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12.20 21:19 | 수정 : 2009.12.21 08:28
전체 면허 소지자의 약 40%에 이르는 9만여명의 장롱면허 간호사 가운데 약 70%가 재취업을 희망하지만 이들 가운데 극소수만 재취업에 성공하는 실정이라고 국민일보가 2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대한간호협회 자료를 인용해 2008년 유휴 간호사 가운데 재취업을 위해 직업훈련을 받은 1152명 중 49.4%인 569명만이 재취업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간호사 부족현상은 심각하다.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간호사 수는 2005년 1.9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9.0명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일자리 불일치의 원인은 간호사 인력난과 노동조건 악화, 높은 이직률, 육아기 간호사들의 경력 단절, 재취업을 위한 교육기회 부족 등인 것으로 지적된다.
류제철(사회학) 박사는 노사발전재단이 지난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토론회에서 ‘간호사 인력난→노동조건 악화→이직→인력난’이라는 악순환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류 박사는 설문 및 면접조사를 바탕으로 작성한 발제문을 통해 “중소병원에서는 간호사 1명이 40∼60명의 환자를 간호하고 있으며, 인력부족으로 주5일제 근무와 휴가를 시행하기 어렵고 밤 근무 일수가 큰 병원의 1.5∼2배가량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병원간호사회에 따르면 간호사의 연간 평균이직률은 15.6%로 타 직종에 비해 높았다. 특히 병상 200∼399개 규모 중소병원 이직률은 31%에 달했지만, 신규 채용률은 24.7%에 불과했다. 2007년 조사 결과 간호사 초임은 연봉 1100만원에서 3392만원까지 병원별로 3배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병원들이 젊은 간호사를 선호하는 것도 경력 단절 간호사의 재취업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대한간호정책연구소의 2006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의료기관 간호사 가운데 30대 이하가 87.3%를 차지했고, 평균연령은 30.5세에 불과했다. 면접조사에 응한 40대 최모씨는 “5, 6군데 병원에 원서를 냈을 때 ‘나이가 많아서 곤란하다’고 퇴짜를 맞았지만 한 요양병원의 경우 이력서에 사진을 부착해 보내니까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인다고 취업이 됐다”고 말했다.
류 박사는 노동조건 개선과 직업 전망 향상, 보육의 사회적 책임 강화, 경력 단절 간호사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유휴 간호사 재취업 교육센터 설립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원일 대한간호협회 대외협력 팀장은 “중소병원의 저임금구조를 개선하고 법정인력 기준을 준수하도록 처벌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 박사는 “특히 대구, 충남, 전북 지역이 비교적 높은 재취업률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지방 중소도시에서 훈련 대상자를 더 많이 확보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국민일보는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