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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랜드는 강원도에도 있으나, 여긴 넘 춥고 청주쯤은 안 춥겠다 싶어 그리하자 했는데, 하필 어젠 달달 추웠어요. 아침 온도가 영하 12도를 가리키데요. 하기사 저나 조운씨는 영하 12도는 춥다고 여기지 않지만요. 조운씨 덕에 따시게, 편하게 운전도 안하고.... 늘 고맙습니다. 겨울정원은 웬만한 보온으로는 안되겠다....라고 생각드는 실내라해도 그렇다고 생각들었습니다. 88년에 들어온 아이라니 몇살이냐? 중년을 맞은 라벤더를 보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라벤더가 나무가 된 모습이 신기했습니다. 그 아래 지피식물도 잎이 어찌나 반짝이던지... 춥고 썰렁한 정원 한쪽에 작은 온실을 지어서 겨울에 꽃을 볼 수 있는 몇가지 식물을 들이고 차 한잔 들고 음악을 들을 수 있으면 다소 지리한 강원도 겨울을 쉬 날 수 있겠다고 조운씨랑 입을 맞춰 얘기 한 순간이었지요. 별것 아니다 싶은 이런아이라도 비껴드는 겨울 햇살에 빛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상당 재미일겄같았어요. 이렇게 작고 여린 꽃잎을 만날수도 있겠고, 저만치 구석쯤에 이런 아이도 피어나지 않을까... 규모가 다소 있으니 관리는 힘들어보여서 나는 조그마하게.. 아주 자그마하게... 이 정도의 허브도 늘어지게 하고 색만 다르지 깨벌래같은 아이도 하나쯤 들이고 일찍 서리내리는 지역이라 금방 망가지는 국화도 좀 오래 보게... 푸른이파리 가운데로 화사한 햇살 내리게 해서, 떨어지는 꽃을 따다 쟁반그릇을 꽃송이로 만들기도 하고 굳이 이런 커다란 조형물이 아니라도 작은 접시하나면 될것 같은 꽃꽃이에 하루해가 저물게 할 수 있을것 같아서... 고운벚 찾아들면 이리 곱지는 않더라도 어쩌면 꽃 밥 한그릇 만들어 낼 수 있겠다 싶기도... 저 꽃을 어찌비비지? 망가질텐데... 걱정은 안 해도 되더군요. 젖가락으로 집어내서 물 김치그릇에 동동 띄워두고 비빈 밥을 한 술 떠고는 그 위에 얹고 이렇게 냠~~~ 맛 보다는 기분이었습니다. 꽃 좋아 뭉친 우리들이 꽃밥먹으며 꽃 얘기로 한 해를 마무리 할 수 있어서... 작은 온실하나로 내 고운 벚들하고 한 해가 저무는 길목에서 이렇게 호사를 누려보고 싶은 작은 염원을 세워본 하루였습니다. 실천하기는 쉽지 실천하기는 쉽지 않을듯.....하지만, 생각이야 한번....뭐... 돌아나오는 길에, 이 아이 가슴에 담고 기념도 남기고 산딸나무도 기억에 넣고 바글바글 다육이를 키우는 집으로 향했습니다 회원제가 있어서 다육이 좋아하는 회원들이 이런 고운 솜씨를 부렸다하네요. 이 아이도 예쁩니다. 갖난쟁이 손가락 같이 보들보들 통통... 햇살이 통과해버릴듯이 투명해요. 한 분에 두가지 색 오묘한 노란빛이 나는 이 아이는 색이 변해서 이리 되는건지... 아래부분의 파란아이가 변하는듯 섞이는 모습이 신기했습니다. 그래도 나는 개인적으로 다육이는 그닥.... 마당을 우루루 메꾸며 무더기로 피기도 하고 어느 구석에서 잊혀진듯 있다가 오롯히 홀로피어나는 마당꽃이 좋습니다. 꿀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 창을 여니 강 안개가 피어나고 새벽 하늘엔 쪽달과 함께 작은 별하나가 흐려져가고 있습니다. 비어버린듯 하나 내 꿈으로 가득찬 작은 뜰이 어둠으로부터 모습을 드러냅니다. 발그래한 부분엔 곧 해가 떠 오를테지요. 안 보신 분들이 더 많으시죠? 허브랜드 나오다 향에 끌려 발을 못떼는 나를 위해 소현님이 챙겨준 새끼손톱만한 < 향소국>. 물에 적신 휴지에 말아와서 심었습니다. 해 잘드는 창가에서 겨우내 키워볼 참으로.. 물론 잘 자라서 향을 퐁퐁 풍기며 국화가 되어갈것입니다 믿어요. 하늘나리님이 주신 해오라비를 이끼와 마른잎을 걷어내고 팠습니다. 웬 안경이냐고요? 아이구 돋보기아니고선 마사토인지 구근인지 영 구분이 가야 말이지요. 씨앗 고를때도 꼭 챙겨야하는 준비물 중 하나이지요. 돋보기덕에 손실없이 다 골랐습니다. 보셔요. 마사토에 묻으니 어느놈이 해오라비뿌리인지 구분 안가요. 내게 < 삶의 의미>를 어디서 찾느냐고 물으신다면 망설임 없이 "자연"에서라고 말 할거예요. 희말라야의 설산앞에 섰을때, 설악의 바위끝에 매달릴때, 밀포드의 숲길을 걸을때도, 금방 숨 넘어갈것 같은 킬리만자로를 기어 오를때도 내 삶의 의미가 바로 그곳에 있었답니다. 그러지 못하는 지금 꽃밭에 엎드려 풀을 뽑아주고 꽃과 눈을 맞추고 할때 가장 집중할 수 있고 온전히 행복한걸 보면 누가 물어도 "자연".. 이 자연이 내게 해주는 만큼 나는 자연을 위해 해주지 못하지만, 그래도 자연은 내 삶의 의미랍니다. 어제 뜰방님들과 함께 보낸 하루는 그 삶의 의미중 한 부분이어서 나한테는 의미있는 하루였습니다. 행복했습니다. 또 행복합시다. 온전히.... |
첫댓글 아니~~
천진님도 있네요~~
다음에 같이가요 ㅎㅎ
서울방 하모니카도 뜰방회원인데 어제는 같이 못갔어요
만날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뜰방모임 후기 글에서도 예쁘게 찍은 사진에서도 전문가 못지 않으신 달빛님~덕분에 상수 허브랜드 잘 보았답니다. 앞으로의 모임에서도 계속하여 후기는 달빛님 몫으로 부탁드립니다. 글과 사진 모두 짱입니다. 감사합니다~^^-
열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잘 이끌고 나가시는 회장님 덕...^*^
@달빛(횡성) ㅋㅋㅋ 동감
@달빛(횡성) ㅎㅎ 열은 내리고 뜰방의 기운은 올릴께요. ㅋㄷㅋㄷ 오늘 관악산에 눈이 펑 펑 왔어요. ㅎ
@구절초 여기 고든치도 하얗습니다.
역쉬~
소녀같은 몸놀림까정 ㅋㅋ
좀 철이 안 들면 가능함...ㅎ ㅎ ㅎ~~~
사진솜씨 글솜씨 등산 많은 재주로 뭉친 달빛님
솜씨라곤 없는 저에겐 그저 이쁜 달빛님 입니다
허리병 고치는 시범을 보여주신 체조 겨울동안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첫날부터 100개씩 하면 다리아파 걷지도 못해요. 첫날 20번..서른번...이렇게 늘이셔요. 그래도 다리 한번은 아플거예요. 등을 쫙~~~펴는것 잊지마시공. 방아개비 방아찧듯..
달빛님 마음이 담긴 사진 참 예쁘네요 ^^ 올해 마지막으로 보는 꽃과의 만남 달빛님 덕분에 저도 직접 본듯 느껴지네요
감사하고 수고하셨어요 ^^
함께 못해 서운 했습니다. 보고싶었는데...강원도로 한 번 날아오셔요
@달빛(횡성) 네 그러겠습니다^^
역쉬~~~~~~~
이뿐 조운이 덕에....댕~~큐