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도 몇세기를 지나다 보면 치매가 오는 모양이다.
올 봄 날씨는 완전 술 취한 취객의 모습!!!!
바람은 시베리아 바람을 무색케하고
보통 객기를 부리는 것이 아니다.
꽃망울이 터지려다 움추리고 하기를 수십번
그러다 보니 우리집엔 이주 전에 만개해야 할 목련과 이화가
겨우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데
비바람에 태풍을 능가하는 바람이 불어대니..........
육중한 내 몸도 중심을 잃고 날려 갈 뻔한 바람~~~~~~~~~~~~~~
날씨가 미쳤나봐..........&&&
며칠전 둘째 손자 돌을 우리집에서 하고
남편은 고생한 나를 위로차 청풍 벚꽃길을 드라이브시켰다.
몇 차례 청풍을 갔지만 만개한 꽃길을 본적이 없었다.
날씨에 변덕으로 벚꽃 축제가 끝난지가 한참 지났는데
이제야 최고의 절정을 이루는 수십킬로의 꽃길은 가히 환상이였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취해 내가 정신이 몽롱해진다.
내가 숨 쉴 수 있는 이 순간이 참으로 행복하다는 생각이든다.
남편은 영화의 한 장면을 연출해 내는 기발함도 보여 주었다.....ㅎㅎㅎ
여자란 정말 단순한가보다
작은 것에 감동하고 행복해 하고 그런 여자들을
매일이라도 기쁘게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을것 같은데................
남자들은 왜 그걸 못하나 몰라~~~~~~~~~~~?
이번에 둘째 손자 돌은 서울이나 대구에서 한다고 하는데
이것도 사업이라고 집을 비울 수가 없어
아빠 혼자만 보낸다고 하니 엄마 없으면 허전해서 안되니
단양에서 하면 안되냐고한다.
딸이 효녀인가...?...ㅎㅎㅎ
몸은 고달프지만 딸이 하자고 하는데 못 한다곤 할 수 없지..........
인터넷으로 돐 잔치 상차림 상을 빌려서 도령복도 이것 저것 갈아 입히고
화려하게 치장하고 하니 저렴한 가격으로 거창한 돌상 차림이 되었다.
우리딸의 알뜰함과 기발함에 언제나 나는 박수를 보낸다.
사돈과 시동생 그리고 시외삼촌 내외를 초대하고 싶다고해서 오셨는데
어렵지않게 편안하게 밤엔 시외삼촌께서 " 낑가먹기" 게임이라면서 가르쳐 주시는데
처음엔 무슨말인지 이해가 안되었는데
하다가 보니 포복절도 抱腹絶倒 하는 사태가 발생 할 만큼 재미있었다.
사돈과 이렇게 허물없이 즐겁게 보낸다는 것이 쉬운일은 아닌데..............
정말 무지 재미있었다.
이틑날
사돈들이 남편이 막내 딸에게 대하는 모습이 사랑스러워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과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잘하는 모습이 보기가 좋다고 하시기에
나는 신바람이 나서
사돈들께 서울에서 있었던 일화를 들려 주었다
하루는 풍기 인삼조합에서 모씨가 서울에 왔는데
직장동료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 자꾸 동행을 하자기에
당신은 직장 동료들에게 내가 사람들이 미쓰 경북에 자꾸 나가라고 하는데 안 나갔을 만큼
이쁘다고 자랑을 해 놓아서 화장도 안하고 모습이 구질해서 안 간다고 했는데도
남편은 화장 안해도 이쁘다면서 자꾸 가자고해서 따라는 갔는데
이것이 내 인생의 최대의 실수인것 같다...ㅎㅎㅎ
젊은 남자 직원이 남편 한번 쳐다보고 나를 한번 쳐다보고
남편은 그때만해도 넘 멋 있어서 처녀들이 줄줄 따를 때였다
마눌은 키도 난장이 거시기만하고 얼굴도 그렇고 하도 안 어울리는 짝이라고 생각했던지
" 남편에게 사모님 맞아요..?
정말 "사모님 맞아요..?" 하기를 몇번이나해서
나는 쪽 팔려서 괜히 따라왔다고 후해하고 또 후회를 하면서
집으로 돌아 가는 길에 남편에게 그 사람이 왜 사모님 맞냐고 했는데 하니.............
남편왈~~~~~~~~~~
당신이 하도 젊어 보이고 이뻐서 혹시 둘째 여자가 아닌가해서 그랬다고
능청스럽게 얘기하는데 기가 막히면서도
은근히 정말 내가 젊고 예뻐 보였나..?
순간 잠시 착각하고 좋아했던 적이 있다면서
사돈들에게 우스개 소리를 해 주니
우리 안 사돈은 눈물을 질금 질금 흘리면서 박장대소하고
정말 어려운 사돈 관계라 할 수 없는 대화를 나누다 보니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고 말았다.
가시면서 사돈은 나에게 편하게 입으라고 예쁜 상의와 카드를 손에 쥐여 주시고 떠나셨다.
사돈내외분의 사랑과 많은 수고로 좋은 분위기에서
라휘 돐잔치를 할 수있게 되어 감사드립니다
좋은 인연으로 항상 정을 나누며 지낼 수 있는것은
사돈 내외분의 후덕하신 성품과 배려 덕분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평생 잊지못할 추억을 만들어 주심에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따뜻한 인정이 담긴 말씨와 웃음으로 푸근하게 정을 나누어 주시는
사돈 내외분을 정말 존경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기도 드립니다.
라휘할머니
이런 감동적인 내용의 카드를 읽고 잠시 행복에 젖어 본다.
아 ~~~~~~~~~
이것이 사는 보람이고 행복이구나 하면서.....................................
첫댓글 아름답습니다.
ㅎㅎㅎ 언니는 아무도 못 말려요~~^^* 전 그렇게 못 할것 같아요~~ 아직 사돈은 없지만.....넘 재미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