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령고개를 넘어 수유리 사무실까지 걸어서
업무를 보고 돌아오다-
교현리와 우이동 사이에 있는 북한산 둘레길 21구간 우이령길.
북한산 바위를 오르다가 힘들 때 편하게 찾는 길이다.
비가 오거나 눈이 나리는 날,
비를 맞으며, 눈을 맞으며 걸을 수 있는
참 순한 길이다.
숨이 가빠지는 ‘깔딱고개’가 없고 폭도 제법 넓다.
마음이 복잡한 날, 혼자서도 훌쩍 걸을 수 있는 편한 길이다.
여러 사람 함께 두런두런 얘기를 주고받으며 걸어도 좋은 넉넉한 길이다.
며칠 전, 내가 잠시 근무하고 있는 사무실(4.19민주묘지역 근처)에 서류에 사인만 하고 올 일이 있었다.
몇 번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할까? 아니면 승용차를 갖고 갈까? 고민을 하다가
걸어서 우이령길을 넘어 갔다가 다시 걸어서 우이령길을 넘어 오기로 했다.
베낭에 간단한 간식거리와 물을 준비하고, 교현리탐방지원센타에 주차를 하고 걷기 시작 했다.
옛 어른들 과거시험 보러 가는 것처럼.
6.8Km 우이령 구간을 지나 또 수유리 사무실 까지 2Km,
아이들 어릴 때 2년 정도 화계사 근처 살았던 기억을 떠 올리며 걸었다.
다시 3시까지 우이탐방지원센타로 돌아 와야 하니 마음이 바쁘다.
사무실 볼일을 보고 그냥 돌아가려고 하니 지인이 막국수라도 한 그릇 먹고 가라고 하여 후다닥 막국수 한 그릇을 하고 다시 우이령길 넘으러 가는 길,
우리 집(은평) 쪽에서는 인수봉이 보는 각도에 따라 잘 보이지 않기도 하고 작게 보이는데 우이동 쪽에서 보는 인수봉은 아주 늠름하다.
우이동 쪽 북한산을 감상하며 솔밭 길을 걸어 명상의 집을 지나 소귀교 다리를 건너 휴~~무사히 3시 전 우이탐방지원센타를 통과하다.
흙과 낙엽이 어울려 푹신한 흙길을 천천히 걷다가 하늘을 바라보고, 또 걷다가 오봉을 보고, 숲 속 명상 긴 의자에 누워 잠깐 눈을 붙이다가 또 걷고, 누가 뭐랄 사람 없는 고요한 숲, 우이령길.
아침에 가는 길은 마음이 바빳지만 돌아오는 길은 여유롭다.
교현리에서 우이령고개를 넘어 수유리 사무실까지,
왕복 17Km.
과거시험 보러 갔다가 오는 느낌?
새로운 경험, 기분이 아주 좋다.
#우이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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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이령(牛耳嶺)은 서울특별시 강북구 우이동과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교현리 사이에 위치한 고개이다. 이 곳으로 우이령길이 지나고 있어 양주에서 서울 까지 빠르게 갈 수 있었다. 하지만 1969년에 일어난 1·21 사태로 인해 우이령길이 폐쇄되면서 서울에서 양주 까지 의정부를 거쳐 가야 하는 불편함이 계속되었다. 2008년에 와서 우이령길의 통행을 재개해야 하는 방안을 검토하였으나, 환경 훼손을 이유로 우이령길의 통행 재개를 반대하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결국, 2009년 7월 10일에 탐방객 수를 제한하는 조건으로 우이령이 재개방되었다.
고르고 평탄한 길은 힘들이지 않고 걸을 수 있다. 제한적 개방이기 때문에 목책으로 경계를 지었지만 그 넘어 숲은 우거져 있고 아래로 흐르는 물소리는 청량감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