 잘 살펴가며 일상의 복을 맘껏 누립시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