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를 입양하기까지 여러 일들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느낀 점들이 많이 있었는데,
다른 분들과 나누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글을 올립니다.
[키우던 강아지 떠나 보내기]
작년에 키우던 8살짜리 말티즈 강아지 (이름: 마리)가 9월에 갑자기 세상을 떠났습니다.
8월에 갑자기 구토를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사소하게 생각을 했었는데, 구토를
멈추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큰 병원에 데려가서 할 수 있는 온갖 검사를 다 하고 온갖 약을 다 투약했는데도,
결국 원인을 못 찾아서 살릴 수가 없었습니다. 진짜 힘들고 슬픈 경험이었습니다.
[아직도 남아 있는 후회]
마리는 제가 강아지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입양을 했었습니다.
그냥 사료 잘 주고, 하루에 한 번 산책시키면 되는 줄 알았는데,
키운 지 한참 되어서야 제가 완전히 잘못 알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원래 타고난 성격이 예민하고 겁이 많은 강아지인데, 제가 사회화를 제대로 못 시켜서
모든 상황에서 사람도 강아지도 심하게 두려워하고 예민하게 반응하는 강아지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키우는 동안 항상 "내가 무지해서 네가 힘들게 사는구나" 하는
후회를 했었습니다.
그리고 마리는 알레르기가 심해서 먹일 수 있는 것도 너무 제한적이었습니다.
그래서 맨날 똑 같은 것만 먹였는데, 그래도 항상 좋다고 먹는 모습을
보면서 기특하기도 하면서 안타깝기도 했었습니다.
[강아지 번식장에 대한 안타까움]
그런 개인적 후회와는 별도로 우리나라의 강아지 번식장, 흔히 "뜬장"이란
곳과 거기와 연계된 "펫숍"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너무 가슴이 아팠고 분노도 느꼈습니다.
성경 속 "회칠한 무덤"이란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조금만 잘해 주어도 무조건적인 애정으로 응답하는 이런 착한 생명들을
돈을 벌기 위해서 그렇게 잔인하게 학대하고 착취하는 현실은 너무나도 슬펐습니다.
그런데 그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 그리고 강아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그런 곳들이 더 많이 생기게 된다는 모순된 현실은
참담하기까지 했었습니다.
[다시 강아지 키우기로 결정]
저는 개인적으로 마리 키우면서 힘도 많이 들고 후회도 많이 해서 더 이상
강아지를 안 키우려고 했는데, 아내가 강아지가 없으니까 너무 삶이 적적해서
힘들다고 해서 결국은 다시 강아지를 입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강아지 입양 결정]
그래서 강아지 입양에 대해서 조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마리가 온갖 유전적 질병에 시달리면서 살았기 때문에, 유전적 질환이 작은 견종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파피용이 유전적 질환이 적고 건강한 견종이란 사실을 알게 되어서,
파피용 강아지를 입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해외에서는 브리더 (Breeder)라는 전문인들이 있는데,
그분들을 통해서 강아지를 입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국내에는 아직 정착이 안 되었다는 현실을 알게 되었고,
포기를 할까 하다가, 결국 해외 입양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해외 입양은 더 드문 일이라서 난감해 하고 있었습니다.
[강아지 입양 결정]
그러던 중에 아내가 우연히 다음카페 "PAPI"에서 **일본에서 파피용 강아지를 입양**하는 것을
돕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조사한 바로는 일본이 전 세계에서 반려동물 관리에 관해서 법이 가장 엄격한
나라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곧바로 PAPI를 통해서 입양하기로 결정했었습니다.
입양은 작년 11월에 결정했지만, 입양 시기는 올해 6월말로 정했습니다.
제가 강의를 하는 직업이라 7월,8월은 집에 있을 수 있어서
강아지를 데려오고 나서 2달간은 오로지 강아지를 돌보는 데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입양을 생각하면서부터 강아지를 어떻게 키우는 방법에 대해서 조사했었는데,
생후 8주부터 12주 사이에 강아지 성격이 거의 다 결정이 되기 때문에
그 기간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드디어 입양]
작년 11월부터 PAPI에게 여러 질문도 하고, 설명도 듣고 하면서 준비를
해 오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올해 4월 중순이 두 마리, 4월 30일에
네 마리가 태어났다는 소식을 들었고, 5월에 강아지들의 사진과 짧은 동영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6월에 6마리 중에서 레오를 선택했고, 7월 3일에 마침내 저희 집으로
왔습니다.
진짜 좋았던 점은 태어났을 때 모습부터 중간에 커가는 모습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볼 수 있었고,
특히 PAPI에서 강아지를 데리러 직접 가셨는데, 한국으로 데려오기 전날 그분이 촬영한 동영상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레오가 엄마, 아빠 그리고 형제들과 견사 (아마 집처럼 보이는 곳)에서 함께 뛰어 다니는 영상이었습니다.
그때 제 마음 속에 들었던 생각, 감동과 안도감은
"레오야 너는 인간의 참혹함을 경험하지 않았구나.
앞으로도 평생 세상의 좋은 모습만 보고 살아라. 내가 노력할께"였습니다.
[현재 상황]
이제 저희 집에 온 지 3주가 조금 더 됩니다. 처음에서 잘 걷지도 못 했는데
이제는 거의 날라다니는 수준으로 뛰어 다니고, 집안 곳곳을 누비고 다닙니다.
앞으로도 우리 가족이 모두 함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길 소망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세상을 떠난 마리를 생각하면 건강과 행복은 당연히 보장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있을 때 잘 해!"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그래서 하루 하루를 잘 지내려고 노력하려고 합니다.
파피용이 영리하고, 운동신경이 좋다고 들었는데, 진짜 똑똑하고 민천하네요....
니나오토슨 Brain Puzzle 2단계를 처음 주었는데, 그냥 그 자리에서 한번에 해결하네요...
[감사 인사]
마지막으로 "PAPI"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레오의 출생부터 모든 것을 볼 수 있었던
것은 너무나도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크게 위로도 되었습니다. 세상에는 강아지를 행복하게
해주려는 분들도 많구나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사진과 동영상]
쓰다 보니까, 꽤 긴 글이 되었네요. 아무래도 감상적인 글이 된 것 같습니다.
레오 사진과 첫 야외 산책 동영상입니다. 첫 산책이라 겁을 먹고 소심하게 행동하고 있습니다.
레오가 조심성은 많습니다. 첫 경험 때는 항상 겁도 많이 내고 많이 소심하게 행동합니다.
그런데 몇 번 경험시켜 주면 금방 적응하고, 그리고 일단 겁을 상실하고 너무 당당하게 행동합니다^_^
파피용 강아지의 특징인 것 같습니다.
첫댓글 생생한 입양후기 감사합니다!!
생명을 귀히여기시고 레오를 맞이하기위해 준비하시고 기다려주시던 모습, 레오를 맞이하고 레오에게 눈높이 맞춰주시는 모습을보면서 PAPI역시 깊은 감동과 울림을받았습니다
레오가 대가족과 함께있다가 새로운 환경에 홀로와서 조금은 쓸쓸할수도 있었을텐데 엄마아빠의 사랑으로 금새 적응하고 처음 만난날보다 빛나는 모습을보면서 엄마아빠의 사랑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레오와 오래오래 행복한 시간들 쌓아가시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